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학] 자연상수 e에 대해서

솔직히 저번 화 '극한'과 '미분'은 말그대로 그게 어떤 용어인지만 알기만 하는 걸 목표로 했으니

쉬울 수도 있었을 거야.

어쩌면 이번편도 그다지 안 어려울 수도 있어.


그렇다면 오일러의 공식을 향한 여정 3편

자연상수 e에 대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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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pg 

고등학교 2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식이야.

자연상수 e를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식이기도 하지.


lim은 limit의 약자로, 극한을 나타내는 기호야.

lim 아래에 x를 무한대로 보낸다는 기호가 있으니, (1+1/x)^x 의 식에서 x를 무한히 키운다는 뜻이야.

아무튼 이 값을 계산하면, 자연상수 e라는 값이 나오게 돼.


1. 자연상수 e, 시작

자연상수 e는 도대체 어디서 시작한 걸까?

나도 조사해보긴 했는데 정확히 알 수가 없어. 분명 누군가 e의 존재를 가장 먼저 말했을텐데 말이야.

하지만 몇 가지 후보는 있어.


첫 번재 후보는 네이버캐스트에 나와있는 내용이야.

원문링크 http://images.se2.naver.com/smedit/2011/10/22/gu2qfjxpy7t0m9.jpg

비율.jpg 

10에 계속해서 루트를 계산하던 과정에

숫자 사이의 비율 사이에서 e의 값을 구해낸 거지.


두 번째 후보는 유리함수를 적분하는 과정에서 나온 거야.

(적분은 미분을 거꾸로 하는 거야.)

일반적인 도함수를 구하는 공식에 따르면, 

변수의 지수가 -1, 즉 y=(x분의 1) 함수는 정적분을 할 수가 없어.

수학자들은 오랜 연구 끝에 y=(x분의 1) 함수의 정적분를 구하는 방법을 구해냈어.

바로 log 함수를 이용하는 건데, 이 때 log 함수의 밑이 e가 나와.


내가 e라는 수를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있어.

"오, 이런 수도 있구나. 신기하다. 근데 이 e가 무슨 특징이 있길래 e라는 숫자가 이렇게 자주 나오는 걸까?"

(자랑 하나 하자면, 이걸 알았을 때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지. 문제는 그 뒤로 발전이 없었어. 

고등학교 이상의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내 정보력만으론 부족했지... 결국 난 수2, 적분과 통계에서 그친 평범한 고등학생이 됬어.

내가 지금까지 쓴 내용을 포함해서 내가 아는 내용은 90%가 독학이야... 틀에 박힌 수학이 아닌 자유로운 수학을 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순수하게 호기심 때문에 수학을 공부했고, 서점에 가도 수학책만 찾아보곤 했었어. 하지만 고등학교에선 이 모든 게 필요가 없지.

그런데 학교 시험에서 1~2개 틀리면 사회에서 아무런 인정도 못 받는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뒤로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혐오하는 사람이 됬어.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영화를 본 뒤 오일러의 공식을 증명하는 데 3~4년이 걸린 것 같아. 그나마도 '테일러 급수'를 우연히 알게 된 뒤였지.

나같은 고등학생이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 라는 생각과 함께, 현재 내 꿈은 수학교수야.)


2. 초월수 e, n(파이)

(n은 파이야 파이. 헷갈리지 마 형들)

제목을 '초월수'라고 해놨어.

초월수가 뭘까? 

무엇을 초월한 수길래 초월수라고 부르는 걸까?

난 '방정식'을 초월했다고 말하고 싶어.


먼저, 초월수는 무리수의 일부분이야.

수 체계.gif

내가 1편에 썼던 사진이야.

맨 아래쪽에 '초월수'라고 보이지?

그리고 그 위는 '대수적 무리수'라고 적혀있어.


도대체 대수적 무리수는 뭐고 초월수는 뭐야!?


x제곱 - 2 = 0 의 근이 뭐지?

중학생 이상이면 다들 알 거야.

x는 '루트2'가 되지.


자, 이렇게 어떤 방정식의 근으로 표현되는 걸 '대수적 무리수'라고 해.

(방정식의 계수가 정수라는 조건이 있어)


그럼 초월수는?

당연히 방정식의 근으로 표현될 수 없는 수겠지.

e와 n은 둘 다 초월수에 속해.


그냥 무리수도 수학자가 아닌 형들이 보기엔 난해한 수로 보일거야.

근데, e와 n은 초월수의 범주에 속해서 무리수보다 더 난해한, 아주 짜증나는 수야.

심지어 허수 i는 정말 뭐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수지.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생긴 수잖아.

e와 n이 초월수라는 것과 허수 i가 난해하다는 것을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이 세 놈이 합쳐져서 1과 0을 만들어낸다는 신비함 때문이지.

