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레딧 단편번역] 저는 유아 심리치료사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아이 하나가 좀 이상합니다. u/longstoryshort_

원 링크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hbyeua/i_am_a_child_psychiatrist_and_there_is_something/

 

I am a child psychiatrist and there is something very off about the kid I am treating. u/longstoryshort_

 

저는 유아 심리치료사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아이 하나가 좀 이상합니다.


일단 에단은 제가 봐온 12살짜리 애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라는 사실을 말씀드려야겠네요.

 

학생기록부에 따르면, 에단의 천재성은 초등학생 2학년 시기에,
다른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더하기를 배울 때

3자리수 곱셈을 암산으로 해내면서 두각을 보였습니다.


에단은 언제나 수학,

특히 아직 교육과정에 들어가 있지도 않은 확률학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에단의 담임선생님은, 에단의 부모님께 에단을 월반 시키고,

에단이 정말 천재인지도 지능검사를 해보자고 권하셨었습니다.

 

에단의 부모님은 이 담임선생님의 부탁을 거절하셨습니다.
이미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 더 많은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하신 거죠.

 

그래도, 에단 부모님의 거의 없다시피 한 관심과 사랑이
에단이 제 사무실에 매일같이 오후 4시 정각에 오는 이유는 아닙니다.

 

솔직한 말씀을 드리자면,
에단은 여기 오는 걸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에서도 에단은 그렇게 인기있는 축이 아닙니다.
그 어떤 아이들도 부루마블의 결과를
확률론적으로 예견해버리는 척척박사를 친구로 두고 싶지않아 하죠.

 

그리고 그런건 에단이 여기 오는 이유가 아닙니다.

 

에단이 제 사무실에 오는 이유는
몇 주전에 탈옥한 연쇄살인마가 19살 보모인 크리스틴을 살해 할 때
현장에 있었던 유일한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음… 에단은 엄밀히 말하자면 목격자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크리스틴의 머리가 망치에 부숴지고 있는 동안
에단은 화장실 바닥의 타일을 세느라 여념이 없었거든요.


정말 불행한 일이지만, 크리스틴이 연쇄살인마의 이전 피해자들과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던 건,
어쩌면 정해진 운명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에단의 부모님이 돌아오셨을 때 발견하신 건,
거실 한 가운데 있는 피 칠갑의 시체와
식탁에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고 있는 에단 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에단이 무엇을 목격했을지는 모르지만
에단의 어머님께서는 에단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어머님께선 에단이 여전히 정상인지 확인하고 싶으셨었죠.

 

에단과의 제 심리치료 과정은 그리 많은 성과를 보이지 못 했습니다.

저는 에단과 수없이 대화 시도를 해봤지만,
제가 받는 대답은 언제나 어깨를 좀 으쓱하는 거 아니면
건성으로 대답하는 “네”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전 그 섬뜩했던 저녁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날은 마을 전체가 두려움에 떨었지, 안 그러니?”
제가 먼저 운을 떼었습니다.
“경찰들도 몰랐을 꺼야, 누가 알았겠니? 그럴 일이 얼마나 있겠어.”

 

“전 알았어요”

 

목소리! 문장! 그건 제게 큰 한걸음이었습니다.

 

“뭘 알았다는 거니?”

 

“전 그 아저씨가 일주일 동안 매일 밤마다 와서 우리 집을 지켜보는 걸 봤었어요.”
에단이 말했습니다.

 

“어떤 아저씨?”

저는 이 대화를 좀 더 끌어 나갔습니다.

 

“크리스틴 누나를 죽인 나쁜 아저씨요”

 

"전 그 아저씨를 제 침실 창문으로 봤어요,
경찰에서 지명수배하고 있는 것도 알았고
뉴스도 봤어요.
그리고 그 아저씨가 나쁜 일을 하려고 하는 것도 알았었구요."

 

"또 그 아저씨가 화요일 아니면 수요일에 일을 벌일 거라는 것 도 알았어요.
엄마랑 아빠가 그때 늦게 들어오시거든요."


에단은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확률은 7 분의 2 였어요."

 

전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일말의 가책도 없이 이렇게 말하는 건 정말 드뭅니다.

 

“왜…”
제가 말을 시작했습니다.


“왜 아무 말도 안한 거니, 크리스틴을 살릴 수도 있었잖니.”

 

에단이 대답했습니다.
“크리스틴은 제가 수학에 대해 말할 때 좋아한적이 없어요,
제가 이상하다고도 말했어요.”

 

 

“그리고, 제 예상이 정답인지도 보고싶었어요.”

.

.

.

The End

 

났다. 짬 조금. 그래서 했다. 급한 번역!

하고나니 고른 시간이 번역시간보다 더 걸리네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7개의 댓글

2020.06.23

수포자라살았따

0
2020.06.23
@크알못

수포자는 에단이 안살려줍니다

0
2020.06.23

에단쉑 2/7면 사실상 틀린거 아니냐

2
@잡고싶은허리

그러네?

0
@이상하면치과가야지

작가가 수포자 인가봐

3
2020.06.24
@잡고싶은허리

ㅋㅋㅋㅋㅋ 그러네 ㅋㅋㅋㅋㅋ

0
2020.06.24

일주일중에 화요일 수요일이라서 2/7이라고 한거? 몰입 확깨지네

2
2020.06.24
@눈팅용

천재가 아니라 그냥 구몬답지 가지고있는 앤가..

1
2020.06.24

갑자기 제안할게 생겼는데 그 개붕이가 글쓰고 있는거 항상 잘보고있어 ASMR올리는 그분이랑 같이 협업 해보는건 어때?

 

그분 유튜브도 봤는데 목소리도 좋으시고 내용을 맛깔나게 풀어나가시더라고? 난 꼭 둘이 협업하면 좋을거같다

1
2020.06.24
@거엉빵

너 그 양반 부계냐? 번역글 다 찾아봤는 데 니가 여기서 댓글단게 그 년차ASMR 유튜버 구독할테니 링크 달라는 거랑 협업 제안하는 거 빆에 없네.

2
2020.06.24
@므르므즈

아닌디 난 진짜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서 그런거제

1
2020.06.24
@므르므즈

나 가입일 보면 가입한지 오래된것도 아니고 나는 그냥 순수하게 둘이 같이하면 괜찮을거같다 싶어서... 불편했다면 미안하고

2
2020.06.25
@므르므즈

힝 오해에유 ㅠㅜ 전 재밌는 괴담을 좋아하는 개붕이일 뿐입니다. 전 지금처럼 작업해주신 괴담. 제가 녹음할수있게 허락만 해주시는걸루 충분히 만족해요 ♡♡

암튼 오늘 괴담도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
2020.06.24
@거엉빵

제가 프로가 아니라서 ㅋㅋㅋ

협업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제 짧은 번역실력이 부끄럽네유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
2020.06.26

부루마블예견하는샛기가 고작 한다는게 2/7 억ㅋㅋㅋㅋ

0
2020.06.26
@깐프

구체적인 수치 말안했음 더 있어보였을듯

0

너 대단한 아이구나....죽을때까지 수학만 풀도록!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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