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 나와 기타, 베이스에 대한 썰 (하).ssul

(상) : http://www.dogdrip.net/46521973

(중) : http://www.dogdrip.net/46532739


 이거 작년 초에 썼던건데 마무리를 안 짓고 튀었더라고.. 친구 한 놈이 이거 발견하고 뒷이야기도 써보라고 해서(물론 이야기에 등장하는 칭구) 이어서 써볼게. 아마 1년이 지나는 동안 감상이 상당히 변했을지도 모르겠다 ㅋㅋ 까먹은 부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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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축제 때까지 이야기했었나. 남은 이야기는 솔직히 시덥잖고 결말이 똥 못 닦은 거 같아서 찝찝한데, 이야기 못하는 것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작년 초였다면 풀지 못했을 그 이후의 썰도 풀어볼게. 일단 다시 인원 소개.


나 : 3학년 남자 베이시스트, Hysteria에 집착(?), 엘리트 1, 뮤직맨 스털링 SUB RAY 4 사용 + 현재 A와 같은 고등학교 재학중, 남고 기숙사생

 A : 3학년 남자 기타리스트, 보컬리스트, 가성을 잘 씀, 엘리트 2, 아이바네즈 RG350 사용 + 현재 나와 같은 고등학교 재학중, 남고 기숙사생

 B : 3학년 남자 기타리스트, 노래 못 부름, 깡마르고 키 큼, 에피폰 레스폴 스탠다드 사용 + 키가 더 큼, 마이스터고 재학중

 C : 우리의 칭구, 원래 기타를 치려 했으나 영재 수업으로 인해 포기, 스윙 S100 PLUS 사용 + 비운의 친구, 사립 남녀공학(분반) 재학중

 D : 2학년 드러머, 여자, 겁나 드럼 잘 침 + 미국 유학 후 잘 모르겠음, 연락은 됨 

 E : 3학년 남자, 7월께 전학 온 친구. 얼굴 겁나 잘 생겼음, 잡기가 많음 + 남녀공학 지역 혁신고 재학중

 F : 2학년 여자 보컬, 노래 잘 부름, 키 큼(167) + 현재 체육고등학교 재학중, 고1

 G : 2학년 기타리스트, 키 작지만 귀여운 외모로 인기 많음, 기타는 데임(무슨 모델인지 모름) 사용 + 현재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 재학중, 예체능 계열로 알고 있음

 H : 1학년 드러머, 인맥으로 영입됐지만 약간 잉여느낌. 노력파 + 현재 밴드부 부장, 이제는 베이스, 기타, 드럼을 모두 어느정도 다룸

 I : 3학년 여자 키보디스트, 역시 키보드 잘 침, B가 좋아하나 다른 남친이 10월 말께 생김. + E와 같은 학교 재학중, 물론 그 남친과는 헤어짐

 J : 1학년 보컬, 드러머. H보다 훨씬 잘 치는데다 보컬도 노련하다. F가 체육중으로 전학간 이후 합류

 담임선생님 : 내 담임선생님으로, 33. 젊은데 노련하다. 체육 선생님이나 이 분 역시 잡지식이 많으시다. + 1년만에 다른 학교로 전근, 멀어서 찾아뵙지는 못함


 2013년 초겨울의 축제는 상당히 고무적이었어. 학교 밴드부가 사실 공연을 안 하면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지. 우리는 그래도 오디션 본답시고 난리를 쳐놓아서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게시물 따위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밴드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거야. 특히 나나 대부분의 친구들처럼 와꾸가(...) 안되는 상태에서는 홍보도 잘 안 되었겠지. 그래도 방송부 쪽으로 인맥이 생겼고, 선생님들한테도 꽤나 유명해져서 축제 이후의 준비는 탄탄대로였어. 

 

 일정은 원래 12월로 잡으려 했다가 너무 빡세서, 공연 내용도 길게 할 겸 수많은 곡들을 기획했고, 날짜는 2월 졸업식 전날 오후로 하기로 했어- 원래는 그러기로 했었는데, 의자 문제(..) 때문에 그 전주 금요일 오후로 변경되었어. 교무부장 센세가 워낙 완고하셔서, 우리가 뒷정리 잘 하겠다는데도 굳이 만류하시더라고. 결국 사람은 그 때 별로 안 모이긴 했어. 

