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생일, 종말에서 살아남는 10가지 간단한 법칙

Birthday Girl

 

"좋은 아침, 귀염둥이! 일어날 시간이에요!"

 

눈을 뜨면 간호사 주디가 보인다.  침대에 앉아 잠옷 소매를 걷으면 아침 주사가 기다린다. 피부 아래를 파고드는 바늘과 핏줄을 타고 흐르는 약물이 느껴진다. 

 

간호사는 활짝 웃는다. "착하네! 이제 식당 가서 친구들이랑 아침 먹어도 돼요!"

 

친구들... 여긴 아무도 없다. 친구들은 60마일이나 떨어져있다. 삶을 즐기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잔치를 벌이며 놀고 있겠지. 적어도 정신병동에서 청춘을 보내진 않을 거다.

 

부모님이 날 여기 처박았다. 학교에서 발작한 뒤였다. 정신을 잃고 뭔가 멍청한 짓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이젠 모든 게 쓸모없어보인다...

 

더러운 노라의 방을 지난다. 그년의 비명은 견딜 수 없을 지경이다. 밑도 끝도 없이 "켈리! 제나!"하고 소리 지르는 꼴이라니. 그 이름들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지. 의사 둘이 진정제를 들고 방으로 달려간다.

 

이곳은 노라 같은 인간들로 득시글거린다. 난 여기 있어선 안 되는데.

 

식당에 들어서자 "서프라이즈!" 하는 소리가 들린다. 주위를 보니 다른 환자들이 양초가 꽂힌 케이크 주위에 모여있다. 1이랑 7... 그리고 "생일 축하해 로빈!'하는 팻말까지. 그래, 오늘이 내 17번째 생일이었지. 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억지 웃음을 지으며 초를 불었다. 

 

케이크는 비누, 혹은 감기 시럽 같은 맛이 났다.

 

아무도 안 보고 있을 때 양초 둘을 주머니에 숨겼다. 이게 오늘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겠지. 

 

방으로 가는 길에 간호사 하나를 불러세워 부모님이 언제 날 보러 오냐고 물었다. 간호사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대답도 않고 가버렸다.

 

쌍년

 

침대에 누워 팔을 쭉 뻗고 손을 봤다. 이상하군... 정말 이상해... 지랄맞게 이상해... 약물의 부작용인가?

 

간호사 주디가 사색을 방해했다. 오후에 먹을 약들을 들고 들이닥친 것이다. 

 

"오늘 어때요? 깜짝 파티 마음에 들었어요?" 그녀는 짜증날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래, 오늘이 날인 줄 모르고 있었지 뭐야."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말한다. "걱정하지 마요 달링. 모두한테 일어나는 일이니까."

 

손을 잡았을 때, 그녀에게 내 피부가 이상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주디는 연민어린 시선으로 쳐다보더니 "연세에 비하면 평범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날 놀리는 건가? 이만 하면 충분해.

 

"난 겨우 17살이라고!"

 

"다른 애들 손이 이꼬라진 건 못봤단 말이야! 보라고!"

 

주머니에서 양초를 꺼내 문지르다시피 간호사의 얼굴에 쑤셔댔다. 

 

"보여? 하나하고 일곱! 십칠!" 난 악을 썼다. 

 

주디는 내 떨리는 손에 들린 양초를 부드럽게 채어갔다.

 

"로빈, 십칠이 아니에요. 바른 순서로 놔야죠. 여기, 칠하고, 하나요."

 

...칠십일. 

 

10 Simple Rules For Surviving The Apocalypse

 

1. 즉시 산소 마스크를 찾아라. 공기 속엔 물질들이 있다. 화분처럼 작고 미세한 것들이 떠다니며 입이나 코로 몸에 침투할 수 있다. 만일 밖에 나가서 솜사탕처럼 달콤한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면 이미 늦었다. 당신의 폐는 액체화되는 중이다. 천천히, 세포 하나하나. 안됐군.

 

2. 흐르는 물만 마셔라. 정수 유닛을 갖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절대 연못이나 호수에서 물을 긷지 마라. 시체 때문이 아니다. 반-시체 때문이다. 그놈들은 한 번에 수개월을 물 밑에서 지낼 수 있다. 멋모르는 놈들을 기다리면서.

 

3. 정착지에서 떨어져라. 어중간하게 멀쩡한 정착지는 먹여살릴 식구가 너무 많다. 만일 묻는다면 들어가게는 해주겠지만 머무르게 해주진 않을 것이다. 굶주린 것들이 많으니까.

 

4. 새를 먹지 마라. 이 신종 조류들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타르 같은 냄새가 나는 데다 고기는 식도를 통째로 태워버릴 수 있다. 그냥 통조림이랑 바퀴벌레나 먹어라.

 

5. 밤에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째깍대는 스톱워치 같은 소리가 들린다면 완전히 멈춰선 다음 해가 뜰 때까지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지 않는 한은 그냥 지나쳐 갈 것이다.

 

6. 뇌나 심장을 노리지 마라. 걸을 수 있는 놈이면 다리를 쏘고 길 수 있는 놈이면 팔을 쏴라. 무엇도 그냥 죽어있을 거라 믿지 마라. 그냥 그것들보다 빨리 달릴 수 있기를 빌어라.

 

7. 붉은 염증은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흰 염증은 48시간 내로 뼈까지 썩어들어간다. 환부를 절단하고 상처는 지져라. 적어도 몇 주의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8. 산 자는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만일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있는 곳에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리면 무시해라.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절대로 들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9. 천사들을 보거든 놀라지 마라. 천계에서 내려온 부드러운 빛무리를 보는 건 흔한 일이다. 그냥 시신경에 기생충이 붙었단 것이다. 그걸로 죽지는 않는다. 안에서부터 눈알을 파먹으며 나올 뿐이다.

 

10. 총알 한 발은 자신을 위해 남겨둬라. 여기서 삶을 영위하는 건 용기와 고난을 동반한다. 하지만 결국은 지칠 것이다. 종말이 찾아온 뒤엔 무슨 일을 하건, 살아있는 것이 최악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때까진,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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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day girl -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dfm9xz/birthday_girl/

 

10 rules - https://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c9xj8f/10_simple_rules_for_surviving_the_apocalypse/

7개의 댓글

2020.02.22

재미있네

0
2020.02.22

이런 외국어 번역문체 좋아

0

Scp 번역 문서보는거 같네

0
2020.02.22

도대체 어떤식으로 멸망했길래 저난리야

0
2020.02.22
@미스터글래스

버드박스 느낌남

0
2020.02.22

와 너 레딧 번역 접었나 했는데 돌아왔구 태식이

0
2020.02.26

번역 로치보다 니가 매끄럽네

로치가 자기 블로그에 몇달전에 하긴 했지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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