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나타나진 않았다

이전 글 다음에 반년이 넘어서야 다시금 글을 써보게 될줄은 몰랐다 

 

좀 더 자주 글을 쓰겠지 싶었는데 일에 치여서 살던중 대략 7개월 사이에 일어났던 사건을 한번 써보려 한다

 

가급적이면 4부작으로 나누는 뻘짓 말고 이번 한큐에 다 써보는 식으로 ㅋㅋㅋ

 

 

 

 

이전에도 서술했지만 난 귀신 및 특수한 영적 상황을 겪는 것과 보고싶어 하는 사람중에 하나다 단지 여태 살며 한번도 못봤다는게 아쉬운 일이고

 

그래도 꼭 이런 사람들 주변으로는 귀신을 모옵시 잘 보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미스테리 중 하나인 것 같다

 

아는 녀석중 하나는 특수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고질병 '심신미약'이 아닌 그냥 누가봐도 정말 '심신미약' 인 녀석이었다

 

덩치라는 단어는 사치일 정도로 몹시 마르며 키 또한 작았기에 녀석은 담대함 또는 자신감 같은건 찾아볼 수 없는 몰골과 겁 많은 성격의 소유자

 

하지만 녀석이 싫지 않은 이유는 본인이 가진 문제점을 바로 알고 고치려는 태도와 평상시 마음가짐이 굉장한 사람으로 보이게 해주었기에

 

외모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녀석과 친해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결속력을 다져 오늘의 관계가 완성되었으리라 믿는다

 

시간이 꽤 흘러서 '오늘도 너의 못생김은 괜찮니'라는  안부를 물을 수 있을때 지금부터 쓸 사건이 생긴거 같다

 

평상시 굉장한 쫄보임을 안 나는 녀석에게 잘 때는 안무섭냐 밤에는 어찌 돌아다니냐 라고 물었을때 녀석이 우울한 표정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일이 굉장히 늦게 끝나는 녀석은 항상 새벽 시간대에 귀가하는게 일상이었는데 집에 들어가고 나면 항상 이상한 소리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얘기했다

 

집안에서 들리는 소음이야 뭐 여러가지 요인도 있고 집 짓는 당시에 날림 공사로 내부에서 뭔 소리가 날 수 있기에 여러 이야기를 해줬다

 

현재 내가 지내는 집에서 또한 정말 별의 별 소리며 하다못해 옆집 아랫집 말소리를 집중하면 들을 수 있었기에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중

 

혹시.. 라는 생각이 들어 녀석의 집을 한번 보고싶어졌고 곧장 한번 놀러가겠다 라고 얘기하니 활짝 피는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흘러 녀석의 집에 어느 토요일 저녁즈음 놀러가게 되었다

 

술이라도 사갈까 했지만 나는 술을 즐겨하지 않았고 녀석은 먹는 약이 원체 많은터라 술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편의점에 들러 담배 한갑 살겸 과자와 음료수만 사들고 네이버 지도로 주소를 확인한뒤 집 앞에 도착을 했다

 

둘러본 외관은 누가봐도 평범한 원룸건물 게다가 딱히 오래되어 보이지도 않는 그저그런 정말 평범 그 자체였다

 

드디어 당도한 녀석의 집 안은 사내놈이 지낸다기엔 생각보다 깔끔한 상태와 더불어 눈에 보이는 컴퓨터 두대

 

게임이나 한판 하자며 곧장 의자를 챙겨 앉고 둘이 신나게 오버워치만 새벽까지 했던거 같다

 

이야기나 하며 보낼까 했던 계획과는 달리 게임만 줄창한 결과 비루한 체력의 둘은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이야기나 좀 하자 하고 드러누웠다

 

누운지 얼마 지나지않아 나는 잠이 들었고 졸도하듯 잠든 나는 녀석이 깨우는 통에 억지로 눈을 떠야만했다

 

한번 잠들면 잘 깨지도 않고 어지간한 소음에는 그냥 잠드는 체질이라 녀석이 흔들어 깨운것 같다 몹시 처진 상태로 왜그러냐 물었다

 

어두워서 녀석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딱 듣기에도 겁에 질린듯한 목소리로 지금 이 소리가 안들리냐고 얘기했다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였지만 정말 고요함 그 자체였기에 감정과 영혼도 없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다시금 자려고 누웠지만 녀석은 곧장 이 소리가 왜 안들리면서 또 나를 일으켜 세웠다

