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펌글) ㅇㅇ2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왜 관리소와 재계약을 하고 싶어할까?(ep3. 선관위원장과 관리소장의 티키타카_상)

https://www.dogdrip.net/330871779 ep0. 들어가는글

https://www.dogdrip.net/330891043 ep1. 근거를 마련하다

https://www.dogdrip.net/330944259 ep2. 동타기의 시작과 그들의반격

 

 

 

4월26일(목) 늦은 오후, 각동에 선관위 공고가 게시됐다.(아파트어플에 게시한 시각은 17시39분)

몇몇 선관위원들에게 연락을 취해보니 선관위원장으로부터 일언반구 사전에 들은 내용이 없다고 했다. 선관위원들이 모르는 선관위 공고라... 뭐 사실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작년부터 동대표선거와 두차례의 보궐선거를 선관위가 준비하는 과정을 봐왔기에(사실 선관위가 준비했다기 보다는 관리소장이 준비했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이번에도 역시 선관위원장이 모든 업무를 관리소장에게 위임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관리소장은 현 관리업체 소속으로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관리업체 재계약 의견청취'를 관리소장에게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선관위의 '관리업체 재계약 의견청취'는 아파트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우선 일반적인 경쟁입찰 상황을 특별하게 '수의계약'으로 둔갑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재계약 부동의가 전체입주민의 10% 이하일 경우)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관위에서 의견청취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리업체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어짜피 입주민들은 아무 관심이 없으니까 그냥 ㅇㅇ2단지는 늘상 그래왔으니깐... 20년 가까이 지금의 관리업체인 ㅇㅇㅇㅇㅇㅇㅇㅇ(주)가 계속적으로 재계약을 할 수 있었던건 8할이 입주민들의 무관심탓이라 본다.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선관위원장이 선관위 회의를 소집해서 과반수 의결로 의견청취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그냥 관리소장에게 떠맡겨서 공고를 올린 것이다. 그리고 제출장소를 각동 경비실로 한 것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다. 1편에서 한번 얘기한 관리규약 제15조에 따르면 의견청취의 제출장소를 '관리사무소는 제외'라고 정확히 명시해놨다. 그런데 제출장소가 경비실이라니... 관리소장 지시라면 목아지 날라간다고 입주민들에게 호통치던 경비반장을 떠올리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날 ㅇㅇ구청 주택과에 항의를 하니 관리소장에게 경비실에 '투표함'을 설치하고 '연명부'를 작성할 것을 권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투표함은 커녕 끝까지 경비원이 직접 손으로 받았고, '연명부'는 들쭉날쭉 상당 부분 경비원을 통해 고의적으로 안받게 한 정황들이 포착됐다.

그리고 혹시 이거 발견한 분 있으실까 모르겠는데 하단 직인을 살펴보자. 뭐라고 보이는가? 혹시 '입주자대표회의회장'이라는 문구는 나만 보이는건가? 이게 정말 사소한 실수라고 하기엔 좀처럼 웃을 수 없는 ㅇㅇㅇㅇ2단지의 현실이기도 하면서 궁극적으로 내가 '입주자대표회의 왜 관리소와 재계약을 하고 싶어할까?' 시리즈를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암튼 선관위원장 공문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직인(?)이 찍혀있다. 그럼 여기서 문제!! 저 직인은 누가 찍었을까?

[보기]

(1) 선관위원장이 입대의 회장 직인을 빌려 찍었다.

(2) 입대의 회장이 자기 직인을 찍었다.

(3) 관리소장이 찍었다.

이게 지금 ㅇㅇㅇㅇ2단지의 현실이다.

선관위원장 공문에 찍힌 입대의회장것으로 보이는 직인

참고로 선관위원장의 직인(위)과 관리소장의 직인(아래)은 어떻게 생겼는지 비교해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직인>

<관리소장 직인>

4월27일(금), 한 선관위원이 선관위원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왜 선관위 회의 없이 소장하고 둘이 진행하고 공고를 올리냐고 선관위 회의가 필요하다고 따졌다. 하지만 선관위원장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그렇게(선관위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 안한다. 한번 소장과 협의해보겠다"

"자세한 내용은 내가 선관위에 도가 튼 사람이 아니니깐 의문사항이 있으면 소장에게 문의해라"

"저하고 길게 얘기하지 마시고 소장하고 협의하세요. 소장한테 얘기해놓을테니깐"

선관위원장과 관리소장이 너무 오랫동안 착각을 하고 있던게 있다.

관리규약 제52조 4항 제일 마지막에 있는 내용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이 그것이다.

④ 위원장이 회의를 개최한 때에는 회의록을 [별첨 1]의 회의록 서식 및 작성 방법에 따라 의결사항 및 주요 발언내용 등을 명확히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별첨 1-1,1-2]의 의결사항은 참석한 위원 전원의 서명을 받은 후 다음날까지, 발언록 및 안건 세부명세는 회의종료 후 5일 이내에 관리주체에게 보관․관리하도록 통보하여야 하며, 이 경우 선거관리위원회는 관리주체로부터 행정사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행정사무를 지원받으랬지 누가 동대표선거, 보궐선거에 이어 이젠 관리업체 재계약 의견청취까지 위임하라고 했나?

입대의 회장까지 역임했고, 2017년 선관위 위원, 2019년부터 지금까지 선관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이정도 수준이라면 우리는 대체 이들에게 무엇을 바라야 하는 것일까?

5월4일(화), 공고에 나와 있는데로 각 세대 우편함에 경비원을 통해 의견청취 양식을 배포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음날 그들이 벌인 만행에 대해서...

5월5일(수), 즐거운 어린이날이었다. 아직 우편함엔 얼핏봐도 배포된 의견청취 양식이 절반 이상 놓여있었다. 하지만 저녁 8시가 되기 직전에 경비원들이 우편함에 배포된 의견청취 양식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왜 수거하는지 물으니 오늘 저녁 8시까지만 꽂아 놓기로 했단다. 관리실에서 빼라고 했다고. 그러면서 필요한 분들은 경비실에 와서 가져가란다. 아니 당장 내일부터가 의견청취서 제출기간인데 이걸 관리실에서는 왜 빼라고 했을까? 무슨 이유에서 누가 빼라고 지시한 것일까?

다음편은 선관위원장과 관리소장의 티키타카_중 편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바랍니다.

2개의 댓글

2021.06.15

중간에 ㅅㄷㅇㅅ2단지라고 써있당

0
2021.06.15
@여보세요나야

아잇 수정했음 ㄱㅅㄱㅅ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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