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휴~ "
겨우 아기를 재운 홍혜화는 거실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의 미간이 갑자기 좁아졌다. 어제 기분 좋게 돌잔치를 끝내고, 잔뜩 취한 남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사실 내가 당신을 속이고 있는 게 3가지 있는데 흐흐. 당신이 만약 그걸 알게 되면 무조건 이혼일걸? 흐흐흐~ ]
어젯밤에는 남편이 그대로 뻗어버려서 물어보지도 못했다. 3가지 비밀이란 게 뭘까? 뭔데 이혼을 당한다고 하는 걸까?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성실하고 착한 사람인데, 왜??
홍혜화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늘 저녁 남편이 퇴근하면 무조건 물어보리라 다짐했다.
" 뭐 3가지 비밀? 그런 거 없어~ "
대충 얼버무리는 남편의 태도는 홍혜화를 더욱 기분 나쁘게 했다.
" 분명히 자기 입으로 그랬잖아! 뭔데? 어? 뭔데 그래! "
홍혜화가 집요하게 파고들자, 남편은 더 잡아뗄 수가 없었다. 대신 진지한 얼굴로,
" 말할 수 없어. 만약 당신이 알게 되면 무조건 이혼하게 될거야. "
" 아 뭐야? "
홍혜화는 더 기분이 나빠져서 계속 쏘아붙였지만, 남편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며칠간 계속 신경이 쓰이던 홍혜화는, 최후의 수단을 썼다.
" 절대 화 안 낼 테니까 말해 봐. "
" 거 참. 그렇게 궁금해? "
" 궁금해서 미치겠어! 절대 화 안 낼게. 이후로는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을게. 좀 알려줘 봐! 부부끼리 속이는 게 어딨어?! "
남편은 굳은 얼굴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하나만 고백할게. 그 외는 안 돼. "
" 하나? 무슨... 아-, 알았으니까 말해봐. "
남편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백했다.
" 사실 나 예전에...결혼식장까지 잡아놓고 파혼한 경험이 있어. "
" 뭐? "
홍혜화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곧,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 뭐야? 그게 다야? 별거도 아닌 걸 무슨 이혼이니 마니~ "
" 그렇게 생각해주면 내가 참 다행이고. "
남편은 안심하는 듯이 웃었다.
" 별거 아니었네. 나머지 두 개는 뭔데? "
" 그건 절대 안 돼! 난 이혼하기 싫거든~ "
" 뭐어? "
남편은 얼른 도망가듯 자리를 피했다. 홍혜화는 인상을 찌푸릴 뿐 쫓아가진 않았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 결혼식장까지 잡아놓고...? "
그런 여자가 있었단 말이지? 양가 부모님까지 다 이야기를 했겠네? 나 만나기 전이면 언제였을까? 뭐 때문에 파혼을 한 거지? 근데 왜 그런 일을 여태 한마디도 안 해준 거야? 시댁 식구들도 좀 그렇네.
" ... "
홍혜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신경이 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날 저녁 식사 때는,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러워졌다.
" 오빠! 파김치 좀 한 번에 집어! "
" 어? 어어. "
그녀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고, 가만히 살피던 남편이 물었다.
" 당신 혹시 화났어? "
" 뭐가? "
" 화났네. "
" 뭐가 화나? "
" 미안해. 그러게 내가 모르는 게 낫다고 했잖아. "
그 말에 울컥한 그녀는, 참지 못하고 음성을 높였다!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런 일을 왜 여태 숨겼어?! 그런 건 결혼 전에 말해주는 게 예의 아니야?! 내가 그렇다고 뭐, 흠잡고 결혼 안 한다느니 뭐 그랬을 것 같아?! "
" 아니아니. 정말 미안해. 내가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 했어. 미안해. "
진심으로 사과하는 남편의 모습은, 그녀를 조금 진정시켰다.
" ...아니야. 오빠 마음이 어땠을진 알겠어. 이해해. 과거가 중요한 거 아니잖아. "
그녀는 자기 입으로 내뱉은 약속이 생각나 화를 죽였다. 될 수 있다면, 이 이야기를 다시 말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 나머지 비밀 두 개는 뭔데? "
궁금했다.
남편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 그건 절대 말해줄 수 없어. 당신이 그걸 알게 되면 난 이혼이야. 절대, 절대로 안 돼. "
" ... "
홍혜화는 머리가 복잡했다.