 

한숨을 내쉬며 마치 공포영화 클리셰처럼 난 불을 키고 이곳저곳 살피기 시작했다 

 

고요함 속에 거실불이 켜지고 가만히 서서 소리에 집중하려 했으나 정말 아무것도 들리지 않기에 이내 화장실도 확인하고 현관문도 열어 밖도 봤지만

 

소리는 전혀 내 귀에 들려오지는 않았기에 아직도 그 소리가 들리냐 물었고 녀석은 내가 현관문을 열자 그 소리가 멈췄다고 했다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소리냐고 먼저 물어봤지만 녀석은 그 소리를 이상하게 표현했다

 

마치 두드리는 소리같은데 긁는 소리 같다는.. 정말 그 당시엔 너무 졸렸던 나머지 이게 뭔 개소리인가 싶었다

 

현관문을 열자 소리가 멈췄다니 혹시 누가 현관문을 두드리거나 긁고 있었나 싶었는데 그러기엔 복도 상황은 숨을 곳이 없고 

 

계단 혹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면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야 했는데 아무 소리도 없었다

 

소리에 대해 뭔가 다급하게 이야기하는 녀석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귀신 관련된 일이 아닌 녀석이 혹시 아픈가 하는..

 

녀석은 소름돋는 듯한 혹은 기분 나쁜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 하던중 

 

내 표정을 읽었는지 녀석은 다시 잠을 자는게 좋겠다 이야기했고 나는 이제 소리 안날거야 라는 말을 퉁명스럽게 내뱉으며 잠이 들었다

 

 

 

 

 

오전 10시 즈음 일어나서 새벽에 들렸다고 했던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소리는 시간흐름으로 보면 차츰차츰 바뀌었다는 말이 나왔다

 

처음엔 드르륵 하고 말던 소리가 집에서 뭔가 기어다니는 듯한 소리로도 들렸다가 종이 뭉치가 툭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로도 바뀌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내 곧 소리는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긁는 것도 아닌 이상한 소리로 변했다는 얘기였다

 

그냥 집안에서 나는 소음 혹은 주변 세대에서 들리는 소음일거란 생각과 달리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한 나는 전혀 딴 얘기로 밖에 안들렸다

 

기분 나쁜 얘기일 수 있으나 혹시 네가 예민해져서 혹은 지쳐서 환청 비스무리한게 들리는게 아닐까 아니면 병원에 가보라는 얘기를했지만

 

녀석은 버럭 하며 본인을 지금 정신병자로 몰아가냐면서 화를 냈다

 

화를 낼만한 얘기이기도 했고 싸울 생각은 더더욱 없었기에 좋게좋게 타이르며

 

하는 일이 늦게 끝나 피로한 탓에 생긴 헤프닝인것 같다며 이야기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녀석은 기분이 나빴는지 한동안 보질 못했고 연락 또한 안하는듯해서 그러려니 하며 서서히 그 소리에 관해서 잊혀질때쯤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그 놈이 보낸 장문의 카톡이 한 통 와있었다

 

천천히 내려보니 그간 연락이 안된 기간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내용도 적혀있었다

 

내용 요약을 해보자면 그 소리는 내가 돌아간 뒤에도 계속 들렸고 오랫동안 들어왔던 녀석은 이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에

 

참다참다 새벽에 소리를 막 내질렀었나 보다 그 덕에 옆방 남자와 시비가 붙었고 삿대질이 오가던중 주먹다짐까지 있었다고 했다

 

그 부분을 읽을때 녀석 잘 못 맞았다간 정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겠다 싶었지만 잡생각은 넣어두고 마저 읽었다

 

그리고 의외의 부분이었던건 주먹다짐 후 녀석은 바닥에 앉아서 정말 펑펑 울었고 남자는 씩씩대며 들어갔는데 

 

좀처럼 우는걸 멈추지 않아 옆집 남자가 다시 나와서 왜그러냐 묻기 시작했고 녀석은 혹시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냐고 물었는데  

 

옆집 남자는 아무 소리도 안난다고 하다가 녀석이 계속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자 이야기를 털어놨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옆집 남자가 이 녀석보다 먼저 들어와서 살고 있었는데 녀석이 들은 비슷한 소리가 본인도 계속 들었다고 한다

