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스압) ???: "성은 조선의 성씨지만 일본에서 살아온 일본인이다"

몹시 친일파스러운 이 제목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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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콘크리트 협회 제15대 협회장이자 1991년 일본 정부로부터 과학기술공헌으로 자수포장까지 수여받은 코우 요시로(洪 悦郎/홍 열랑) 교수님 되시겠다.

 
 
출생년도도 딱 일제강점기고, 제목의 느낌도 냄새가 스멀스멀 나는데 정말 이 양반은 친일파였을까??
 
 
지금부터 이 홍씨 가문에 대한 이야기와 오늘의 찐주인공에 대해 소개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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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1593년, 노망난 원숭이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하고자 전국시대 올스타들을 모아서 조선으로 출병시킨지 1년째 되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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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진주성에서 2번째 전투가 벌어진다. 
 
사실 왜군은 이미 1년 전부터 진주성을 점령하고 전라도로 넘어갈 생각이었지만 진주목사 김시민과 군민의 거센 저항으로 굴욕만 맛보고 패배했었음.
 
그래서 이번엔 9만이 넘는 대군을 동원하면서 그때의 굴욕을 철저히 되갚아주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진주성을 공략했음.
 
임진왜란 최대의 혈전이라 불리던 9일간의 전투가 조선의 패배로 끝나고 왜군은 진주와 그 일대에서 학살을 벌였고, 오늘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도 당시 진주에 살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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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운해 홍호연(雲海 洪浩然)
 
사실 운해(雲海)라는 건 홍호연의 호가 아니고 본명인데, 남양 홍씨 가문의 홍운해(洪雲海)가 원래의 이름이었음.
당시 10살이던 운해는 가족들과 함께 왜군을 피해서 도망을 쳤는데, 가족들로부터 떨어져서 그만 왜군의 포로로 붙잡혀 가게 되었음.
 
학살을 피해서 살아 남은 건 좋은데, 왜군이 왜 10살짜리 꼬맹이를 포로로 데려갔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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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홍호연이 왜군에게 잡힐 때, 큰 붓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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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히데요시는 기술자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 포로로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고, 홍호연이 커다란 붓을 들고 있는 걸 본 왜군들은 지들은 못하는데 어린 아이가 글을 쓸 줄 알자 재능있는 아이라고 생각해서 죽이지 않고 포로로 데려갔음.
 
그렇게 해서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일본으로 끌려가게 된 홍호연은 한 다이묘 가문에 종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일본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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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의 종으로 들어가게 됨.
(여담으로,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비인 이방자 여사의 외가가 바로 이 나베시마 가문임)
 
홍호연은 다행히 머리가 나쁜 편이 아니라서, 자기가 어떻게 하면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파악했음. 
 
조선인 포로로 끌려온 아이들이 필요가 없어지니 살해당하고, 너무 뛰어난 재능을 보이니 시기당해서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고, 홍호연은 자기가 이곳에 끌려온 가장 큰 이유이자 자기가 살아남기 위한 가장 큰 무기를 갈고 닦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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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붓글씨.
 
홍호연은 글씨의 획의 시작과 끝에 힘을 실어 혹처럼 튀어나온 서체를 만들었고, 이 서체로 인해 일본인들에게 "혹부리 홍연(こぶ浩然)"이라고 불리우며 명필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됨. 나베시마 가문은 그런 홍호연을 후하게 대접했고, 홍호연은 종이 아니라 나베시마 가문의 가신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가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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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호연은 사실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었음.
 
그래서 당시 본인의 주군이었던 나베시마 나오시게의 아들이자 히젠 사가의 초대 번주 나베시마 카츠시게(鍋島勝茂)에게 본인을 이제 조선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간청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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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시게는 처음에는 홍호연이 조선으로 돌아가는걸 허락했는데, 혼네 타테마에 DNA는 어디 안가는지 홍호연이 조선으로 가려고 검문소를 지나려고 하자 조선으로 보내지 말라는 명령을 내려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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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잔한 새끼...)
그렇게 평생 간절히 원했던 귀국을 카츠시게가 막아버리자, 홍호연은 안타깝게도 귀국에 대한 희망을 접어버리게 됨. 대신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에 대한 열망은 그대로였는지, 새로운 플랜을 준비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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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없다면, 이 땅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아 보겠다."
 