 

 11월 축제 이후에는 그럭저럭 지냈어. 밴드부 얘들끼리 친하긴 했지만 따로 놀러갈 정도로 다 친한 건 아니었기에 만화처럼 합숙이라던가 그런 일은 눈꼽만큼도 없었지. 원래 친했던 5명끼리 어울렸고, E 덕분에 원래 전혀 어울리지 못했던 반 친구들하고도 조금씩 친해지면서 중학교 마지막은 이전보다 더 괜찮게 지냈던 것 같아. 지금은 그 애들을 만나긴 해도 재밌는 일도 없고 해서 좀 멀어진 것 같은데, 그 때는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재밌었어. 


 12월에는 어떻게 지냈더라.. 중3 마지막 시험은 시원하게 말아먹었어. 이전 시험보다 17등 떨어지면서 성적 퍼센테이지가 2%에서 4%로 내려갔지만, 어차피 자사고를 갈 것도 아니었기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지. 대부분의 진로가 결정되었고, 이제 배정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학교에서는 분위기 좀 살려보고자 이러저러한 일들을 중3 상대로 했었어. 영어 합창 대회라던가.. 보통 시험 끝나고 겨울방학 전에 단축수업하잖아? 그 때 4교시 하는 어느 날에는 아예 하루종일 날 잡고 <레 미제라블>을 틀어주기도 했어. 영어 합창 대회 때는 내가 반장도 아니었는데 굳이 나서서 욕을 있는대로 처먹고 한판 크게 싸우고...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주제와는 상관없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풀도록 하지. 


 그렇게 무료하고도 정말 할일없던 겨울방학을 맞았어. 뭐, 고등학교 반배치 준비? 1학년 준비, 혹은 2학년까지 준비하는 노력파들이 있긴 했는데, 나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잉여로운 생활이었어. 아침에 깨면 컴퓨터를 켜고 마영전에 접속해서 피로도 다 닳을 때까지 돌리고 그렇게 여러 캐 돌리고 나면 저녁 6시가 되곤 했으니. 그 때가 10대의 마지막 휴식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낭비하지는 않았을 텐데 ㅎ


 뭐 밴드와 상관없는 넋두리는 이 정도 하고, 2월의 공연을 위해서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준비했어. 하지만 졸업을 앞두어서 그런가, 연습의 출석률은 저조했고, 거의 나중에는 연습이라기보단 와서 놀고 시간버리는 용도밖에 안 되었어. 결국 휴가 주간이 끝나고, 개인 연습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주에 들어가니 당연히 엉망일수밖에. 나 스스로도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같았던게, 악보를 대충 보고 외웠다고 생각하니 공연 직전까지도 내가 틀려놓고 맞은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가 있었어. 나무란 상대는 1학년 드럼 H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미안해. 


 H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역시 가장 기억에 남네. 축제 준비 기간동안 가장 믿음을 주지 못했고, 방학 기간동안의 출석률도 그리 좋지는 못했던 이 친구에게 사실 100% 신뢰를 주기는 힘들었어. 그리고 H도 우리를, 특히 나를 가면 갈수록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 내 성질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화도 가끔 내고, 장난도 심하게 치곤 했거든. 그리고 합주를 준비하던 어느날, 갑자기 무단 결석을 한거야. 내 주의가 "일있으면 안 와도 됨 ㅇㅇ"이긴 했어도 무단 결석은 상당히 싫어했거든. 끈질기게 전화를 하니 "곧 갈게요."라곤 했어. 그런데 계속 안 오는 거야. 결국 H의 형(우리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 그랬더니 그 친구는 상당히 화난 목소리로, 아마도 우리를 죽일 기세로 말하더군. 애를 때렸냐고 다짜고짜 묻더라고. 물론 우리에게는 때린 기억이 없었고, 그 아이는 때렸다고, 얘가 거짓말을 했겠느냐고 화를 내더라고. 아아, 내가 너무 스트레스를 준 모양이구나, 하고 많이 미안했어. 그나마 H의 형과 친했던 B가 어떻게 무마했고, H가 다시 왔어. 모두들 나한테 "화내지 말고, 평소보다 다정하게"를 주문했어. 내가 그렇게 믿음을 못 준 건가. 어쨌든 그 에피소드는 그렇게 나왔을 때 그나마 H와 친했던 (또) B가 나 대신에 주도해서 그 날 연습을 마무리지었고, 마지막에 H와 내가 서로 사과하면서 어떻게든 끝맺었어.


