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지 않는 아침 Morning without Mou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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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염병할 문 열어!”
그가 또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고리가 흔들리고 경첩의 나사가 빠져나올 듯 삐걱이는 소리를 낸다. 나는 그가 들어오지 못한다고 되뇌인다.
집은 그의 집이지만, 화장실은 나의 화장실-나의 작은 오아시스-다. 내가 열쇠를 갖고 있다. 그는 밖에 갇힌 거다, 하지만-
“모니카, 이 씨발년아!”
하지만 아직도 그가 문짝-납작하고 나무로 된 나의 대용품-에 자신의 분노를 쏟아낼 때마다 움찔거리게 된다. 그가 들어오면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알고 있다. 지난번에 그가 이만큼 화났을 때는 이 하나가 부러지고 갈비뼈 두 개에 금이 갔다. 나는 아직도 등허리에 든 멍을 피해서 자세를 바꿔가며 앉아야 하고, 오른팔을 짚고 기대어 있다. -왼쪽은 팔꿈치에서 덜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주체적인 표현의 대가price다.
“모니카, 자기, 문 좀 열어봐. 다 듣고 있는 거 아니까. 모니카, 제발...”
그가 소리 지르기를 멈췄다. 폭풍의 눈. 나는 거기에 걸려들곤 했다. 그는 달콤한 말을 하고, 미안하다고도 하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하기도 했다. 내가 문을 열어주면 그는 내 얼굴에 푸른색과 보라색의 사랑이 담긴 그림을 그렸다.
이번엔 안 된다.
“씨발년아!! 문. 열어.”
그는 어깨로 들이받으며 사이 사이에 말을 한다. 나는 바닥에 널브러진 커튼 더미 속으로 파고든다-그가 화난 이유의 일부이기도 하다. 커튼들이 더 이상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좀 새단장을 해봤다. 그의 집에, 내가 어쩌다 보니 살게 된 집에. 나의 화장실-손님 화장실-은 이 집에서 유일하게 커튼이 필요 없는 방이었다. 갈고리발 욕조가 하나 있는 밀실일 뿐이지만 나름 개성이 있다. 클림트 그림이 그려진 울퉁불퉁한 욕실 매트도 있고.
“모니카!”
시계를 봤다. 오전 5:53. 너무 늦다 못해 이른 시간이지만 그는 잠들지 않을 것이다. 내가 화장실에 있고, 자기 화가 풀리지 않는 한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촛불을 켠다. 초롱불. 예쁘다. 눈을 감고 열쇠를 내 품으로 움켜쥐고, 그는 문을 두드린다.
이번엔 안 돼.
“모니카, 좀 도와주라. 문을 안 열면 네 가죽을 벗겨 가지고 그 씨발 욕조에다가 쥐어짜버릴 거야!”
그는 쉬운 복수에만 너무 집착해서 시간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뱀파이어로서는 치명적인 실수지. 나는 그에게 커튼을 돌려주지 않을 거고, 창문은 아무것도 안 덮인 그대로다. 그는 얼마든지 문을 때려 부술 수 있다. 애초에 문은 잠겨 있지도 않지. 하지만 그가 나더러 들어와 살라고 할 때, 손님 화장실은 내 공간이라고 말했어. 그거면 됐다. 그는 초대장을 잃어버렸다.
"모니카, 제발 문 열어. 내가- 내가 바뀔게.“
애원. 오전 6:01. 그는 하늘이 밝아지는 걸 봤다. 그는 자기 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문가를 떠났지만, 내가 말했지, 내가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그는 밖에 갇힌 거라고.
"자기, 내가 바뀐다고 맹세할게.“
안 바뀔 거다. 전에도 그런 말을 했지만, 2세기가 지나도록 바뀌질 않았다. 개버릇 남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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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제목 Morning without Mourning은 모닝과 모-우닝으로 라임을 맞췄는데 우리말로는 의미랑 소리를 동시에 맞추기가 어려워서 그냥 함
2서양권에서 뱀파이어는 집주인의 초대, 들어오라는 말이 있어야만 그곳에 들어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을 때가 있음.
영화 <렛 미 인>,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참고.
댓글로쥬지크기판별가능
와 ㅈㄴ 기발하고 재밌다... 더올려줘잉
교황만두
같은 뱀파이어끼리면 그런 룰은 없어야 맞는거 아닌가??
좀 억지같음.
저는병신입니다그리고
원래 뱀파이어는 다른사람 공간에 초대받아야만 드갈수잇엉
오스만유머
200년간 쳐맞고 버텼네
케스타드샌드위치
상대의 관짝 열쇠를 화자가 갖고 있는거구만
ㅁㄴㄷㄱㄴㅌ
동행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