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예상치도 못한 학교 일정 때문에
어제 글을 못 썼네..
원래 한 편 더 쓰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급하게 완결하는 거 이해해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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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일러의 공식이란?
지금까지 내가 이 공식 하나를 증명하기 위해
4편의 글을 썼어.
e, n(파이), 극한과 미분, 허수에 관한 간단한 글들을 썼었지.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 내가 오일러의 공식을 처음 접한 영화이면서, 내 수학 인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지.)
문과 형들이 보기에도, 이과 형들이 보기에도, 이미 대학교까지 진학해서 내가 쓰는 글쯤은 쉽게 여기는 형들에게도
e, n(파이), 허수 i는 아주 괴랄한 수일꺼야.
수학과 물리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지만, 반대로 가장 상식적이지 않은 수들이거든.
그런데 이러한 괴랄한 수들을 합쳤더니, 1과 0이라는 아주 단순한 수를 뱉어내는 공식이 있어.
그것이 바로 오일러의 공식.
이 놈이야.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나온 대사가 있어.
"무한한 우주로부터 n(파이)가 e의 품으로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부끄럼쟁이 i와 악수를 합니다. 그들은 몸을 가까이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e도 i도 n도 결코 연관성이 없어요. 하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 단 한가지.. 더하기를 하면 세상은 바뀝니다.
모순되는 것들이 통일이 되어 .. 제로
요컨대, 무(한자 쓰면서)로 끌어안게 됩니다.
~~(중략)
관계가 없다고 보이던 수들의 사이에서 자연스런 연결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내가 이 공식의 증명을 굳이 쓰는 이유는, 이 대사에 다 담겨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
수학이 쓸모없다고, 해봤자 실생활에서 쓰이지도 않는다면서 부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그래, 그 부분에서는 나도 공감할 수 있어.
하지만, 수학은 그 자체로 훌륭한 가치를 있다고 봐야해.
난 수학을 "제 3 외국어", "펜으로 하는 예술"로 봐.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인도어 등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
왜냐고?
그 사람들은 '수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언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야.
마치 영어 단어를 외우고, 영어 문장들을 독해해서 문제들을 풀듯이
수학은 기호를 쓰고, 그 기호들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수식, 즉 문장들을 읽어나가는 거야.
문학 작품들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듯이, 난 수학 식들을 보고 (가끔) 감동을 느껴.
이런 새로운 관점이 더 싫은 사람들도 있으려나.
아무튼 난 수학을 '언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학을 공부한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
언어는 습득하는 거지,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야.
또한, 수학은 '펜으로 하는 예술'이라고 했지.
예술은 미술과 음악, 문학 등을 통틀어서 말하지.
수학을 이 분류에 억지로 집어넣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수학과 예술은 공통점이 많아.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추상적'이다는 거야.
뭐 중세시대 미술은 초상화 위주로 추상적이지 않았다고 하지만,
르네상스 이후, 사진과 영상기술이 발달하면서 미술은 점점 추상적인 존재가 됬지.
수학도 똑같아.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수들, 도저히 일상생활에서는 겪지도 못하는 수들을 가지고
현재 수학은 엄청난 경지에 다다랐어.
한 사람이 평생을 공부해도 '한 분야'조차 마스터하지 못해.
그리고 좀 뜬금없이 들릴 지 모르지만,
'수학의 예술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식이
바로 오일러의 공식이야. (이건 주관적인 평가야..)
(아래부터는 정말 수학으로 가득한 내용이야.. )
2. 본격적인 증명 1 - 테일러 급수
미분을 활용하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과정이야.
다항식을 미분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생략할게.
이항정리까지 들먹이면서 쓰기에는 너무 길어서 말이야.
먼저, 어떤 초월함수를 미분했을 때, 그 도함수가 뭔가 패턴이 있다면
그 '패턴'을 이용해서 초월함수를 다항식으로 표현할 수 있어.
예를 들어서 이걸 보자.
e^x는 미분해도 그대로 나오는 함수야.
위에서 쓴 것 처럼 무한차수 방정식이라면,
그것을 미분한 함수도 완전히 일치해야 해.
다시 말해 위의 식과 아래의 식이 같다는 얘기고,
그러면 계수들이 모두 같아야 하지.
