기타 지식

죽어도 목궁은 쓰기 싫었던 조상님들의 노력

중세 서양에는 야금술의 결정체인 풀플레이트 아머가 있다면, 조선에는 재료공학의 결정체인 흑각궁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흑각궁은 너무나도 민감한 무기라 내구도가 약해서, 험하게 야전용으로 쓰기에는 매우 부적합하다고 세간에 알려져 있다.

 

특히 습기에 매우 약했다는건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사실.

 

한반도의 지랄맞은 환경정도면 흑각궁이고 나발이고 포기하고 그냥 커다란 목궁 쓰는게 더 정신건강에 좋지 않았나 싶다.

 

롱보우.PNG

(대량 보급에도 유리하고, 튼튼하고, 야전에서 막굴려도 되고, 비교적 만들기도 쉬운 롱보우. 물론 장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다만 우리 조상님들은 흑각패티쉬라도 있었는지, 아님 개붕이들이 씹덕을 혐오하듯이 목궁혐오사상이 있었는지, 

흑각궁에 극도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궁충 나가쥬거ㅠㅠ)

 

현대에 남아있는 군용 활들의 유물들을 보면 그 노력을 알 수 있는데,

 바로 흑각궁에다 쇠심줄을 친친 감은 다음, 그 위에다가 옻칠을 해서 방수처리를 하는 것.

 

a0114898_52e4b1a4ec5eb.jpg

(브리티시박물관 활) 온통 심으로 보이는 끈으로 감겨있고, 검은 옻칠이 되어있다.

 

20120625_182336.jpg

(그레이슨 컬랙션의 활)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995&msection=9&ssection=21

 

 

사실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조상님들이 바보도 아니고, 생각보다 습기에 잘 버티니까 흑각궁을 야전에서 사용한게 아닐까?

(꺼라위키에는 누가 복원해서 써봤는데 생각보다 쓸만하다는 카더라가 있지만, 믿지는 말자.)

 

참고로 그레이슨 박물관에 생각보다 다양한 활이 있으니 한번 접속해서 korea로 검색해보길 바란다.

https://as-file.col.missouri.edu/fmi/webd/Grayson%20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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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목궁 복원에 힘쓰는 현중순님.

이분이 만드는 목궁이 정말로 전통 국궁을 고증에 맞게 복원한건지, 아님 자해석일지는 모르겠지만, 목궁 복원으로는 유일할꺼다.

(각궁충 나가쥬거 ㅠㅠ)

 

인간적으로 활의 나라에 야전용활이 하나 없는게 말이 되냐.

9개의 댓글

2022.01.19

갑자기 궁금해진게 석궁은 돌을 쏘는게 아닌데 왜 석궁인가효

0
@떨븐홍시

쏘면

석~~

하고 나가서

2
2022.01.19
@년 동안 진짜할짓없다
0
2022.01.19
@떨븐홍시

원래 돌을 쏘던 게 맞음.

1
2022.01.20
@떨븐홍시

돌도 쏘기도 했댜

0
2022.01.20
@빠가사뤼
0
2022.01.20
@떨븐홍시

석궁stonebow이랑 십자궁(쇠뇌)crossbow이 따로있더라구 근데 같은 활대 모양 때문에 그냥 통틀어서 석궁석궁 해서 굳어진거같음

0
2022.01.20

목궁을 안 쓴 이유는 나무와도 관계가 있음. 인구가 늘어나면서 조선의 산림자원이 걍팍해졌거든. 활로 쓸 수 있는 나무는 한정되어있는데 나무 자체가 부족하니까. 고대 신라시대 장창병과 천보노가 유명했는데, 다 실전된 이유도 그러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특정한 종의, 크기도 충분한 나무가 매우 부족해져서 였음.

0
2022.01.20

야전용 활이 없었을 리가용... 무슨 뜻인지모르겟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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