 

당시엔 녀석이 들어가기 전인데다가 옆 방은 비어있었기에 대체 무슨소린가 싶어 집주인에게도 물었지만 집주인도 그 소리를 못듣고

 

집을 둘러본 결과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옆집 남자도 하루하루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중 녀석이 들어오게 되었고 하루 이틀 지나고선 그 소리가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이게 만약 귀신이 낸 소리라면 한 집에만 머물러야지 왜 갑자기 옆집 들어오니 거기로 옮기냐는 생각이 들었고

 

카톡을 다 읽어본뒤에 녀석에게 전화를 걸자 몇번의 통화음이 들리고 녀석이 전화를 받았다

 

짧다면 짧은 통화였지만 거진 녀석의 일방적인 대화로만 이어졌다

 

자기는 너무 지쳤기에 일도 휴가를 내고 정말 정신적 문제로 인해 이 소리가 본인한테 들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병원도 간다고 얘기했다

 

여기서는 못지낼거 같으니 방은 곧 뺄거라고 얘기하며 휴가 기간동안 부모님 집에 내려가서 지낼테니 당분간은 못볼거란 통화였다

 

별달리 얘기할게 없었던 나로썬 그래 , 응 , 잘 쉬어라 세마디 밖에 말을 못했고 그렇게 일이 마무리 되는줄 알았다

 

오지랖 같지만 방을 빼고 싶다고 막 뺄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 또한 일상을 보냈다

 

요일이 한참 바뀌고 나서 어느 오후날 녀석의 전화가 왔다 생각보다 덤덤한 목소리에 나 또한 덤덤하게 통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통화내용은 나에게 마치 만화에서나 나오는 말풍선에 물음표만 띄우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녀석이 휴가를 간 사이에 옆 남자는 이사를 갔다는 얘기와 방을 뺀다는 얘기에 별거아니라는듯 순순히 오케이를 한 집주인

 

이 두가지가 왜? 라는 의문점을 자아냈다 게다가 내 우려와는 달리 녀석은 병원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마도 녀석은 병원 진료까지 봤으나 이상이 없다고 하니 본인이 예민해서 그럴거라 생각하는듯 보였다

 

녀석은 그대로 다른 곳으로 이사가 잘 지내는듯 보였다 

 

그런데 그 소리는 그 집에서만 나는 소리였을까 아니면 정말 심신미약인 그녀석에게만 찾아온 소리였을까

12개의 댓글

2018.11.13

재밌네 ㅊㅊ

 

나도 그런 영적인거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쫄보라 그런게 전혀 안 보여서 다행인듯.

 

유일하게 겪은게 군대에서 새벽에 탄약고 경계 설때 누가 초소 철계단 올라오는 소리 들어본 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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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Ludrik

읽어줘서 고마워! 이제 내가 보고 경험한 썰은 모두 끝난거같아 ㅠㅠ 난 더 겪어보고 이렇게 글로 옮겨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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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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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Sexkim

이제 기묘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인거같아 ㅠㅠㅠ 다른 장르의 글을 써봐야 할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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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재밌다ㅋㅋㅋ이 글 보고 이전에 작성 했던 글들도 다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이전 글이 더 흥미롭긴 했지만 어쨌든 필력이 좋아서 그런지 다 재밌네ㅋㅋㅋ

 

다른 썰도 더 써주면 좋겠다

 

나도 추천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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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그거 참

재밌게 봐줘서 정말 고맙다! 이제 다른 썰을 써볼까 하는데 어디다 써야할지를 모르겠네.. 필력은 영 똥이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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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개 불편러 미안한데 뒤에를 누구에게도 로 바꾸면 완벽한 제목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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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화이트

글...을.. 좀 더 배워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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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에게 붙었떤 이유는 근처에 붙을만한 사람이 옆집 남자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몸이 허한 친구가 들어오니 친구에게로 넘어간..... 그런게 아닐까 싶은데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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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너구리는너굴너굴

옛말에 정말 기가 약한 사람에게 별 잡것들이 붙는다는게 맞긴 한가봐 ㅋㅋ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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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고 대충 너일거라 생각했다 역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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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키배뜨는족족부모인수분해시키는7렙

제목은.. 나를 나타내는 유-일한 수단!!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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