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밑에 동물 실험 글 보고.

안녕.


밑에 동물 실험 글을 보고, 또 최근 동물 실험 반대에 대해 많은 주장이 일고 있어서 나도 글을 싸질러 볼까 해.


난 동물 실험이 없어지면 정말 좋겠어. 난 내가 밥 주고 물 주고 아이 귀엽다 쓰다듬고, 내가 박수치면 깜짝 놀라서 점프하고, 드르륵 문만 열어도 밥 주나보다 고개를 들던 녀석들을 내 손으로 지금껏 랫드만 300마리 이상, 마우스는 200마리 이상 죽였어. 


동실3.jpg


우선, 비 윤리적. "동물도 살아있는 생명이다" 라고 말하면서 반대하는데, 어디서부터가 생명일까?

배지 위에 자라나는 미생물도 생명체이고, 식빵 오래 두면 푸르게 곰팡이가 피는 것도 생명이야.


물론, "아픔을 느끼는 감각이 있는 동물들" 이라고 말을 바꿀 수도 있어. 실제로 살아있는 상태의 물고기를 회를 뜨는 것이 불법이 아닌 이유는 아픔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지. 그럼 아프지 않게 마취만 하면 되는 거야? (물론 지금도 마취는 하고 있어) 이 기준은 애매해. 이러한 기준이라면 당연히, 소고기나 돼지, 치킨도 다 금지해야지.


불필요하다, 신뢰할 수 없다. 이건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두 개가 동일한 이유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거니까. 그냥 세 가지를 맞추려고 동일한 그룹에 있는 것들을 묶은 것 같은데, 맞아. 동물 실험은 신뢰할 수 없어.


실험에서는 in-vitro 와 in-vivo 실험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in-vitro 는 생체 안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다음 실험을 하는 거야. 예를 들면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에서 많이 사용되는 시험 중 하나인 "붕해, 용출" 시험을 들 수가 있어. 이 실험은 간단한데 어떤 약이 위에 들어갔을 때랑 장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되는가를 보는 거야. 그래서 1L 정도 들어가는 철로 된 통 두 개에 물을 담아놓고 pH 를 7이랑 2 정도로 조정한 다음에 약을 넣고 실험을 하는 거지.


근데 이게 이렇게 실험해도 몸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어. 이건 말이지, 옛날 왕비마마 님께서 잉태를 하셨는지 의사를 불러놓고 발 쳐놓은 다음 손목에 실 묶어서 실 잡아보고 임신인지 맞춰보라는 거랑 똑같은 수준이야.


제일 좋은 건 사람한테 먹여보는 거겠지만, 그랬다간 쇠고랑을 차겠지.

자, 이 약을 먹어도 사람이 죽는지 안 죽는지 어떻게 알 수 있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일단 동물에게 먹여보는 거야. 이걸 독성 시험이라고 해.

당연히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니까, 이건 절대 확실한 건 아니야. 하지만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한테 실험(임상실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동물 실험에 대안이 있을까? 대안이 있다면 알려줬으면 해.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 실험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동물 실험보다 더 인체에 가까운 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동물 실험은 필요하지 않게 될거야. 동물실험은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개체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들고 실패 확률이 높아. 동물 실험보다 더 좋은 모델을 만들어 특허를 내면 한동안 로열티를 많이 받을 수 있겠지.


난 동물 실험을 반대해. 하지만 그만큼 동물 실험이 아직은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얼마 전, 유럽에서는 화장품의 동물 실험을 금지했어(정확히는 동물 실험이 포함된 화장품의 판매 금지). 이걸 가지고 "유럽에선 동물 실험을 금지했다!" 라며 한국에서의 동물 실험 금지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 주장에선 중요한 부분을 쏙 빼놓고 얘기하는 거야. "화장품의". 사람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쥐들을 죽이는 건, 물론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아는데, 예쁘게 보이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건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거야. 웃긴 게 뭔지 알아? 동물 실험 반대한다는 년들이 화장하고 TV 나오는 거야.


