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군생활동안 선임 4명이 전입 온 썰

서론

 

본인은 5사단 직할대대출신이고 13군번임.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간단간단하게나마 본인이 겪었던 썰을 풀겠음.

 

우리 대대는 본부중대를 포함해 총 3개의 중대가 있었는데 본인은 본부중대였음.

 

보통 일반 연대 예하에 있는 대대는 최대인원이 100명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직할대이기도 하고 특히나 본부중대라서 인원이 30명 정도였고 적을 땐 30명도 안 됐었음.

 

그리고 인원이 적은 특성상 서로서로 잘 알고 다들 웬만하면 친하게 지냈었음.

 

그런데 본부중대는 하는 일이 인사, 군수, 작전, 취사 등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대대의 주 업무와는 다르게 몸이 편하거나(행정) 혹은 단순한(취사) 보직이 많이 분포되어있었음.

 

그렇기 때문에 우리 본부중대는 일명 관심병사나 문제병사들을 쓰레기통으로 버리듯 전입시켜버리는 짬통으로 쓰이기도 했었음. 대대 내에서는 물론이고 5사단 내에서도...

 

(물론 그게 아니라도 부조리 등 문제를 일으킨 병사는 다른 중대, 혹은 일이 크다면 다른 부대로 보내버리는 전통은 어느 부대에서나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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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첫 번째 선임 A의 전입은 내가 막 이등병으로 전입해왔을 때 일어났음.

 

이 선임은 옆 중대 사람이었고 나랑 군번이 5개월 정도 차이가 났었던 것 같음.

 

당시에 나도 전입 온 지 얼마 안 됐었고 부대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잘 몰라서 당시엔 무슨 일로 우리 중대로 온 지 몰랐는데 나중에 친해지고 나니까 A가 직접 얘기해줬음.

 

그 중대에 A의 후임이 (A보다 2달인가 3달 후임이었던걸로 기억함)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있었던 사람이었음. (이 사람을 Z라고 칭하겠음)

 

내가 듣기로는 정신분열증 비슷하게 있었던걸로 앎.

 

본인이 대대 관련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대대 간부들 얘기 오가는 걸 들은 것도 있고대대 병사들 인적사항 기본적인 것들은 볼 수가 있어서 봤었는데

 

얼굴 생김새도 딱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으로 보였음(장애인에 대한 나쁜 편견은 절대 아님)

 

내 선임 중 한명도 예전에 얘기해줬음.

 

이 정신분열증 있는 아저씨가 자기랑 같은 군번이라서 대대에 전입올 때 같이 왔었는데

 

전입 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자기 행정반을 못 찾아서 자신한테 물어봤었다는거임...

 

대대가 단일 건물이고 자 형태로 층수도 3개라서 길 헤맬 일도 전혀 없었음.

 

아무튼 A는 키가 좀 작긴 했는데 깡도 있고 (사실 가오도 좀 있긴 있었던 것 같음) 자신 만의 규율이란게 있어서 그거 벗어나면 칼같이 갈구고 잘해줄 땐 잘해주는 사람이었음.

 

그런데 어느날 일과가 끝난 저녁에 A가 씻으려고 세면실에 가는데 Z가 수건을 목에 걸치고 나오는 걸 봤다고 함. A 성격상 이거는 절대 지나갈 일이 아니었음.

 

그래서 AZ를 불러서 너 목에 수건 걸고 있는거 내려라라고 했었음.

 

그런데 Z가 그걸 잘 못 알아들었는지 가만히 서있었다고 함.

 

A가 다시 수건을 내리라고 했는데도 멀뚱히 서 있길래

 

A가 빡쳐서 바로 턱주가리 날려버리려고 하다가 수건을 주먹에 감고 아굴창 날려버렸다고 함.

 

이 일로 A는 만창을 갔다와서 우리 중대에 오게 됐음.

 

이 말을 듣고 살짝 쫄긴 했었음. (본인은 초등학생때 좀 맞아본 적이 있기에 이런거 좀 무서워함 ㅎㅎ)

 

그래도 잘 하는건 잘 한다고 해주고 못 하는건 못 한다고 확실하게 갈구던 사람이라 처음에는 무섭고 싫었던 사람이었는데 계속 지내다보니 이런 사람이 그래도 괜찮긴 하구나 싶었음.

 

그리고 안타까운게 A가 병장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새벽에 청원휴가 바로 나갔다가 며칠 뒤에 왔었음.

 

물론 A는 전혀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는 기색 없이 나 이런 걸로 존나 슬퍼할 거 같냐? 아무렇지도 않다이런 식으로 말했던게 기억나고, 이후 아무 문제 없이 지내다가 전역하긴 했는데...

 

진짜로 강인한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가오가 존나 쎘던 사람인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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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GOP 연대에 있다가 내부고발자로 우리 중대로 전입 온 선임이 있었음.

 

내가 거의 일병 초~꺾였을 때였던 것 같음.