다음 날, 그 다음 날. 시간이 지날수록 홍혜화는 남편의 비밀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불편했다.
부부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지? 왜 그걸 숨기지? 뭐길래? 믿음이 있다면 숨길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사실 되게 어이없는 일 아닌가 이거? 믿음이 없는 부부관계가 지속될 수 있나?
생각은 점점 불어나, 듣지 않고는 못배길 지경이 되었다.
그녀는 퇴근한 남편을 붙잡아 앉혔다.
"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가 나한테 비밀을 가진다는 게 이해할 수가 없어. "
" 미안해. 절대 말해줄 수 없어. "
" 아 뭔데 그래! 설마, 바람이라도 피운 거야? "
" ...아니야. "
" 도박이야? 빚이야? 혹시 전과라도 있어? "
" 아니. "
" 아 뭔데 그래 진짜! "
홍혜화는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남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 나는 후회하기 싫어.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 "
" 아 그러니까 더 궁금..더 짜증 나잖아! "
폭발하던 홍혜화는 끝내, 남편의 두 손을 맞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 어떤 경우에도 우리 사이가 변할 일은 없을 거야. 우리 아기를 걸고 맹세할게. 그러니까 말해줘 좀 제발. "
" ... "
한참을 고민하던 남편은 어렵게, 정말 어렵게 입을 열었다.
" 당신네 키우던 강아지 봄이... "
" 봄이? "
홍혜화의 눈빛이 흔들렸다. 죽어버린 그 강아지 이름이 왜 나온단 말인가?
" 내 실수였어. "
" 뭐...? "
" 봄이를 쳤던 차가...내 차야. "
" ! "
두 눈을 부릅뜬 홍혜화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남편은 붉어진 눈시울로 말했다.
" 정말 미안해.. 당신에게 말할 수 없었어. 내가 그랬다고..내 실수였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 정말 미안해. "
" ... "
대답 없는 홍혜화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10년을 함께한 봄이였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봄이를 잃어버렸을 때, 그리고 동네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을 때, 얼마나 울었던가? 그게 남편의 실수였다고? 그러면서 그때 나를 그렇게 위로했다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 내가 죽인 개가 봄이라는 걸 알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당신 얼굴이 떠오르고, 장모님 장인어른 처남...후우. 결혼을 앞두고 도저히 말할 용기가 없었어. 내가 정말 나쁜 놈이야. 정말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
" ... "
붉어진 눈에 눈물이 흐른 홍혜화는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러기로 약속을 해서가 아니었다.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였다.
말없이 일어난 홍혜화는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아버렸다. 남편은 뒤쫓지 못했다.
홍혜화는 치가 떨렸다. 남편에게 이렇게까지 화가 난 적이 없었다. 더 끔찍한 건, 남편의 비밀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었다.
봄이를 죽인 걸 숨긴 것보다, 더 심한 게 있다고? 그런 게 정말 있다고? 무서울 지경이었다.
남편의 말이 옳았다. 정말 남편의 말대로 자신은 이혼하자고 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너무 화가 치밀다 못해, 오히려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밤새도록 고민한 그녀는 다음 날, 남편을 붙잡고 정색했다.
" 오빠가 마지막으로 날 속이고 있는 게 뭐야. "
" ... "
남편은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지만, 그녀에게 통하지 않았다.
" 빨리 말해. 뭔데. "
" 말 못 해. "
" 말하라고! "
홍혜화의 언성이 높아지고, 남편은 고개만 숙였다.
이를 악문 홍혜화는,
" 나는 믿을 수 없는 남편이랑 살 자신 없어. 내가 알게 되면 이혼당할 거라고? 말해주지 않아도 이혼할 거야. 빨리 말해. "
남편은 간절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 제발...응? 우리가 지금 사랑하면 되는 거잖아? 난 후회하고 싶지 않아.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 "
" ... "
남편의 마음은 홍혜화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 오빠.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야. 신뢰가 깨지면 그 관계는 지속할 수 없어. 서로 절대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
" 정말 그렇게 생각해? "
" 그래! "
남편은 말없이 홍혜화를 바라보았다.
홍혜화는 강경한 태도로 물었다.
" 말해. 마지막 비밀이 뭔데? "
남편은 괴로운 얼굴로 홍혜화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 그는,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 나 불임이야. "
" ! "
홍혜화의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남편은 말했다.