홍호연은 자신의 재산을 후손에게 남길 수 있도록 카츠시게에게 딜을 걸었고, 그것을 승낙받은 다음,
 
카츠시게가 사망하는 순간을 노리고 일본에서의 자신과 자신의 가문인 홍씨 가문의 보전을 위한 최후의 빅딜을 성사시키려고 마지막 플랜을 발동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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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순사(殉死).
 
나베시마 카츠시게가 1657년 3월 24일에 사망하자, 보름 뒤인 1657 4월 8일, 홍호연은 누구보다 빠르게 할복을 하고 생을 마감함. 주군을 따라 자살하는 것이 왜 빅딜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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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당시 일본의 주된 정신문화가 "무사도"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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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을 위해서 충절을 다하고, 주군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친다는 그런 뽕에 취해 있던 일본인들은 외국인인 홍호연이 자기 주군이었던 나베시마 카츠시게의 뒤를 따라 죽은 것이 대해 치사량의 뽕맛을 보게 되었고, 극찬을 아끼지 않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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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호연의 마지막 빅딜로 홍씨 가문이 사가번 내에서 자리를 인정받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큰 발판이 마련된 건 더 말할 것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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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처음에 나온 교수님이 바로 홍호연의 12대손이었건 것. 
 
자 그럼 오늘의 제목은 어떤 상황에서 나왔던 말이었는지 마지막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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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들 황국신민화 시킨답시고 창씨개명 시키는데, 
너는 뭔데 조선인 성씨를 쓰냐? 하고 시비털다가 
너보다 더 뼈대있는 가문이다 하고 역관광시켜주느라 나온 말이었음.
 
 
수백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일본 사회에 동화된 홍씨 가문은 본인들이 일본인이라는 인식은 갖게 되었을지언정, 홍씨 가문이 조선으로부터 건너온 가문이라는 사실은 잊지 않고 차별 속에서도 홍씨를 버리거나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왔던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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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10년에 한국의 남양 홍씨와 일본의 홍씨가 함께 만나는 이벤트도 열린 적이 있다.
 
 
3줄 요약
1. 일본에 조선에서 유래한 홍씨 성을 쓰는 가문이 있음.
2. 임진왜란 때 포로로 끌려갔던 '홍호연'이란 인물이 그 시조임.
3. 4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홍씨들은 이름을 바꾸지 않고 가문을 이어가고 있음.
 
출처: 역사스페셜 '소년포로-400년 만의 귀향
          오마이뉴스 기사(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485796)
 

14개의 댓글

2021.11.07

재미있게 읽고감 홍홍

0
2021.11.07
0
2021.11.07

나라가 힘이 없으면 저런 일도 겪는 거구나

슬프다

0
2021.11.07

와 재밌다

잘 읽었습니다

0

재밌게 잘 봤습니다

이름을 운해에서 호연으로 바꾼게

뭔가 호연지기로써 자신이 처한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려 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2

최 씨만 고집이 센 줄 알았더니 홍 씨도 만만치 않네

어중간한 나같은 김씨는 그냥 짜져있어야겠다

0
2021.11.08

대단한 사람이다 정말 처자식은 물론 후손들 잘 살라고 자살하다니 ㄷㄷ

0
2021.11.08

외국성씨여도 왠만한 근본없는 새끼들보단 뼈대있는 일본인이다 이거지?

2
@세류동히드라

ㅇㅇ 대부분의 일본인은 성이 1860년대에 만들어짐

 

그 전 부터 성씨가 있다? 뼈대있는 가문 출신

0
2021.11.09
@세류동히드라

1875년까지 무사계급이상 되지않는한 성씨를 가지지 못했음

0
2021.11.09

홍준포랑 묘하게 닮았네.

1
@2750159

이걸 ㅇㄱㄸ 각을 본다고?

0
2021.11.09
@2750159

이건좀...

0
2021.11.14

백성 하나 누명씌워 묻었다고 발작해서 고관이고 뭐고 다 날려버리던 세종이나 여진족이 깝친다고 아버지대 인연 다 날려버린 태종이 보면 피눈물을 쏟을 이야기구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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