 

이 사람은 나보다 3개월 선임이었음. (이 사람은 B라고 칭하겠음)

 

이 사람 썰도 좀 레전드인데, 살면서 똘끼가 가장 쎘던 사람을 고르라면 난 이 사람을 꼽을 것 같음.

 

이 사람의 군생활 목표는 재미있게였음.

 

사회에서도 해당 목표와 부합하는(?)일을 하고 왔었다고 함 (직업 밝히면 내가 너무 특정될 것 같아서 스킵)

 

그 선임이 거의 상병 초 쯤부터 후임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별 또라이짓을 다 했었음.

 

첫 번째로는 B가 후임들한테 자기가 부를 땐 관등성명하지 말고 냔냐?’ 라고 대답하라고 했음.

 

두 번째로는 막사 내에서 다닐때도 갑자기 적 포탄 낙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포복을 하라고 함.

 

웃긴게 우리한테만 시킨게 아니고 지가 먼저 엎드려서 낮은 포복으로 싸지방까지 가는 미친놈이었음.

 

세 번째로는 이게 가장 위험했던 건데, 12~13년도에 군생활 했던 분들이라면 알거임.

 

이때가 국방부가 성군기 근절하기에 상당히 신경쓰던 때였음.

 

그래서 병영생활 행동강령에도 성군기 위반 하지 말라는 내용도 추가된 걸로 앎.

 

아무튼 B는 장난을 워낙 좋아해서 어떤 짓을 했냐면 후임들 이마에 뽀뽀하고 튀기 or 볼 핥고 튀기 등을 존나게 좋아했다.

 

처음엔 게이인가 싶었는데 게이는 아니었던 걸로 앎. 물론 후임들은 쓸데없이 갈구고 지랄하는 선임보다 얘가 나았지만, 문제는 갈수록 수위가 심해졌음.

 

예전에는 B랑 내가 둘이서만 샤워실에 있던 적이 있는데 얘가 장난으로 내 엉덩이는 말랑한데 니꺼는 말랑하나 이런 식으로 나와서 기겁한 적이 있었음 ㅋㅋ

 

아무튼 심각성을 인지한 후임들이 마음의 편지로 1차 공격을 가했지만 중대장이 막았음.

 

대신 B를 불러서 경고를 하고 진술서를 쓰게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B는 그런걸로 정신을 차릴 놈이 아니었다.

 

그 후에도 B2, 3차로 마음의 편지에 찔렸지만 행보관과 대대장이 막았다.

 

결국 사단 기무부대에서 감찰이 왔을 때 마지막 4차 공격이 진행되었고 결국 B는 만창을 갔다 오고 옆 중대로 갔다.

 

그 이후에도 B는 도라이 짓을 멈추지 않고 우리 중대로 와서 아저씨~ 아저씨들 왜 저 찔렀어요~?’, ‘나 누가 나 찌른지 다 알고 있는뎀?’ 이런 식으로 꼬장을 피우다가 전역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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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얘도 GOP 연대에서 전입온 사람인데, C라고 칭하겠음.

 

C는 나보다 6개월 선임이었던 걸로 알고 있음.

 

얘는 진짜로 만화에서 보는 관심병사 딱 그거랑 맞다고 보면 될 것 같음.

 

간부하고 인사과 선임한테 들었는데 CGOP생활을 하다가 도저히 못하겠던 모양이었는지 꾀병도 존나 부리고 매일 의무대에 갔었다고 함.

 

그래도 GOP에서 계속 생활해야하는건 달라지지 않으니 얘가 미쳤는지 어느 날 의무대에 가서 의무관 멱살 잡고 이대로 가면 자신이 죽을 것 같다고 살려달라고 별 지랄을 다 했다고 함.

 

아무튼 내가 아는 얘기는 이건데 영창을 두 번 갔다 왔다고 함. 20몇일인가 갔다 왔고 부적격 판정을 받아서 우리 부대에 오게 됐다고 함.

 

진짜 만화에서나 보던 그 관심병사들의 특징이 얘한테 모두 보였음.

 

작업 시키면 지는 어디서 조용히 숨어서 뺑끼치고 있고,

 

지보다 높은 선임 없으면 후임들한테 은근히 자기 선임인거 티내면서 뺑끼치고

 

훈련 주만 되면 갑자기 허리 아프다고 하고 행군 못하겠다고 뺑끼치고

 

평소에 눈빛도 흐리멍텅하고 삶에 목적이 없는 것 같았음.

 

진짜진짜 어이가 없는 건 얘가 휴가 나갔다 왔다가 갑자기 여자친구 생겼다고 한 거.

 

사실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행보관이 그 말 듣고 지은 표정이 아직도 기억남. 어이상실한 표정.

 

아무튼 얘는 지 나름대로 부대원들하고 잘 지내고 싶어서 노력한 것 같긴한데, 딱 그거였음. 개붕이가 맘에 드는 여자한테 호감 얻고 싶어서 억지로 잘해주고 계속 부담주고 그런 식.