겨우 아기를 재운 홍혜화는 거실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의 미간이 갑자기 좁아졌다. 어제 기분 좋게 돌잔치를 끝내고, 잔뜩 취한 남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 사실 내가 당신을 속이고 있는 게 3가지 있는데 흐흐. 당신이 만약 그걸 알게 되면 무조건 이혼일걸? 흐흐흐~ ]
어젯밤에는 남편이 그대로 뻗어버려서 물어보지도 못했다. 3가지 비밀이란 게 뭘까? 뭔데 이혼을 당한다고 하는 걸까?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성실하고 착한 사람인데, 왜??
홍혜화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늘 저녁 남편이 퇴근하면 무조건 물어보리라 다짐했다.
" 뭐 3가지 비밀? 그런 거 없어~ "
대충 얼버무리는 남편의 태도는 홍혜화를 더욱 기분 나쁘게 했다.
" 분명히 자기 입으로 그랬잖아! 뭔데? 어? 뭔데 그래! "
홍혜화가 집요하게 파고들자, 남편은 더 잡아뗄 수가 없었다. 대신 진지한 얼굴로,
" 말할 수 없어. 만약 당신이 알게 되면 무조건 이혼하게 될거야. "
" 아 뭐야? "
홍혜화는 더 기분이 나빠져서 계속 쏘아붙였지만, 남편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며칠간 계속 신경이 쓰이던 홍혜화는, 최후의 수단을 썼다.
" 절대 화 안 낼 테니까 말해 봐. "
" 거 참. 그렇게 궁금해? "
" 궁금해서 미치겠어! 절대 화 안 낼게. 이후로는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을게. 좀 알려줘 봐! 부부끼리 속이는 게 어딨어?! "
남편은 굳은 얼굴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하나만 고백할게. 그 외는 안 돼. "
" 하나? 무슨... 아-, 알았으니까 말해봐. "
남편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백했다.
" 사실 나 예전에...결혼식장까지 잡아놓고 파혼한 경험이 있어. "
" 뭐? "
홍혜화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곧,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 뭐야? 그게 다야? 별거도 아닌 걸 무슨 이혼이니 마니~ "
" 그렇게 생각해주면 내가 참 다행이고. "
남편은 안심하는 듯이 웃었다.
" 별거 아니었네. 나머지 두 개는 뭔데? "
" 그건 절대 안 돼! 난 이혼하기 싫거든~ "
" 뭐어? "
남편은 얼른 도망가듯 자리를 피했다. 홍혜화는 인상을 찌푸릴 뿐 쫓아가진 않았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 결혼식장까지 잡아놓고...? "
그런 여자가 있었단 말이지? 양가 부모님까지 다 이야기를 했겠네? 나 만나기 전이면 언제였을까? 뭐 때문에 파혼을 한 거지? 근데 왜 그런 일을 여태 한마디도 안 해준 거야? 시댁 식구들도 좀 그렇네.
" ... "
홍혜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신경이 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날 저녁 식사 때는,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러워졌다.
" 오빠! 파김치 좀 한 번에 집어! "
" 어? 어어. "
그녀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고, 가만히 살피던 남편이 물었다.
" 당신 혹시 화났어? "
" 뭐가? "
" 화났네. "
" 뭐가 화나? "
" 미안해. 그러게 내가 모르는 게 낫다고 했잖아. "
그 말에 울컥한 그녀는, 참지 못하고 음성을 높였다!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런 일을 왜 여태 숨겼어?! 그런 건 결혼 전에 말해주는 게 예의 아니야?! 내가 그렇다고 뭐, 흠잡고 결혼 안 한다느니 뭐 그랬을 것 같아?! "
" 아니아니. 정말 미안해. 내가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 했어. 미안해. "
진심으로 사과하는 남편의 모습은, 그녀를 조금 진정시켰다.
" ...아니야. 오빠 마음이 어땠을진 알겠어. 이해해. 과거가 중요한 거 아니잖아. "
그녀는 자기 입으로 내뱉은 약속이 생각나 화를 죽였다. 될 수 있다면, 이 이야기를 다시 말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 나머지 비밀 두 개는 뭔데? "
궁금했다.
남편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 그건 절대 말해줄 수 없어. 당신이 그걸 알게 되면 난 이혼이야. 절대, 절대로 안 돼. "
" ... "
홍혜화는 머리가 복잡했다.
다음 날, 그 다음 날. 시간이 지날수록 홍혜화는 남편의 비밀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불편했다.
