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불가능은 없다 1 - 역장

아바타 제작과정에 대한 글을 쓰다가

모든 글이 날아가서 멘붕을 일으키고

제작과정에 대한 글을 쓰는데 신물을 느껴

다른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네이티리'...


한 번 멘붕이 크게 오니 

글을 쓸 때마다 다시 그 때의 공포가 엄습해서..

그냥 포기했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과학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해.

그냥 과학에 대해 쓰면 재미없는 사람들이 많겠지?

그러니까 SF 영화에 나오는 과학에 대해서 써볼거야.

(이미지들 구글에서 퍼오니까 크기가 제각각이야..)

불가능은 없다.jpg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가 쓴 책인데

한 번쯤 읽어보길 바래.

꽤 재밌어.


그리고 현대물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같은 저자의 '평행우주'도 읽어봐.

난 평행우주 어려워서 뭔 말인지 모르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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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장

역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아마 개드립 형들은 파수기의 역장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아.

파수기 역장.jpg 


다들 스타크래프트2 한번쯤은 해봤을 거라고 믿어.

최소한 구경이라도 해봤겠지.

거기서 파수기라는 유닛이 쓰는 스킬 중에 역장이라는 스킬이 있지.


스타트렉 역장.jpg 

그리고 영화, 드라마 시리즈인 스타트렉에 나오는 역장.

어떻게 보면 쉴드라고 해도 되는 이걸 주제로 할거야.


그렇다면, 역장이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역장의 가능성을 따져보기 전에 먼저

역장이 무슨 말인지 알아보자.


물리학에서 역장이란

힘이 미치는 영역을 말해.

우주의 네 가지 힘인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은 모두

역장의 형태로 힘을 작용해.


중력장, 전자기장 그런 말 들어봤지?

말 그대로 중력이 미치는 영역, 전자기력이 미치는 영역.. 이런 뜻이야.



역장의 개념을 가장 먼저 밝힌 사람은 마이클 패러데이야.

마이클 패러데이.jpg 

패러데이는 전기력과 자기력을 하나로 합친 사람으로 유명하지.

실제로 그게 가장 중요한 업적이기도 해.


패러데이는 전자기력을 정의할 때 '역장'을 사용했어.


역장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도 중력을 역장의 개념으로 재해석한 이론이야.

아무튼 역장이란 개념은 150년동안 물리학의 큰 축이 됬어.



그럼 과학의 역장에서 다시 SF의 역장으로 돌아가 보자.

SF의 역장은 특징이 뭘까?


일단 역장은 '힘이 작용하는 영역'이니까

힘이 종류가 무엇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자.


1. 중력

중력은 많이들 알고 있으니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게.

중력의 특징은

척력은 없고 인력만 있다는 거야.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역장이나 스타크래프트2의 역장은

인력이 아니라 오히려 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지.

즉, 중력은 SF 역장의 후보가 될 수 없어.


2. 전자기력

전자기력도 많이 알고 있을거야.

자석이나 전류에 의해 생기는 힘이지.

그런데 전자기력도 역장의 후보가 될 수는 없어.

만약에 전자기력을 활용한 역장을 만들었다면

적군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를 쏘면 아무런 효과가 없겠지?

즉, 전자기력은 역장이 될 수 없어.


3, 4.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둘은 비슷한 점이 많아서 같이 묶어놨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들도 역장의 후보는 되지 못해.

두 핵력은 모두 힘이 작용하는 범위가 너무 작거든.

거대한 우주선을 둘러쌀만한 쉴드를 만들기에는

핵력이 작용하는 범위는 너무 작아.

사람 하나를 둘러싸기에도, 심지어 분자 하나를 둘러 싸기에도 부족한 힘이야.


아무튼, 결론은

물리학적인 역장의 개념을 활용해서는

SF에서 나오는 것 같은 역장을 만들 수는 없어.




그렇다면 영화에 나오는 역장을 다시 한 번 샅샅이 파헤쳐보자.

영화에 나오는 역장(쉴드)의 특징은 뭐가 있을까?


일단, 물질들은 뭐든 막아내. 적이 포탄을 쏘면 그걸 막아내잖아.

레이저포도 막아내지. 원래는 안 보이던 쉴드가 레이저가 날아오면 갑자기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레이저를 막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또 투명해.


이 세 가지 특징을 만족시키면, 그나마 영화의 역장을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거야.


투명하면서 물질을 막아낼 수 있는 '막'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


첫번째, 플라즈마 창문이야.

플라즈마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플라즈마가 뭔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을거야.

플라즈마.gjf.gif 

그림으로 설명해볼게.

일단 고체, 액체, 기체는 다들 알고 있을거야.

고, 액, 기 순서대로 에너지가 높다고 알고 있어.


기체보다 에너지가 더 높은 상태

에너지가 너무 높아서 전자와 원자핵마저 분리되어버린 상태를 플라즈마라고 해.


플라즈마를 이용해서 창문을 만들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하나의 막이 생겨.

말 그대로 창문이지만, 엄청나게 뜨겁워.


실제로 플라즈마 창문은 산업에 많이 사용되고 있어.

집적회로(IC)와 같은 미세한 부품을 제작할 때에는 진공이 필수인데

진공을 만들 때 플라즈마 창이 꽤 효율을 발휘한다고 해.


그렇다면 플라즈마 창으로 우주선을 통째로 뒤덮어버리면

어느 정도 역장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거야.


두번째, 레이저빔 커튼이야.

단어만 들어도 어느 정도 감이 오지?

레이저빔.jpg 

레이저에는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단순한 빛줄기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에너지가 숨겨져 있는 거지.


그렇다면 

레이저 안에 에너지를 엄청나게 넣은 다음

그것을 커튼처럼 휘둘러버리면 어떨까?