 겨울방학이 끝나는 시점이었던가, 개학을 했던 시점이었던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따로 연습하던 댄스부와 밴드부(사실 협연이니 밴드부가 합주하고 댄스부가 앞에서 춤을 추는 이벤트도 준비해볼까 생각했는데 공간도 좁고 합주도 잘 안 되는 시점에서는 힘들겠더라고 그래서 기각)가 모여 포스터를 만들고, 곡 순서를 정하고, 무대 사용을 결정했어. 솔직히 졸속이었어. 시간도 별로 없었던 거 같고, 홍보도 힘들었지. 밴드부 오디션 홍보할 때처럼 일일이 나서서 하기는 기도 빠지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거든. 어쨌든 거의 회의는 쓸만한 아이디어를 건지지 못했고, 댄스부 부장 격이라 할 수 있는 여학생 2명이랑, 나와 A, 그리고 담임 선생님(거의 이 공연을 주관하셨지) 이렇게 5명이서 모여 회의랍시고 모여 잡담이나 하고 게임이나 했었지. 


 사실 준비랄 것도 없었던게, 이 공연을 위해 배정된 예산이 한 푼도 없었던 탓에 음향 장비나 조명 장비의 지원도 바랄 수 없었어. 의자나 깔고, 우리의 연습용 앰프와 방송실의 조잡한 마이크(어떻게 우리가 1회 졸업생이었는데도 마이크가 벌써 많이 나갔더라고)뿐으로 공연을 해야했지. 댄스부야 그런 제한이 적었지만, 공연용 앰프는 베이스 앰프밖에 없었고, 결국 마이크도 부족해서 A의 멀티 이펙터를 사용해야했어. 그래도, 꽤 조잡한 모양새긴 했지만 공연 세팅이 완료되었고, 공연만 하면 됐어. 나는 그 때는 환상에 젖어 있었지. 축제 때의 그 환호성과 열기를 잊지 못하고, 그걸 다시 바라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 환상은 처참히 부숴졌지. 철저하게 분위기를 띄운 뒤 피날레로 등장했던 축제 때와 달리 많은 곡이 연속되고 선곡조차 대중적이지 않은 우리가 끌어낼 수 있는 호응은 한계에 다달았어. 즉석에서 맡긴 한 친구의 사회는 갈수록 성의없었고, 밴드부와 댄스부의 공연이 바뀔 때마다 내 표정도 뒤바뀌었지. 댄스부에게서는 엄청난 호응이 나왔거든. 하긴, 학교 끝나고 하는 공연에 뭐 그렇게 질 좋은 아이들이 남아있었겠냐만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었어. 질낮은 장비는 그렇다 치고, 애초에 선곡 자체가 엉망이었어. 세상에, 분위기를 띄워도 모자랄 판에 Bon Jovi의 <Always> 같은 곡이나 연주하고 있고, 장비 준비할 때 아무도 관심 없는 Metallica의 <Anaesthesia(Pulling Teeth)>의 베이스 솔로부분을 치질 않나.. 대부분의 선곡이 락덕 취향이고, 관객에서는 그런 취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채 우리 위주의 선곡을 한 상태라, 처참하게 실패할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참을 수 없었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어. 아마도 만화캐릭터처럼 표현을 한다면 관자놀이의 혈관이 움찔거렸을거야. 숨도 거칠어지고, 무대가 끝나고 교환할 때 "한번만 더 하면 기타를 던져버리겠어"라고 할 정도로, 반응은 처참했어. 무반응이라면 더 나았을까? 거의 야유에 가까운 함성이 들렸어. 기껏 불러놓은 다른 학교 친구들과 친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미안했고, 맨 앞줄에 자리잡은 깡패새끼들을 보면 드럼이라도 집어던지고 싶은 심정이었어. 게다가 공연 직전에 A의 노트북이 E에 의해 망가지는 바람에 E의 런치패드 파트는 전부 날아갔고, 나는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졌어.