부부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지? 왜 그걸 숨기지? 뭐길래? 믿음이 있다면 숨길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사실 되게 어이없는 일 아닌가 이거? 믿음이 없는 부부관계가 지속될 수 있나?
생각은 점점 불어나, 듣지 않고는 못배길 지경이 되었다.
그녀는 퇴근한 남편을 붙잡아 앉혔다.
"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가 나한테 비밀을 가진다는 게 이해할 수가 없어. "
" 미안해. 절대 말해줄 수 없어. "
" 아 뭔데 그래! 설마, 바람이라도 피운 거야? "
" ...아니야. "
" 도박이야? 빚이야? 혹시 전과라도 있어? "
" 아니. "
" 아 뭔데 그래 진짜! "
홍혜화는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남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 나는 후회하기 싫어.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 "
" 아 그러니까 더 궁금..더 짜증 나잖아! "
폭발하던 홍혜화는 끝내, 남편의 두 손을 맞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 어떤 경우에도 우리 사이가 변할 일은 없을 거야. 우리 아기를 걸고 맹세할게. 그러니까 말해줘 좀 제발. "
" ... "
한참을 고민하던 남편은 어렵게, 정말 어렵게 입을 열었다.
" 당신네 키우던 강아지 봄이... "
" 봄이? "
홍혜화의 눈빛이 흔들렸다. 죽어버린 그 강아지 이름이 왜 나온단 말인가?
" 내 실수였어. "
" 뭐...? "
" 봄이를 쳤던 차가...내 차야. "
" ! "
두 눈을 부릅뜬 홍혜화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남편은 붉어진 눈시울로 말했다.
" 정말 미안해.. 당신에게 말할 수 없었어. 내가 그랬다고..내 실수였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 정말 미안해. "
" ... "
대답 없는 홍혜화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10년을 함께한 봄이였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봄이를 잃어버렸을 때, 그리고 동네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을 때, 얼마나 울었던가? 그게 남편의 실수였다고? 그러면서 그때 나를 그렇게 위로했다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 내가 죽인 개가 봄이라는 걸 알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당신 얼굴이 떠오르고, 장모님 장인어른 처남...후우. 결혼을 앞두고 도저히 말할 용기가 없었어. 내가 정말 나쁜 놈이야. 정말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
" ... "
붉어진 눈에 눈물이 흐른 홍혜화는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러기로 약속을 해서가 아니었다.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였다.
말없이 일어난 홍혜화는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아버렸다. 남편은 뒤쫓지 못했다.
홍혜화는 치가 떨렸다. 남편에게 이렇게까지 화가 난 적이 없었다. 더 끔찍한 건, 남편의 비밀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었다.
봄이를 죽인 걸 숨긴 것보다, 더 심한 게 있다고? 그런 게 정말 있다고? 무서울 지경이었다.
남편의 말이 옳았다. 정말 남편의 말대로 자신은 이혼하자고 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너무 화가 치밀다 못해, 오히려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밤새도록 고민한 그녀는 다음 날, 남편을 붙잡고 정색했다.
" 오빠가 마지막으로 날 속이고 있는 게 뭐야. "
" ... "
남편은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지만, 그녀에게 통하지 않았다.
" 빨리 말해. 뭔데. "
" 말 못 해. "
" 말하라고! "
홍혜화의 언성이 높아지고, 남편은 고개만 숙였다.
이를 악문 홍혜화는,
" 나는 믿을 수 없는 남편이랑 살 자신 없어. 내가 알게 되면 이혼당할 거라고? 말해주지 않아도 이혼할 거야. 빨리 말해. "
남편은 간절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 제발...응? 우리가 지금 사랑하면 되는 거잖아? 난 후회하고 싶지 않아.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 "
" ... "
남편의 마음은 홍혜화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 오빠.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야. 신뢰가 깨지면 그 관계는 지속할 수 없어. 서로 절대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
" 정말 그렇게 생각해? "
" 그래! "
남편은 말없이 홍혜화를 바라보았다.
홍혜화는 강경한 태도로 물었다.
" 말해. 마지막 비밀이 뭔데? "
남편은 괴로운 얼굴로 홍혜화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 그는,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 나 불임이야. "
" ! "
홍혜화의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남편은 말했다.
" 이혼하자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95876&s_no=1387904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185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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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돌잔치하고 술김에 말해버린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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