그러므로
a0 = a1
a1 = 2*a2
a2 = 3*a3
.... 근데 여기서
a0 = 1이야. (1번 식에서 x=0을 대입하면 나와.)
이걸 정리하면
이렇게 나와.
sin x와 cos x도 같은 방법으로 계수들을 구할 수 있어.
여기서 sin x는 두 번 미분하면 - sin x가 나온다는 것을 활용한 거지.
그러면 이렇게 구할 수 있어. (아래 시그마는 무시해도 돼 ㅋ)
2. 본격적인 증명 2 - 그런 거 없다, 끝!
왜 끝이냐고?
위에 식 이해했으면 거의 끝난 거야.
e^x 식에서 x 대신에 복소수 xi를 대입해봐.
그러면 지수가 홀수냐 짝수냐에 따라서
e^x 식은 두 부분으로 쪼개져.
그런데 참 교묘하게도,
실수부는 cos x의 테일러 전개와 일치하고
허수부는 sin x의 테일러 전개와 일치하지.
즉, e^xi = cos x + i sin x가 되고
여기의 x에 파이를 대입해주면
이렇게 끝나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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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급하게 내용을 끝낸 느낌이 많이 있어.
실제로도 그랬고..
급하게 썼기 때문에 내용이 부실한 건 인정할게.
하지만 내가 '수학에 대해서' 쓴 글은
꼭 읽어주길 바래.
수학은 아름답다는 내용을 쓰는 것이 내 주된 목표였고,
그 내용을 쓰는 수단으로 '오일러의 공식'이 쓰인거였으니까.
이제 내 시리즈(?)를 끝내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공식 2위'를 보여줄게.
근성
네이티리
나홀로집에
ㅗㅗ
쿼드릭
증명방법이 존나 난해할줄 알았는데
네이티리
'간단한' 증명으로 위대한 공식이 탄생하는 ㅋ
이과
수학을 익히는 것은, '이해한다(혹은 하려한다)→공식을 외운다→문제을 푼다' 라는
평면적인 과정을 통한 깨달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네 글이 신선하게 느껴졌어.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글 좋다. 추천 주고 갈게.
네이티리
그리고 .. 정말 뿌듯한 내용을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식객민우
똥싸개
네이티리
차가운도시돼지
컴공과
네이티리
dd
이게 뭐여 시발 어쩌라고 했는데 조오오오옹오오오오오오오온온나 중요한 정리임
공돌이
네이티리
<리만 가설>이라는 책 읽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식 보고 많이 소름돋았고,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자연수와 소수를 잇는 유일한 공식이죠.
ㄱ
수학과
저가 나오는 초월함수가 어떻게 power series expansion 되는지 부터 알아봐야하고
e에 파이아이 전개했을때 홀수짝수로 따로쓴다는건
급수를 두개로쪼갯을때 각각이 수렴하고 같은값으로 수렴함을 보여야한다
어차피 여기다 쓰면 비전공자외에 못알아들을것이기 때문에 글쓴이가 여기까지수준으로 쓴것이라면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저건 재대로된 증명이 아님...
네이티리
근데 여기 나온 수식 이미지가 제가 학교에 발표할 때 직접 만든거여서
약간의 '자랑'을 위해서 일부러 나름 어려운 기호 써봤던거라
이 글에도 그대로 올라오게 됬네요.
그리고 아래 댓글에 님이 썼듯이 고등학생이라서 엄밀한 증명은 저도 잘 모릅니다.
'엄밀한' 증명을 위해서 해석학을 잠깐 독학하긴 했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힘들더라고요.
수학과
여기 계신 공학도(공대 수가 많죠), 수학을 제외한 자연과학계열 학생들이 수학을 기술적인 측면으로 아는것들은 실제 수학과에서 하는것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수학은 일정한 공리위에서 오직논리로 쌓아나가는 특이한 학문이고 이런 논리들은 방정식을 풀거나 계산을 위한것이 아닌 증명만을 위한것 입니다
전 고등학교때 글쓴이만큼 수학에 관심있진 않았지만 대학교 들어오고나서 점점 수학에 빠져들게되었습니다 순수한 학문적 열정을 간직하신다면 더 높은 레벨에서 학문의 성취감을 느끼실수 있을거에요~ 화이팅
피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