 결국 댄스부가 공연하는 동안 관객석에 앉아있던 나를 대신해서 E가 맡아서 진행했어. 담임선생님과 상의를 하더니, 우리가 선곡했던 많은 곡들 중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분위기를 가라앉힐 곡들을 제외하더라고. 그건 확실히 더 나은 생각이었어. Linkin Park의 <New Divide>, Red Hot Chili Peppers의 <Snow(Hey Ho)> 등이 제외되었지.

 

 다행인 건  I와, 축제 이후 영입되었던, 드럼과 보컬을 겸업하던 1학년 J가 <Let it go>를 두명이서 진행했는데, 이 호응이 굉장히 좋았어. 이걸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지. 앞자리에서 야유를 보내던 깡ㅍ..쓰레.. 어쨌든 놈들은 담임선생님과 뜨거운 상담을 하더니 조금 호응해주기 시작했고, 마지막 무대가 다가왔지. 

 사실 댄스부보다는 밴드부가 마무리하기는 더 좋은 거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마지막 무대를 맡았지. 이것저것 무대를 생략하다 보니 Queen의 <Don't Stop Me Now>가 파이널이더군. 조금 긴장되었던 게, 나는 이 곡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둘 다 맡을 예정이었어. 아직 화가 다 안 풀린 상태였기 때문에 목소리도 떨리고 손도 떨렸어. 그래도, 조금씩 관중이 호응을 보내기 시작했고, 관중석에서 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어. 

 여러모로 감정이 높아져 있던 시점이라 베이스 피크를 잡은 손이 떨렸고(이 곡은 피크로 쳤어), 몇몇 부분이 틀렸어. 몇번이나 연습했지만 베이스와 동시에 보컬을 하는 건 어려웠어. 특히 이 곡이 그렇게 쉬운 곡이 아니어서 말야. 그래도 이번 곡은 관중들이 CM 등으로 접했던 적이 있었고, 조금이나마 따라부르며 분위기를 탔어. 이야, 그 때 모든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어. 사실 마지막에 흥이 올라 스캣 부분(Lalalala~를 스캣으로 볼 수 있다면)에서 음이탈이 있긴 했지만, 내가 멋쩍게 웃으며 끝낼 수 있었지. 

 

 그렇게 내 중학교 시절의 밴드부는 끝이 났어. 딱히 따로 모여서 사진을 찍거나 하진 않은게 아직도 아쉽네. 뭐 연습사진이라면 많이 있어서 가끔씩 페이스북에서 생일을 맞으면 그 사진을 올리면서 추억하곤 해. 


 아마 이렇게 되고, 고등학교 진학을 한 뒤에 올린게 (상), (중) 편이지.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볼게. 이 이야기는 제한된 정보에서 써지는 거라 불확실할수도, 내 편견에 젖은 이야기일 수도 있어. 

 

 먼저 A 이야기를 해볼까. A는 나와 같은 고등학교를 갔어. 우리 학교에서 우리 둘만 그 학교에 갔지. 뭐 이름만 들으면 다 알 학교야. 과학고나 외고는 아니지만 옛날에 명문이었던, 현재는 자공고인 학교지. 우리는 처음에 기숙사를 노렸어. 집에서 너무 멀었기 때문이지. 뭐, 넉넉하게 기숙사에 둘 다 들어가고, 1년을 순탄치 않게 보냈어. 아, 아무래도 이 친구는 나랑 묶어서 나중에 말하는 게 낫겠다. 


 B는 타지에 있는 마이스터고에 갔기 때문에 한달에 한 번 만났지만, 아마도 정신적 교류는 가장 많이 했을 거야. (하) 편을 쓰라고 권유한 것도 이 친구고. 나랑 A,B는 창원에 사는 동생 한 명과 함께 2014년에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를 보러 갔었어. 정말 재미있었는데. 근데 특별한 썰은 없어. 단지 애는 운동을 하더니 몸이 상당히 좋아졌어. 


 C는 가장 불쌍해. 사립고에 갔는데 더러운 꼴도 자주 보더군. 게다가 더 슬픈 건 자기가 쓰지도 않은 학교에 배정되었다는 거야. 이게 가끔 있는 일이라던데, 하필 이 친구한테 적용되는게 슬펐지. 이 친구는 부모님의 강요로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어. 그래도 공부는 꽤 잘하더라고. 얘만 혼자 지금 기숙사에 들어가 있어. 우린 다 방학인데. 잠시 묵념.


