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펌글) ㅇㅇ2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왜 관리소와 재계약을 하고 싶어할까? (ep2. 동타기의 시작과 그들의 반격)

https://www.dogdrip.net/330871779 ep0. 들어가는글

https://www.dogdrip.net/330891043 ep1. 근거를 마련하다

 

 

관리규약에 따르면 기존 관리소(주택관리업자)와의 재계약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1. 계약 만료 60일 전까지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재계약을 의결

2. 계약 만료 60일 전까지 입대의에서 선관위에 의견청취를 요청

3. 선관위는 의견청취를 10일 이상 게시판에 공지, 의견청취 양식인 [별지 제8호서식]을 전체 입주자에게 배부

4. 선관위에서 5일간 의견청취 실시(이때 부동의가 10% 이하로 나왔을 시)

5. 입대의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재계약 찬성 의결로 재계약 진행

6월30일이 관리소 계약 만료이기 때문에 입대의는 분명 4월 입대의 회의에서 1번을 의결하여 늦어도 4월말에는 선관위에서 의견청취를 공지할 것으로 예상했다.(실제 4월20일 입대의 회의에서 재계약을 의결했고 4월26일 의견청취를 실시하겠다는 선관위의 공고가 올라옴)

전체 1,080세대의 과반수의 부동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에 ㅇㅇㅇ 운영진들은 동타기 자원봉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ㅇㅇㅇ 운영진들이 대부분 직장인들임을 감안했을 때 평일 저녁이나 주말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미리 한달이라는 여유를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4월8일(목) 저녁, 운영진들과 자원봉사 입주민들로 구성된 열명 남짓의 동타기 대원들이 첫 포문을 열었다. 예상보다 부재중인 세대들이 많았으나 방문한 세대에서는 모두 부동의 서명을 받았다. 첫날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동타기 첫날 이후 운영진 내부에서 이런저런 걱정의 소리가 들렸다. 바쁜 직장인들이 언제까지 열명남짓 모인다는 보장도 없고, 한정된 시간 대에 세대에 입주민들이 있는다는 보장도 없고, 무엇보다도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ㅇㅇㅇ 회원분들이 후원해주신 후원금으로 전문OS 요원들을 고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 손으로 끝내기로 했다. 향후 입주민들의 의견청취 결과를 쉽게 인정하지 않을 입대의가 눈에 선했기 때문에 일말의 흠집이라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4월8일(목)~9일(금) : 부동의 102세대(9.44%)

4월10일(토) 이른 오후, 207동에서 동타기를 하던 도중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처음으로 경비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완전 잡상인 취급을 당하며 쫓겨났는데 경비반장까지 와서는 "니네 리모델링 아니냐?", "동대표 통해서 얘기해라!", "관리소 허가 없으면 못한다 우리도 지시 받고 이러는거다", "당신들은 1,080세대 입주민의 한 사람일뿐인데 무슨 권한으로 이러고 다니냐?", "이런거 안 내쫓으면 우리가 쫓겨난다. 우리 목아지가 달려있다", "큰소리 칠려면 동대표 되라 그러면 소장하고 맘먹을 수 있다" 고 고래고래 반말을 섞어가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칫 큰 싸움이 될뻔 했으나 동타기 3일차에 경비원들과 싸워가며 아파트에서 시끄럽게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아 207동이 아닌 각자의 동으로 가서 다시 동타기를 이어 갔다. catch me if you can!

4월10일(토) : 부동의 누적 161세대(14.91%)

동타기 3일만에 관리소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동타기로 몸은 지쳐있고 또 다시 운영진 회의에서 이러다 모두 지쳐 포기할 수도 있으니 전문 OS요원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날 운영진 톡방에 누가 이런 글을 남겼다. 모든 운영진들의 당시 각오를 함축한 듯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는한이 있더라도 우선은 우리 힘으로 50% 동의 받았으면 하는게 오늘 느낀 생각입니다. 내일부터 경비원들 경계태세가 더 삼엄해질 겁니다. OS요원이 감당할 수 있는 케파가 아닐 것 같은게 오늘의 느낌입니다."

4월11일(일), 오전, 오후할 것 없이 각 동에서 경비원들의 제지가 상당히 심해졌다. 동타기 대원들은 204동에서 쫓겨나면 203동으로 가고, 207동에서 쫓겨나면 205동으로 가고, 205동에서 쫓겨나면 208동으로 가는 것을 반복했다. 경비원들과의 마찰을 최대한 줄이려면 요령껏 피해가는 방법을 택해야만 했다. 이날 저녁에 205동에서는 10층에서 세대 방문 중이던 내게 경비원이 다가오더니 대화 중이던 입주민 아주머니에게 한다는 소리가 "이거 서명해주지 마요!, 이거 208동에서 젊은 사람이 동대표 떨어지고 홧김에 관리소 해코지하려고 하는거야!" 였다. 나와 안면도 전혀 없는 205동 경비원이 마치 누가 지령이라도 내린 듯이 저런 대사를 한다는 것이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4월11일(일) : 부동의 누적 229세대(21.2%) -> 취합하느라 이틀 연속 빈센조 본방 사수를 못함ㅜㅜ

이날 운영진 회의에서는 부동의 20%를 넘긴 것을 '4일간의 기적'이라 불렀다. 이 때까지만 해도 금새 50%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4월12일(월) : 부동의 누적 252세대(23.3%)

4월13일(화) : 부동의 누적 273세대(25.28%)

4월15일(수), 입대의 회장으로부터 내용증명(4월14일자)을 받았다. 입대의의 본격적인 지원 사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내용증명의 제목은 '공동생활 질서문란행위 소명의 건'이었다. 일곱가지 내용에 대해 소명하고 근거를 제출하지 못할 시 관리규약 제102조(벌칙) 조항과 관련법에 의거하여 조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소명할 사항 일곱가지는 아래와 같았다.

