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재미없는 기초소재 이야기

 

 이전글(https://www.dogdrip.net/216081974)

 

 이번 일본의 소재 제재로 인해 개붕이들의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진거 같아서 갓직히 기쁘다.

 이길로 들어오려는 청년들이 보이는것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조금 위험한 분위기라서 놀랐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과니까 침착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볼수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뭘 하면 좋을까 ~ 싶다가 반도체에 들어가는 수십가지 소재! 

 그 소재중에 단 하나! 단 하나! 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써 연구는 무엇인지.. 

 한국에서 하는 연구의 어려움이나 현실은 무엇인지 

 회사의 기밀은 최대한 빼고 어려운 이야기 빼고 빵에 비유해서 단촐하게 설명해보려고한다.

 

 

SAM_1834.jpg

 

 일단 빵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밀가루를 반죽하고, 그 반죽한 밀가루를 발효시키고, 그 발효시킨걸 다시 적당한 온도에 구우면 빵이 된다고

 

 우리는 대략적으로 알고있다.

 

 기초소재는 일단 밀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2019021101005_0.jpg

 

 연구의 기본은 언제나 미분 즉 잘게 쪼개기이다.

 다행히도 선혈이 낭자한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돈) 덕분에

 밀가루는 어찌저찌 선진국으로부터 가져왔다. 

 

 그러면 이게 어떤 밀가루인지는 어떻게 알아야될까 ?

 측정장치를 가져와서 밀가루인지를 보면된다. 어떤 밀로 만든 밀가루인지 먹어도 되는 건지, 시멘트가루는 아닌지 반죽하기에 너무작은지 너무 큰지..

 

 그러면 그 측정장치는 어떻게 만들까 ?

 답은 간단하다 선진국에 가서 수입해오면된다. 

 

 그다음은 반죽할 차례이다. 

 

 물을 너무 많이넣으면 ~ 빵이아니라 수프가 되어버릴꺼고, 물을 너무 적게넣으면 돌빵이될꺼다. 

 이건 인력을 갈갈해서 해결해볼수 있는 문제다.

 cc단위로 계산해서 밀가루 100 가루당 1cc씩 넣으면서 시도해보면 된다.

 

 근데 이 과정속에서 밀가루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욕을 먹고 빨리 빵을 만들어내라고 아우성치는 손님이 있을수도있다. 

 혹은 그냥 한국,중국식으로 옛날에 물을 넣어본 기술자를 비싼돈주고 데려와서 물넣게 시킬수도 있다.

 

 무슨 물을 넣을지도 매우 중요하지만 빵이니까 그냥 물을 넣으면 된다고 치고 넘어가자.

 

 

 

11742D134BF76CD39A.jpg

 

그다음은 발효다. 발효제를 넣고 뭐가될까 열심히 기다리다보면

 

술이 나올수도 있고 좋은 빵반죽이 나올수도 있다.

 

그러면 그 발효제는 무엇을 넣어야될까 ?

간단하다. 선진국에 가서 사오면된다. 걔들 나라는 이미 발효제에 들어가는 균들까지 싹다 연구가 끝나서 잘 배합해서 믹싱해서 팔고있다. 

얼만큼 넣어야 될지만 연구하면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인력을 갈갈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마찬가지로 선진국에서 사온 발효제를 cc단위로 넣어보고 온도를 넣고 조도와 습도를 조절해가면서 발효가 되는 과정을 연구하면 된다. 

 그러면 개붕쿤은 교수님의 잔소리를 들으며 온도를 조절하고 데이터를 기록하고 조도와 습도도 똑같은 과정으로 기록하고 

 다시 이걸 변수로 묶어서 또해보고 또해보다보면 결국 최적의 발효제의 양과 온도 조도 습도까지 알게된다. 

 

 

피자화덕pz-600.jpg

 그다음은 화덕이다. 

 아쉽게도 아직은 화덕을 만들수가 없다. 이것도 그냥 선진국에서 사오도록 하자.

 

 선진국에서 사온 좋은 화덕에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가며 굽는다. 온도 단위는 최대한 미세하게 조절하고, 시간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얼만큼 잘했느냐가 빵과 숯을 결정짓게 되니까 최대한 인력을 갈갈해가며 시간을 많이들여서 하면 된다.  

 

 자 이렇게 해서 빵이 완성됬다! 

 

 이제 잘 팔면된다. 남들보다 싸게.. 남들보다 먹음직스러워보이게.. 

 

 굵은것은 지금까지 한국이 잘해온것이고

 삼성이 자랑하는 만명의 박사들은 이런일을 하고있다. 

 레시피를 잘 쌓아서 맛있게 만들어서 잘파는일도 물론 굉장히 중요하다 ! (삼성최고!)

 

 그렇지만 여기서 필요한 기초소재인 밀가루,측정기,발효제,물,화덕등은 아직까진 선진국에서 모두 사와야 하는것이다.

 밀가루가 없어도 빵이 될수없고, 발효제가 바뀌면 지금까지 만들어온 빵 레시피가 모두 날아간다.

 그렇다고 물도 소홀히 할수없고, 써보지 못했던 화덕을 사용해서 지금처럼 만들수도 없다.  