내가 오일러 공식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3. e^x의 미분

e^x가 무슨 기호인지 모르는 사람 있으려나?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쓰자면,

e의 x승이야.

x^2가 x제곱인 것처럼..


e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별 특징도 없는 것 같은 수인데

중요하게 쓰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어.

e^x.jpg 

바로 이 성질 때문이야.


e^x는 미분하면 본인이 그대로 나와.

.. 이건 미분을 배워본 사람들만 아는, 아주 기묘하고 신기한 성질이지.

이 성질은 정말 어디서든 쓰일거야. 난 미분방정식에 이 공식이 사용된 게 가장 신기했어.


증명을 간단하게 써볼게.(정확히 말하면 사진첨부)

e^x 미분.jpg (굳이 필요한 건 아니야)

여기서 a 자리에 자연상수 e를 집어넣으면, ln a 들이 모조리 사라지면서

e^x.jpg 이 공식이 나오게 되지.

아무튼 이 공식은 다음편, 매클로린 급수 편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쓰일거야.


4. e의 수학적 특징

n(파이)이 그렇듯이, 자연상수 e도 유리수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

하지만 e의 역사가 n만큼 오래된 건 아니어서, 구글링을 해도 나오는 건 많지 않네.


첫 번째

e 매클로린 전개.jpg 

이 놈은 다음 편에서 나올 매클로린 전개를 통해 증명할 수 있어.

(그리고 ! 는 팩토리알이라고 불리는 기호인데,

1부터 그 수까지 모조리 곱한다는 뜻이야.

예를 들어서, 4!는 1부터 4가지 모조리 곱하는, 24가 되지.)


두 번째

e 연분수.jpg 

이건 정말... 가장 신기한 등식..


세 번째

e를 연분수로 풀어쓰면 이런 식도 나와.

위에 있는 연분수식과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

e 연분수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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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e에 대한 간단한 지식이었어.

n(파이)에 비하면 좀 자료의 양이 부족하긴 한데,

오일러의 공식을 증명하는 데에는 충분할 거라고 생각해.

33개의 댓글

근성
2013.05.18
어떤 수식을 봐도 저거 안나오는 건 본적이 없는거 같다
0
2013.05.18
@근성
뭘 말하는 지 모르겠어.
아, 그리고 솔직히 나도 중학교 때는 몰랐는데
고등학교 올라오고 나니 오일러의 공식 증명이 여기저기 널려있었어 ㅋ.
0
근성
2013.05.18
@네이티리
그러니까 수학공식에 e 안나오는건 본적이 별로 없는거같다고ㅋ 알면 알수록 신기한 수
0
2013.05.18
@근성
아 ㅇㅇ ㅋㅋㅋ
진짜 파이랑 e는 수학으로 만든 가장 아름다운 수인 것 같음.
0
지나가던공대생
2013.05.18
@네이티리
미분방정식에서는 빠질수없는 e
0
지나가던공대생
2013.05.18
x분의 1의 도함수를 구할수가 없다고 하셨는데 다항함수의 미분에서 쉽게 구해지는걸로 압니다만 도함수가아니라 정적분이 아닌지요, 즉 x분의1을 도함수로 가지는 원함수를 찾기 어려웠던것 아닌가요?
0
2013.05.18
@지나가던공대생
아 그렇네요. 착각하고 잘못 쓴 것 같습니다.
당장 수정할게요.
-수정 완료
0
지나가던공대생
2013.05.18
@네이티리
공대생으로서 이런글 정말 좋습니다ㅎ 이거보려고 맨날 읽판옵니다ㅎ
0
2013.05.18
@지나가던공대생
오.. 더 열심히 써야겠네요 ㅋ.
0
미나어
2013.05.18
수학 좋아하는 사람으로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442764링크의 책 추천 이책이 재미있다면 수학걸이라는 책도 읽어보기를
0
2013.05.18
@미나어
오 재밌어 보이네요
ㄳㄳ
0
2013.05.18
@미나어
이거 N이 3이상의 정수일때
X^n+Y^n=Z^n을 만족하는 정수해는없다
라는게 페르마의 난제아님?
0
지나가던공대생
2013.05.18
@M.R.C
현대수학에와서 증명되었죠 난제는 아닙니다
0
2013.05.18
문과는 울어요..ㅠㅠㅠ
0
2013.05.18
@ChocoLatte
눈물을 닦고..
다시 한 번 보는 건 어떨까요? ㅋㅋㅋ
0
방금
2013.05.18
엄청난 걸 깨달았는데
너무 어려워서 까먹음.
0
방금
2013.05.18
@방금
당신이 깨달았다는 엄청난 것을 나도 깨달았지만
이곳의 여백이 좁아 적지 않겠다
0
2013.05.18
@방금
300년 뒤 그것은 증명되었다.
0
illuminati5
2013.05.19
글 잘 읽었어!!
아직 고등학생인가봐? 한참 동생이네 ㅋㅋㅋ 나두 너랑 비슷하게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어 ㅋㅋㅋ난 물리 좋아했구 현제 양자정보이론에 관심이 많은 물리학과 학부생이야 ㅋㅋ 난 학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흥미라고 생각해!! ㅋㅋ 계속 그렇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이어간다면 분명 그것이 능력으로도 이어질거라고 확신해!! 그니까 계속 흥미를 이어나가줘 ㅋㅋㅋ 글 마무리 잘 짓고!! ㅋㅋ
0
2013.05.19
@illuminati5
오.. 많은 조언부탁해요
지금 한창 머릿속이 혼란해서..
0
2013.05.19
형지금 대학생이야?
0
2013.05.19
@의지의객관성
고등학교 2학년생이예요 ㅎ
0
2013.05.19
@네이티리
헐... 너 쩐당
0
크랑랑랑
2013.05.20
@네이티리
오... 고등학생이었구나
난 고등학생때 현대물리, 미적분학, 물리화학에 미쳤었는데 혼자공부하니까 힘들더라고. 수능과 관계된것도 아니어서 시간가니 못보게되고. 아쉬웠는데 네 글 보니까 그때가 막 떠올라서 재밋게 보고있어 고마워 :-)
난 저쪽과 다른길을 걷고있는데 넌 대학교가도 꼭 스스로 수학공부 열심히해서 교수하면 좋겠다
혼자 공부하면 진도도 안나가서 힘든데 넌 혼자 몇년만에 증명도 하고 그럴정도면 넌 적어도 학자는 될만한 자질이 있어보인다 :-)
이미 넌 평범한 고딩은 아닌것 같다.
네가 잘 돼서 여기가 성지가 되면 좋겠다 힘내라ㅋ
0
2013.05.21
@크랑랑랑
저랑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것 같네요..

