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스압] 보름 무렵에만 산란하는, 산호와 하늘의 빛의 관계.

Coral in Love.

만약 한 곳에 붙박여서 움직일 수도 없는 채로 이성에게 구애를 해야 한다면 어떨까?
 
아마 매우 고된 일이 될 거야. 혹시나 곁에 아무도 없다면 영 좋지않은 일이겠지? 근데 이런 딱한 처지에 있는 애들이 있어.
 
폴립(산호를 만드는 조그만 생물이야. 산호는 폴립이 분비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이 딱 이런 경우인데,
 
사실 폴립은 짝짓기를 통해 생식을 하지 않아. 대신에 폴립은 수백만 개의 정자와 난자를 바다에 흩뿌려.
 
뿌려진 정자와 난자들은 바다를 떠다니면서 서로 충돌하고, 유충을 형성해 멀리 떠내려가 거기서 새로운 산호초를 만들지.


산호1.jpg
(www.coral.org) 얘들이 산호의 폴립이야!
 
 
폴립은 자신의 짝에 대해 까다롭지 않아.
 
그도 그럴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부딪힐 지도 모르고 떠다니다가 충돌하면 그게 짝이 되는 거거든. 연애 걱정x
 
하지만 폴립은 시간에 대해 아주 엄격해. 산호초의 폴립들은 일 년 중 단 몇차례의 밤에 정자와 난자를 동시에 뿜어내.
 
그리고 보통은 보름(보름달 자체를 가리키는 게 아닌 시기상의 보름이야) 무렵 해가 진 직후를 거사 날로 잡아.
 
과학자들은 이제야(2011년 잡지야) 이 동시성의 비밀을 풀어내고 있어.


산호2.jpg
(www.picture-newsletter.com) 보통 많이 보던 산호의 모습이지?
 
 
폴립은 중추신경계(사람으로 치면 뇌랑 척수)가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폴립들이 어떻게 이런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어.
 
뇌가 있어도 시간관념이 없는 게이들도 많을 텐데, 어떻게 산호는 이렇게 기가 막힌 타이밍을 잴 수 있을까?
 
산호는 일반적으로 여름의 보름 무렵, 황혼에 즈음해서 20분 정도를 골라. 그리고 거사를 치르지.
 
과학자들은 아직도 산호가 어떻게 산란할 때를 아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앨리슨 스위니라는 진화 생물학자는 더 엄밀한 질문을 던졌어.
 
“산호는 어떻게 산란할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을까?”
 
스위니는 황혼의 하늘이 빨강에서 파랑으로 변하는, 색조의 이동이 폴립의 신호일 것이라고 추측했어.


산호3.jpg
(www.allposters.com) 하늘의 색과 산호가 대체 무슨 상관일까?
 
 
보름이 오기 전에는 해가 지기 전에 달이 떠. 이때 달은 지는 해의 붉은 빛을 반사해서 하늘을 조금 더 붉게 만들어.
 
그러다 보름 직후엔 달이 뜨기 전에 해가 지고, 이때는 달이 붉은빛을 반사할 일이 없으니까 황혼은 더 푸르스름해지지.
 
그녀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스위니는 2009년 조사팀을 구성해.
 
조사팀은 엘크혼(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흔한 카리브 해 산호를 대상으로 

산호가 정자와 난자를 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를 예측해 6일 밤을 조사해.
 
근처엔 분광계를 띄워 그 아래로 광섬유를 산호 깊이(약 2.5m)에 설치했어. 이 장치는 바다의 색조를 감지하는 역할을 해.
 
그리고 바다의 색은 하늘의 색을 반영하지. 결과는 어땠을까?
 
 
 
 
요시! 산호는 빛나는 파란색을 띤 황혼에 산란했어. 

보름 이후 세 번째, 네 번째 밤의 오후 9:20에서 오후 9:50 사이에 말이야. 기가 막히지?
 
스위니와 조사팀은 이 결과를 실험생물학 저널에 발표했어.
 