 

 밀가루들도 어떻게 쪼갤지, 어떻게 합칠지, 수분을 어떻게 유지할지

 발효제도 무슨균을 섞을지, 어떤온도를 유지할지, 어떻게 배합할지

 물도 어디서 퍼올지, 어떻게 정수할지.....

 

 연구의 길로 들어오려는 학생들은 결국 저렇게 미세하게 조절해가며 결과를 쌓아가며 너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너만의 레시피가 나오는게 수십년이 걸릴수도 있다는건 함정

25개의 댓글

2019.07.09

업계가 모래성이었네

0
2019.07.09
@칭찬해

이래서 기초소재 중요하다~ 기초소재 중요하다 ~ 말만하지

0

???

반도체 이야기하다가 왠 빵이야기?

나만 이해못하는건가

0
2019.07.09
@비상금$€£¥₩

미안하다 https://www.dogdrip.net/216081974

0
2019.07.12
@비상금$€£¥₩

손쉽게 풀어서 예를 들어서 적어 줬더니 이걸 이해를 못하네...

0
2019.07.09

어..... 실무 나가도 결국 하는건 연구실 노예 비슷한 건가?

0
2019.07.09
@먀야

R&D는 거기서 거기다 ~

0
2019.07.09

노하우가 존나 중요함 ㅋㅋ 우리도 단순하게 emc에 쓰이는 재료가지고 방열성 높이고 그러는데 기포 없앨려고 존나 고생하다 답 찾암

0
2019.07.09
@Olivia

노하우도 중요하고 뭐하나 안중요한 요소가 없지만 기초소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나이먹을수록 든다.

0
2019.07.09

재미없다

0
2019.07.09
@미스터꿀

죄송합니다 ㅠㅠ

0
2019.07.09

하지만 높으신 분들은 당장 눈 앞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그거 돈 돼?" 이 지랄

0
2019.07.09
@2a9qo3vm3

탈한국한 이유 1

0
2019.07.09

예전에 숄더 파우더 공장 일한적 있었는대 과장새끼가 자기눈에 thf? 그거 하도 많이 튀어서 눈 한쪽이 실명직전이라고 자랑하는거 보고 관뒀는대 ㅋㅋ

0
2019.07.11
@관자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장분들 화이팅입니다 !

0
2019.07.10

우효오오 선진국 쵸 대단하자나이카

0
2019.07.10

첫문단 안읽고 봤다가 얘는 뭔 빵을 이렇게 어렵게 만들지? 했네

0
2019.07.11

재료공학과 대학원생들이 이런거하는건가

0
2019.07.11
@다시살기

화공 전자공 재료공 모두 다 합니더 ㅠㅠ

0
2019.07.12

기초소재라길래 석유화학 얘긴줄 알고 헐레벌떡

0
2019.07.12

일본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계사 다니고있는데 솔직히 한국 거래처들 답답할때가 그지없음, 기초적인 전기 전자 지식 1도 없고 지내가 쓰는 장비 어째쓰는지도 모르는애들이 태반임 ㄹㅇ 이업계 들어와서 아니 시발 이래서 삼성은 어떻게 탑 먹은건가 싶고 일본인 엔지니어랑 같이 현장들어가면 삼성애들 고객사 애들 와가지고 입벌리고 이게뭐양 이러면서 구경하고 있음 아니 시발 니네 챔버라고 우리거 아니라고;;

2
2019.07.14

빵 만들줄 알고있다보니까 무슨 말인지 확 와닿네

우리도 만약 빵 제조법, 기계, 기술등을 하나도 모른다면 딱 저런 상황이 놓이는거지 물론 반도체보다 엄청 쉽겠지만

1
2019.07.16

우리나라 산업의 자화상이라는게 가장큰 문제지만 저걸 다져가면서 실제로 행한 현대차 같은 회사도 있다. 물론 욕은 많이 쳐먹는데, 걔네는 병적으로 수직계열화 추구해서 거의 대부분의 부품을 자기네들이 찍어냄. 자동차 산업 초장때 기술없어서 드러운꼴은 다보고댕겨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삼성 하닉도 빠른길로 가서 호황 거쳐서 꿀 빨았으니 다시 재투자해야지. 어느나라건 물량이 종속되는건 답없다는걸 이번 사태에서 명확하게 보여준거홓

1
2019.07.19

기초소재라면서 뭔 다 사오기만하냐

0

글 참 잘 적었다. 항상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부분이 원천기술이 없는 사상누각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언제 무너질지 모를까 걱정됨.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08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9 FishAndMaps 7 1 일 전
12407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2 지나가는김개붕 0 1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2 일 전
12405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29 Mtrap 8 2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3 3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0 Mtrap 13 2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19 3 일 전
12401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0 1 일 전
1240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3 일 전
12399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1 4 일 전
12398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6 LinkedList 9 4 일 전
12397 [역사] 미지에의 동경을 그린 만화 8 식별불해 5 7 일 전
1239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7 일 전
12395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8 일 전
12394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7 8 일 전
12393 [기타 지식] 모던 클래식의 현재를 제시한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4 지나가는김개붕 2 9 일 전
1239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3 9 일 전
1239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4 10 일 전
12390 [기타 지식] 브라질에서 이 칵테일을 다른 술로 만들면 불법이다, 카이피... 5 지나가는김개붕 1 10 일 전
12389 [기타 지식] 럼, 라임, 설탕 그리고 다이키리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 2 지나가는김개붕 6 11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