혹시 당시에 공부하던 자료에서 공유할만한 거 있으면 공유 바랄게요 ㅎㅎ.
저도 수능, 내신에 쫓기고 있는 형편이지만, 수학공부를 포기할 수는 없죠.
0
누내웇
2013.05.19
고삼인데 수포 미대준비생이라 모르겠음
0
2013.05.19
순수기하학 말곤 영 흥미가 안생기더라... 물리나 천문학은 식으로 증명하는게 재밌는데 수학은 흥미가 안생겨... 일단 답부터 내고보는 교육방식 때문에 그런가; 중2때 배우던 도형은 하두 재밌어서 맨날 게임만 하던 내가 학원 선생님한테 더 어려운문제 달라그래서 하루종일 풀고 그랬는데..
0
2013.05.19
@Silvanas
대단하네요. 전 기하학 젬병인데
교육방식이 답부터 내고 보는 거여도 전 그냥 한결같이 풀이를 추구했어요.
덕분에 수학에 흥미는 잃지 않았고요 ㅎㅎ.(성적은 떨어졌죠)
0
2013.05.19
@네이티리
난 내 머리로 이해가 되야 직성이 풀려서.. 수능에 나오는 미분 적분이 평범한 고등학생한테 이해하고 풀만한.수준이 아니잖아..? 계산만 할뿐이지. 그래서 수학이랑은 좀 멀어진듯.. 근대 물리는 딱 정의를 이해하기만 하면 나머진 식으로 해결 되니까 너무 쉽더라고.. 식을 풀면서도 이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알고 푸니까 재미도 있고 ㅋ 그래서 남들 다외우는 등가속도공식인가 그거도 하나도 안외우고 모의고사부터 수능까지 1등급 다받앗는데.. 수학은 5등급..
0
2013.05.21
@Silvanas
좋은의문이다 나도 공학도지만 수학을 대체 왜배우는거야 ㅅㅂ 했는데 대학 와서 졸업할때서야 알겠더라. 한마디로 국문학 연구하기 전에 한글부터 떼는거야. 모든 공학적 이론은 수학이라는 또다른 언어로 설명하게 되는건데, 그냥 수학만 배우다보면 어 알겠다 그래서 뭐? 라는 생각이 들지 실험 및 검증과정 없이 정립된 이론만을 보는 기분이랄까
0
2013.05.21
공학도로서 이런 말을 하고싶다

e씹새끼..
0
2013.05.21
@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3.05.26
아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네..
문과는 못 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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