 D는 우리 축제가 끝나고 미국으로 갔어. 사실 한국으로 지금은 돌아왔다고 알고 있는데, 얼굴은 본 적은 없는 거 같네. 그래도 가끔 SNS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정도야. 


 E는 조금 멀어진 기분이 들어. 특히 여친을 사귀면서 거짓말을 많이 하더라고. 글쎄, 지금은 조금 인연의 끈을 놓은 상태야. 그래도 아직도 단체톡방에서 가끔씩 이야기하곤 하는데, 얼굴을 본 건 올해 2월이 마지막이야. 


 F 역시 축제가 끝나고 체육중으로 전학을 가서, SNS로 연락을 하는데, 애는 상당히 자주 해서 자주 연락을 받을 수 있어. 근데 굳이 내가 안 하는 편... 


 G는 내가 졸업하고 밴드부 부장이 되었어. 하지만 언제나 H가 결단력이 조금 없는거 같다고 푸념하더라고. 결국 작년 밴드부는 2013년 축제만큼의 호응도를 끌진 못했던 모양이야. 선곡도 실망스러웠어, 사실. 아베 마리아였던가. 그래도 살갑고 좋은 애라 내가 중학교 놀러가면 반갑게 맞고 해서 맛있는 것도 가장 많이 사 준 애야. 고등학교는 우리들 중 가장 가까운 학교로 갔어. 그 이후론, 별로 소식을 접한 적이 없어.


 H는 지금 중3, 밴드부 부장이야. B하고는 자주 연락하는 모양이던데, 나하고도 가끔 해. 내가 얼마전 좀 도와주라고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폭파되는 바람에 만날 일이 없어졌어. 요즘은 모든 악기에 다 도전하고 있는 모양이더라. 한번 보고 싶은데, 실력을 볼 기회가 없네. 이제 완전히 중학교로부터 멀어진 기분이 들어.


 I는, 원래 별로 그렇게 친한 친구는 아니었던 만큼 연락이 금방 끊겼지만, 갓SNS로 동향정도는 알고 있지. E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데, 사실 그렇게 큰 관심은 없어. 그저 B의 흑역사로 놓고 놀려먹을 뿐. 요즘은 그것도 식상해서 재미가 없더라.


 J는 우리가 졸업한 이후로 밴드부를 그만둔 모양이야. 학교에 몇번 갈 때만 얼굴을 비췄고, 글쎄, 어떻게 지내는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자면, 나는 고1 때 오케스트라에 들어갔어. 물론 초짜였지만, 첼로를 배웠지. 사실 들어갈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져서 들어간 동아리인데다 야자 빼려고 들어간 동아리라 그렇게 큰 애착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덕분에 중학교 축제를 늦게나마 보러갈 수 있었지. 학교 홍보를 갈 때도, 축제 때에도 중학교를 찾았지만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아서, 올해 스승의 날까지 총 네번 간 이후로, 별로 가고 싶지 않아졌어. 재미도 없고, 반갑게 맞아줄 선생님도 안 계시니. 


 지금 나는 집에서만 베이스를 치는 방구석 기타리..아니 베이시스트야. 기숙사생이라 세상과 담을 쌓다 보니 Muse의 신보가 나온 것도 늦게 H가 알려줘서 알았어. 거의 요즘은 폐인처럼 살아. 그나마 작년에는 각목으로 전자기타 만들어서 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을 커버한 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Metallica의 <For Whom the Bell Tolls>도 커버해서 올렸지만, 올해는 그럴 실력도 용기도 안 나더라. 


 이렇게 이야기는 찝찝하게 끝났어. 뭔가 궁금한 거 있으면.. 있다면 말이지만, 받아볼게. ㅋㅋㅋㅋ 안녕!

2개의 댓글

2015.08.06
존나 드라마같다 현실 밴드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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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THORNAPPLE
일단 우리 고등학교 밴드부를 보면 저때 밴드부가 특이ㅏ게 힘든 점이 많았지.. 처음 시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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