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내가 겪은 오싹한 경험

일단 나는 글을 맛깔나게 쓰지는 못하니까 양해 바랄게 ㅋㅋ

 

때는 내가 중학교 2학년일 무렵이었어.

나에게는 연년생으로 한 살 위인 형이 있는데, 나이 차이가 안 나는만큼 허구한날 투닥거리고 싸우는게 일상이었지.

당시 우리는 두 개의 방이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각방을 쓰지는 않고 침대방 1, 공부방 1 이렇게 용도로만 나누고 실상 형과 나는 같은 공간을 공유했어.

 

원래 침대방엔 이층침대가 하나 있었고 내가 항상 윗칸을 이용했는데, 알 사람은 알겠지만 이층침대에서 윗칸이 상당히 불편하거든.

잠꼬대하다가 침대난간 걸치고 잠에서 깬 경험도 있고, 사다리로 내려가다 미끄러져 떨어진 경우도 많았지.

 

그래서 우리 엄마가 이층침대를 분해해서 두 개의 침대로 나눴는데, 원래 방이 크지 않다보니까 침대 두 개로 그 방이 꽉 차는거야.

우리 엄마가 정리벽이 있으신 분이셔서 침대 배치도 꽤 많이 바꾸셨는데, 어느 날은 두 침대를 완전히 붙이신 적도 있었어.

 

트윈베드가 합쳐져서 하나의 큰 침대를 만든 모양을 상상하면 돼.

여하튼 안 그래도 형이랑 자주 싸우는 나인데, 잘 때 바로 옆에 붙어서 자니까 이게 너무 싫은거야 ㅋㅋㅋ

게다가 우리형 잠꼬대도 엄청 심해서 맨날 엉겨붙고, 더운데 막 끌어안고, 여름을 보내는게 고역이였지.

 

방문과 평행하게 나란히 놓인 침대에서 내 위치는 가장 안쪽의 공간이었고, 침대에서 나가려면 형이 자는 자리를 지나가야 했어.

하루는 내가 먼저 잠에 든 적이 있는데, 아마 엄청 뒤척이다 두 침대 사이에서 골아떨어졌을거야.

 

그 날 따라 얼마나 피곤한지, 아니나 다를까 눈을 뜨고 나서 나는 내가 가위에 눌린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어. 가위눌림이라는 현상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직접 경험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어서 많이 당황하게 되더라고.

일단 듣던대로 몸이 꼼짝도 안하더라. 온몸이 굳었지만 눈 만큼은 떠져 있었어.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침대방의 방문. 그리고 반쯤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빈 거실. 그리고 내 위치는 형 침대 위였어. 그러니까 방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었던 거지.

 

가장 먼저 안심이 된 생각은 '아 그래도 귀신은 안 보인다. 다행이네'였어. 그런데, 그 때가 딱히 덥지도 않았는데, 몸이 긴장해서인지 땀이 계속 흐르더라고. 가위에 눌린 상태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이, 온 몸의 신경은 곤두섰는데 내 목 뒤로 떨어지는 땀방울 하나하나가 그렇게 불쾌하게 느껴질 수가 없더라.

당장 목이 가려워서 벅벅 긁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가위는 풀리질 않고 말이야.

그런데 그 땀방울 말고도 나를 괴롭히는데 하나 더 있었어.

내가 형 자리에서 자고 있으니까, 형은 그럼 내 자리에서 자고 있었겠지. 그럼 위치상으론 방문을 바라보는 내 바로 뒤에 말이야.

 

뒷목에서 느껴지는 바람이 내 목을 간지럽히면서, 땀방울이 주는 불쾌감에 가세를 하는데. 신경이 곤두선 나에겐 움직일 수도 없는 그 상황이 지옥 같았지. 하물며 나는 공포영화 마니아 주지에 쫄보인지라, 눈이 보이지 않은 내 등 뒤의 상황이 온갖 오싹한 상상을 불어넣더라고.

귀신의 머리카락이 내 목 뒤를 살랑살랑 스치는 감각일까? 아니면, 아무 말 없이 그저 날 뒤에서 쳐다만 보는 망령일까?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가고 있지만, 어차피 내 등 뒤에는 형이라는 실체가 있음이 명확하니까 두려움은 사그라들기 시작했어.

되려 '아 ㅋㅋㅋ 잠에서 깨면, 형한테 개지랄 떨어야지 ㅋㅋㅋ 이 형 잠꼬대는 진짜' 하는 마음에 살짝 기대하기도 했고.

 

그렇게 체감 40분이 훌쩍 지나고 다시 잠에 들었다 깨어나니 집에는 엄마가 계시더라. 방에는 형이 없는걸 보니 어디 밖에 갔나 싶어서 엄마에게 형의 행방을 물어보니 충격적인 대답이 나왔어.

 

"네 형? 어제 걔 할머니 댁에서 자고 온다고 아직 안 왔잖아?"

 

그 순간 스쳐지나가는 생각은 '그럼 그때 내가 느꼈던 그 들숨은 뭐지...??'

어린 나이에 겁먹어서 다시는 그 방에서 잠들기 싫어졌더라 ㅋㅋㅋ

 

 

사실 뭐 나는 실제로 귀신을 경험한적이 없고, 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도 당시에는 나를 벌벌 떨게 한 경험이라 공유해봤어 ㅋㅋ

 

요즘은 되려 그런 자극들이 있기를 엄청 바라게 되더라고. 여전히 공포영화는 많이 보는데, 요즘은 내 하루가 너무 시시하고 무료하기만 해..

차라리 귀신이라도 나타난다면, 다시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스릴 있을텐데...

 

무튼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댓글로 오싹한 경험 좀 공유해줘봐 ㅋㅋ

5개의 댓글

2021.01.29

가위 눌리면 그냥 다시 자. 귀신이야 어차피 환상이고 몸 안 움직이는 건 한숨 푹 자고 깨면 멀쩡하게 돌아옴.

3
2021.01.29

오싹오싹..!

1
2021.01.29

난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엎드려서 자는데 가위가 눌린거야. 그래서 아...귀찮네...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닥부터 물이 차오르더라고....ㅋㅋㅋㅋ

별 희안한 가위가 있네. 어짜피 꿈이니까 뭐... 했는데 물이 얼굴까지 차오르니까 진짜 물에 빠진 것처럼 숨이 막히고 익사할 것 같아짐.

그래서 바로 반성하고 힘줘서 바로 가위 깸.

 

그리고, 언젠가는 가족들이랑 티비보는데 엎드려서 자버림.

근데 가위 눌려서 불편한데, 내 손 바로 앞에 부모님 발이 보이더라고.

그래서 으으...소리도 내는데도 반응 없으셔서 손 살짝 움직여서 부모님 발 톡톡 건드렸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으심.

결국 울컥해서 그냥 내 힘으로 가위 깬다음에 부모님께 화를 냄.

왜 가위 눌려서 막 발 건들고 소리도 냈는데 무시했냐고...

근데 부모님 말씀이, 그냥 조용히 잘 자고 있었다고 함^^.............

 

그래서 가위 눌린다는 게 현실과 꿈의 그 어떤 경계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됨.

그냥 루시드드림이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

김 빠지겠지만 네가 느낀 형의 숨결도 그냥 생생한 꿈이라 생각하면 될 듯.

2
2021.01.29

오싹오싹 어디갔어

0
2021.01.30

그냥 흉가가는게 나을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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