결국에는 부대원들은 얘 은근히 피해다니고 그러다가 전역함.

 

아무튼 여러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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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가 상병 꺾였을 때 쯤에 전입 온 선임이 있음. 이사람을 D라고 칭하겠음

 

이거도 생각해보면 약간 웃긴데 앞서 언급했던 A하고 같은 중대 동기였고 DA와 마찬가지로 후임 폭행 가해자로서 우리 중대로 전입 옴.

 

얘는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헬창이었음. 말수는 적었지만 전체적인 몸은 좀 호리호리한데 매일매일 체단실에 가서 운동 열심히해서 복근도 있고 피지컬 쩌는 사람이었음.

 

후임 폭행 가해자로 영창 갔다가 온 선임2라서 이번에도 사실 좀 쫄긴 했었음.

 

그런데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지내보니 얘도 폭력성 관련된 문제가 전혀 없어서(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신기했음.

 

사실 내가 상꺾이라도 얘는 나보다 5개월 선임인데, 같이 지내면서 내가 후임으로서 장난같은거 좀 아슬아슬하게 치고 그랬는데 존나 잘 받아주고 그랬었기 때문에 더더욱 후임을 팼다는게 이해가 안 갔음.

 

다만 얘도 A랑 좀 비슷하게, 활발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뭔가 조용하고, 찌질하고, 약간 모자라보이는 애들을 존나 싫어하는 것 같았음.

 

그리고 D가 했던 한 마디를 듣고 아 얘가 이렇게 생각해서 그렇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싶었음.

 

어느날 생활관에서 TV를 같이 본 적 있었는데, 거기에 학교폭력 피해자 관련된 뉴스가 나왔었음.

 

거기에 대고 대뜸 D저거는 괴롭힘 당하는 애가 문제 아닌가? 지가 존나 때리고 싶게 생겼겠지이런 말을 했었음.

 

그리고 진짜 사나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그 신병짤. 그거 보고도 아 씨발 존나 때리고 싶게 생겼네 ㅋㅋㅋ이런 식으로 얘기 했었음.

 

그런데 그거 말고는 다른 사람이랑 너무 잘 지내서 나랑 다른 사람이 참 많구나 싶었다.

 

이 선임도 그렇게 있다가 전역 잘 함.

 

 

 

 

갑자기 삘 받아서 적은거라 잘 안 읽힐 수도 있는데, 어쨌든 군생활하면서 선임이 4번이나 전입 온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같이 공유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적어봤습니다.

12개의 댓글

2020.05.28

4명? 20명정도 받아봄 일병초 모사단 해체로 중대에 열댓명 증가 후임 없었음 일꺽 타 대대 찔린놈 2명 상초 타 중대 전출 1명 병초 옆 사단 해채로 1명 받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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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닉내놔

굼벵이앞에서 주름을 잡아버렸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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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여자친구생기면탈퇴할거다

그 전입으로 to 다 잡아먹혀서 막내생활 오지게 길었음

... 나도 연본이었고 중대뽀급이라 부사수 말출 1달전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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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닉내놔

아이고.... 고생 많이 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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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군생활할때 대대에서 포병대대에 있는 모든 보직을 다 돌아다닌 개 폐급 생각나네

알파 포수, 본부 행정,취사,통신,브라보 사수, 다시 본부 측지 등으로 돌다가 독립포대였던 우리 차리로 떨어져서 잡포수 시켰는데 군종달고 폐급으로 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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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의고양이

저기 C도 본부행정, 작업, 예초, 취사지원 등등 온갖 잡다한거 하다가 전역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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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나도 본부중대 출신인데 타중대에서 전입온 사람 좀 있었음 근데 대부분 거기 생활이 안맞아서 그런건지 와서는 잘 지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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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해군 육상근무자들한테는 폭탄 떨어지는게 그냥 일상인데.... 막내생활 7개월에 폭탄은 상꺾 직전까지 맞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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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첫 번째로는 B가 후임들한테 자기가 부를 땐 관등성명하지 말고 ‘냔냐?’ 라고 대답하라고 했음.

 

두 번째로는 막사 내에서 다닐때도 갑자기 ‘적 포탄 낙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포복을 하라고 함.

 

이새끼 개웃기네 ㅆㅂ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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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째 쏠로

이거땜에 다른 선임이 그렇게 대답하는 후임 존나 갈궜었음 ㅋㅋ 아무리 선임이 시킨다해서 하냐고 군대 놀러왔냐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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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군대 만화 그리는 애한테 제보좀 ㅋㅋㅋ 만화로 보면 더 재밌겠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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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보단소소한약잼

만화로 그리면 가장 재미있겠다 싶은거 하나 한 달 전인가 제보했었는데 아직도 2019년에 제보 받은거 그리고 있더라... ㅠㅠ 그래서 그냥 시간날때마다 여기에 업로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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