1) '30년 가까이 관리소 업체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라고 주장하는 근거

2) '관리소장 근무한 지 8년차에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

3) '입주자대표회의 전, 현 회장 모두 3년 전에 개별난방으로 전환' 주장 근거

4)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소장과 합심하여 오직 '개별난방전환' 만을 꿈꾸고 있다.

5) 경비원들이 퇴근한 밤 ... 단지 전체가 무방비(무관리)상태가 되는 시스템

6)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모두 한 몸 한 뜻이다.

7) 선거관리위원장의 입주민 의견청취를 위한 양식(관리규약 [별지 제8호 서식])을 임의로 '사당우성2단지아파트 입주민 일동' 이라고 변경하여 행사한 이유. 끝.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아파트 상황을 잘 모르거나 오래 살긴 했지만 전혀 아파트 상황을 몰라 '보류'를 하신 세대가 있어 그런 보류세대들에게만 나눠줄 목적으로 만든 호소문의 문구와 의견청취 양식에 대해 트집을 잡기 시작한 것이었다. 당시 호소문은 다른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애초 '현재 관리업체가 28년 동안 한번도 바뀐적이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ㅇㅇㅇ 운영진들이 호소문 제작 이후 바로 알게되어 바로 배포를 중단한 바 있었다. 이걸 기가 막히게 지적한 것이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명을 통해 사과했다.

<배포를 중단한 입주민 호소문>

 

그리고 아래와 같이 소명자료를 입대의 회장에게 내용증명으로 보냈다.

이 와중에도 동타기는 꾸준히 진행했다.

4월14일(수)~16일(금) : 부동의 누적 319세대(29.54%)

4월17일(토), 이날은 딴건 몰라도 201동 올킬의 시작날이었다. 많은 201동 어르신들이 동타기를 도와주셨고 이 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이날을 꼭 기억하고 싶었던건 경비원들과 동대표들의 견제와 제지 등으로 동타기 대원들이 많이 지쳐갈 무렵이기도 했고 입대의 회장으로부터 받은 내용증명으로 인해 자칫 가라앉을 수 있었던 분위기를 201동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4월17일(토) : 부동의 누적 396세대(36.67%)

4월18일(일) : 부동의 누적 514세대(47.59%)

4월19일(월)~20일(화) : 부동의 누적 537세대(49.72%)

4월20일(화), 부동의 서명 50% 고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입대의 회장에게 전달하느냐를 고민해야했다. 운영진들과 고민끝에 향후 입대의나 관리소에 개인의 명의 혹은 저들이 이적단체라고 여기는 우리 'ㅇㅇㅇ'의 명의가 아닌 또다른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별도로 서명운동을 통해 모집을 시작한 것이 'ㅇㅇㅇㅇ2단지 10%의힘'이었다. 10%의힘은 향후 입대의 회장에게 보내는 내용증명이나 선관위 위원장 해촉안 내용증명 등에서 유용히 활용하고 있다.

4월21일(수)~23일(금) : 부동의 누적 546세대(50.56%)

4월23일(금), 드디어 부동의 서명이 과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입대의에 이 상태로 전달하면 분명 몇 세대 정도 회유시켜서 50% 이하로 떨어뜨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초부터 부동의 목표를 60%로 잡았다.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길 바랐다.

4월24일(토) : 부동의 누적 582세대(53.89%)

4월25일(일) : 부동의 누적 612세대(56.67%)

4월26일(월) 늦은오후, 선관위에서 관리업체 재계약 관련 의견청취를 하겠다는 공문이 각동에 게시됐다. 하지만 선관위원들 대다수가 공문과 관련된 내용을 사전에 전달 받은 내용이 전혀 없었다. 선관위 회의도 없이 덜컥 공문이 게시된 것이었다. 과연 누가 이런 일을 계획했을까?

4월26일(월)~27일(화) : 부동의 누적 619세대(57.31%)

5월3일(월) : 부동의 누적 621세대(57.5%)

다음편은 선관위 위원장과 관리소장의 티키타카 편이오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2개의 댓글

2021.06.14

펌글이면 출처링크좀 부탁함 원본도 읽고싶네

0
2021.06.15
@응애밥조

https://m.cafe.naver.com/thisnowe2/111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08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2 FishAndMaps 3 7 시간 전
12407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1 지나가는김개붕 0 11 시간 전
12406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1 일 전
12405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26 Mtrap 7 1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3 2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0 Mtrap 12 2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18 2 일 전
12401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0 1 일 전
1240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3 일 전
12399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1 3 일 전
12398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6 LinkedList 9 4 일 전
12397 [역사] 미지에의 동경을 그린 만화 8 식별불해 5 6 일 전
1239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6 일 전
12395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7 일 전
12394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7 7 일 전
12393 [기타 지식] 모던 클래식의 현재를 제시한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4 지나가는김개붕 2 8 일 전
1239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3 8 일 전
1239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4 9 일 전
12390 [기타 지식] 브라질에서 이 칵테일을 다른 술로 만들면 불법이다, 카이피... 5 지나가는김개붕 1 9 일 전
12389 [기타 지식] 럼, 라임, 설탕 그리고 다이키리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 2 지나가는김개붕 6 10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