엘크혼의 산호는 인간의 망막에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광자 수용체가 있는 피부로 색조 변화를 감지한다고 말이야.
 
정말 놀랍지 않아? 기껏 산호가 하늘빛의 변화를 이용해서 산란기를 잡는다니 말이야.
 
그것도 그 많은 개체가 고작 2~30분의 오차 내에서 말이지.


산호4.jpg
(diversden.com.au) 산호가 산란하는 사진이야.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환공포증이 있으면 산란 사진은 찾아보지 않는 게 좋아.
무슨 말 하는지 RG? 접사한 사진은 좀 혐오스럽더라.
 
 
그녀는 아직 왜 산호가 붉은 신호에 비해 푸른 신호를 더 선호하는지는 잘 몰라.
 
하지만 수용체가 올바른 색을 감지하면, 생화학 반응은 산호초 전체를 타고 퍼지겠지-지금 바로!
 (이건 뭔가 비유적 표현 같긴 한데 영어실력이 모자라서 정확히 뭘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출처 : http://www.1be.com/1917574417 글쓴이 : R1089







3개의 댓글

2013.09.23
오 이거 굉장히 신기하다; 더더더더더더~
0
산란? 임.신.시.켜.버.린.다
0
2013.11.20
좋은 글 고마워 ! 잘 읽었어 ~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62 [기타 지식] 15년전 연애관련글 -----4 3 얀테 0 23 시간 전
12461 [기타 지식] 15년전 연애관련 글--------3 얀테 0 23 시간 전
12460 [기타 지식] 15여년전 연애관련글 -----2 얀테 0 23 시간 전
12459 [기타 지식] 15여년전 연애관련 글 ---1 얀테 1 23 시간 전
12458 [기타 지식] 1900년대의 초반, 야한 이름의 칵테일, 비트윈 더 시트 편 - ... 1 지나가는김개붕 2 1 일 전
12457 [호러 괴담] 바람 피운 남편, 살해된 아내. 남편은 범행을 부인하는데... 2 그그그그 3 1 일 전
12456 [기타 지식] 남극 원정대가 남기고 갔던 위스키 섀클턴편 - 바텐더 개붕이... 10 지나가는김개붕 9 2 일 전
12455 [역사] 한국어) 지도로 배우는 삼국통일전쟁 3 FishAndMaps 0 2 일 전
12454 [기타 지식] 가장 좋은 것이라는 뜻을 가진 칵테일, 비즈니스(Bee's ... 9 지나가는김개붕 8 3 일 전
12453 [호러 괴담] 남편을 살해하기 위한 아내의 트릭 6 그그그그 7 3 일 전
12452 [기타 지식] 다가오는 여름, 간단하고 맛있는 스페인 태생 칵테일, 레부히... 5 지나가는김개붕 4 5 일 전
12451 [호러 괴담] 나카노구 여극단원 살인사건 6 그그그그 13 5 일 전
12450 [기타 지식] 친애하는 지도자 각하가 드시던 칵테일, 엘 프리지덴테 편 - ... 5 지나가는김개붕 9 6 일 전
12449 [역사] 광신도, 근본주의자, 사기꾼 2 김팽달 7 6 일 전
12448 [역사] 지도로 보는 삼국통일전쟁 12 FishAndMaps 5 8 일 전
12447 [기타 지식] 영국 해군의 레시피, 핑크 진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8 지나가는김개붕 3 8 일 전
12446 [호러 괴담] 최초로 소년 사건에서 복수의 피고인에게 사형이 동시에 확정 6 그그그그 8 8 일 전
12445 [기타 지식] 바텐더의 기본기라는 오해, 진 피즈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10 지나가는김개붕 6 9 일 전
12444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만점 40점인 사이코패스 평가 점수에서 39점... 2 그그그그 6 11 일 전
12443 [기타 지식] 직구 논란이라 쓰는 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술, 스즈 편 - 바... 5 지나가는김개붕 9 11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