동물실험을 반대한다는 건, 약을 만들지 말자는 것=우리 모두 과거 흑사병 돌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항생제는 꾸준히 신약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건 알겠지?)이야. 아니면 일본놈들이 하던 마루타 실험을 하던가.


요약.

1. 동물 실험은 어쩔 수 없다.

2. 하지만 화장품 같은 건 안 쓰면 되는 건데 된장녀들이 화장하느라 쥐들이 죽어나간다.

3. 과학자들도 꾸준히 동물 실험을 대체할 실험 모델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11개의 댓글

2013.03.28
아..유럽에서 동물 실험 금지한게 화장품 부분에서의 동물시험이구나? 하긴 꼭 필요한 동물 실험은 어쩔수가없지
그렇다고 다짜고짜 임상실험하면 사람가지고 뭐하냐는 말 뻔히 나올거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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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유설화
사실 이건 무역 장벽이기도 한데, 화장품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도 안전함을 증명할 수 있느냐는 게 중요한 문제야.
기존에 중국산 화장품의 수입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봐도 무방해. 선진국에서 약품/화장품의 기준을 자꾸 높이는 것은 후발국가의 가격을 앞세운 수출을 막는 효과가 있지. 이건 특히 사람의 생명/건강을 앞세운 의약품 시장에서 쉽게 적용되기 때문에, 선진국의 약이 후진국에 수출되는 일은 있어도 후진국의 약이 선진국에 수출되는 일은 매우 힘들어. 선진국에서 요구하는 기준은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설정해버리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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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코메트
약은 독이되기도하니까 기준이 높는건 어쩔수가 없는듯...복어독을 희석시켜서 약으로 쓰는 반면에 미용을 위한 보톡스로도 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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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유설화
그니깐ㅋㅋ 말이독이지 약이랑 독이랑 구분지을 명확한 잣대도없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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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는 사람이 만든거고
불필요하다는것도 입장의 차이일뿐이지 모두가 될 순 없어
신뢰할 수 없는게 제일 그나마 사유중 적합한 소리지
인간이 동물과 완전히 똑같을 순 없으니까
하지만 이부분은 신뢰할 수 없다는게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사유가 아니라
인간과 최대한으로 비슷한 구조에게 실험을해서 신뢰성을 높이라는 과제가 될수도 있다는거지.
결국 3가지 중 2가지는 동물보호를 인간의입장으로만 본 반쪽짜리 사유고
1가지는 반대의 사유이자 동시에 현 동물실험의 과제이기도 하다는거지.
어떤의미론 반대하자는게 아니라 좀더 신뢰성을 높여달라는 뜻인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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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인간의 복지와 발전을 위해선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해

참 위선적인 말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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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2013.03.28
생선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건 무슨 개소리냐

이미 생선도 고통을 느낀다고 발표 옜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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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생선
아직 내 손모가지를 걸 순 없지만, 정설은 통증이 "없다" vs "있으나 미미하다" 의 싸움임. 사실 물고기한테 "너 아파?" 라고 물어볼 순 없겠으나 피부에 통각을 느끼는 수용체가 매우 적다. 즉 "너무 적어서 아마 못 느낄 것이다." 혹은 "적지만 느끼긴 할 것이다" 의 싸움 중이고, 물론 물고기가 매우 적은 수용체로도 사람만큼 통증을 강하게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고.

난 낚시꾼도 아니고 일식요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관심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아직은 "없다"가 정설이고 "있는 것 같다" 는 식의 연구 결과도 있는 정도, 라고 알고 있음.

발표란 건 일부 연구진이 발표하는 거임. 그 발표가 미국 정부가 발표한 것도 아니고, "생선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니 무슨 개소리냐" 라고 말하는 건 좀 오버임. 아직까지의 정설은 이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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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랫드가 뭐지하고 찾아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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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8
과학은 거의 대부분이 인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인간으로 실험을 한다면 현대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할거라고 본다.

근데 그게 안 되니까 동물 실험으로 만족하는거지..그러니까 난 동물 실험 필요하다는 쪽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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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1
동물실험 말고 그냥 사람대상으로 실험하면 안되나? 맨날 인권거리면서 사형수 죽이고 그러던데 동물말고 사람으로 실험했으면 좋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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