그렇다면 외부에서 날아온 포탄들은 레이저 커튼에 닿는순간 모조리 녹아버릴거야.

이것도 역장을 만드는데 하나의 후보가 될 수 있어.


세번째, 탄소나노튜브야.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들을 배열해서 만든 거야.

탄소나노튜브.jpg


이렇게 탄소 원자들을 배열해서 튜브를 만들면

굵기는 탄소원자 한 개 정도밖에 안 되지만

강도는 철선보다 강해.

또 굵기가 탄소원자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아.


이러한 탄소나노튜브는 현재 15mm밖에 뽑을 수 없어.

기술력이 부족해서 더 만드는 건 힘들고,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


만약 탄소나노튜브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이 된다면

탄소나노튜브로 그물을 만들어

역장의 역할을 해낼 수 있겠지.


지금까지는 물질들, 포탄들을 막는데에 신경썼다면

이번엔 레이저를 막는 걸 알아볼거야.


한 번 생각해 봐. 역장의 성질 중에는 '투명하다'라는 성질이 있었어.

투명하다라는 말은 빛을 투과시킨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레이저도 투과시켜야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해서 SF의 역장으로는 레이저빔을 막을 수 없어야 되지 않나?


다행히도 그렇지 않아.

포토크로마틱스 라는 기술이 가능하게 해 줘.

포토크로마틱스라는 기술은

평상시엔 투명하다가

특정한 파장의 빛이 들어오면 투명하지 않은 물질로 바뀌게 만드는 거야.

즉, 전투가 없는 평상시에는 역장이 투명하게 보이지만

레이저 공격을 받는 순간 불투명해지면서 레이저를 막아내는 거지.


자, 지금까지 쓴 내용들을 조합해보자.


역장이란 개념은 물리학적인 개념으로 접근했을 때는 만들 수 없는 존재야.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역장을 분석해서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

먼저, 플라즈마 창이 있었어.

그리고 레이저빔 커튼이 있었고

탄소나노튜브

그리고 포토크로마틱스가 있었지.

3단 투명보호막.jpg 


http://cafe.daum.net/ahnsonny/I5IM/280?docid=to3JI5IM28020121012141343

이 링크의 가장 아래에 설명이 조금 더 나와 있어.



자, 위에 쓴 내용들이 모두 실현될 수 있을까?

'불가능은 없다'의 저자인 '미치오 카쿠'는 100년 이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만약 역장이 개발된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 지 기대되는 게 너무 많아.

역장을 이용해서 어디든 건물을 세울 수 있고

태풍이나 눈보라 등도 손쉽게 막아낼 수 있겠지.

이런 일이 100년 이내에 실제로 가능할 지는


그 때가 되야 알겠지?

26개의 댓글

2013.02.14
냉큼 아바타로 돌아오라. 이건 안읽음.
0
2013.02.14
@qhzm
너무 힘들어..ㅜㅜ
영어 자막 다 해석하는 거 진짜 죽을 맛이야.

..

다시 시도는 해볼게
0
2013.02.14
헠 나 이런 과학글 좋아한다ㅎㅎㅎ 상대적으로 읽판에 과학글이 적어서 슬펐는데 고맙다ㅎㅎ
0
2013.02.14
에반게리온 뭐라고 하더라 무슨 쉴드?
0
ㅇㅇ
2013.02.14
@네이버부멉
at필드
0
2013.02.14
@네이버부멉
에이티피루도!
0
2013.02.14
칫.. 결계인가
0
2013.02.15
@논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중력
2013.02.14
아주 높은 고온에서는 중력이 척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이론에서는 빅뱅 이후 아주 짧은 순간동안 발생한 엄청난 팽창을 저 척력으로 작용하는 중력때문으로 보고있지
0
2013.02.15
@중력
제가 아는 거랑 다르네요.
저는 인풀레이션 이론에서 척력의 원인이 다른 걸로 알고 있었는데.. 뭐였더라.

아무튼 충고 감사합니당.
0
2013.02.14
머리 아퍼...
0
2013.02.15
@짜짜르
최대한 쉽게 설명했는데.;
0
2013.02.14
역장은 저리 간단하게 만들어지지않는다.
0
2013.02.15
@역장왕
SF에 나오는 역장을 만들 정도는 안 되겠지만
위에 쓴 글을 만족시키면 비슷하게 작동하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아요.
0
역장은
2013.02.14
파수기 한대만 있어도 만들수 있죠.
0
2013.02.15
@역장은
현실은 Fail
0
2013.02.14
수.. 순간이동을 알고싶소
0
2013.02.15
@의지의객관성
순간이동은 이 책 나중에 나와요 ㅋㅋ.
0
2013.02.15
@네이티리
꾸준히 포스팅할 예정인데
아바타를 먼저해야될지.. 갈등되네요
0
2013.02.15
오.. 이런 글 좋음ㅋ 흥미롭게 잘 읽었음.
게다가 과학글이라니 반갑다..

그러고보니 이번 년도에 책을 안 샀네.
추천해준 책 사볼게 ㅋ
0
2013.02.15
@이과
저도 과학에 흥미가 많아서 ㅋㅋㅋ

언젠간 과학관련 글 써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성취하네요
0
2013.02.15
문돌이는 이런게 너무 어렵다..ㅜㅜ
0
2013.02.16
나 물리학과 갈꺼야
0
2013.02.16
@전투메딕
오. 올ㅋ
0
2013.02.16
@네이티리
대학에서 무슨 과 갈까 존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형 글이 나의 진로를 결정하게했음. 물리학 존나 멋져보이네
0
2013.02.16
@전투메딕
와 내가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다니 ㅋㅋㅋ

놀랍네

화이팅!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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