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당신이 그립습니다.

 슬픈 일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데, 웃을 날은 오지 않군요.

 

그런 때마다 당신의 존재를 당연시 여겼습니다.

 

어디서 낯선 바람따라 들어온 검은 이방인을 마주했을 때,

 

학교끈이 짧은 내 천한 신분을 드러난 날에도 이리 서러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서글픈 날에도 당신은 내 손을 부여잡으며 낯선 바퀴벌레를 잡게 도와주었습니다.

 

어느날은 눈이 퍽 아팠습니다.

 

짧은 수면이 문제였는지, 그날따라 건조해서 그랬던 것인지.

 

누가 때리기라도 한 듯, 코가 찡하며 눈물을 흘렀습니다.

 

그대는 어찌 안 것인지 자신의 치맛자락으로 손수 닦아주었습니다.

 

지금 그대가 없는 이 작고 차가운 화장실 한켠은 너무나 외롭습니다.

 

돼지도 배변을 보고 흙따위에 몸을 닦는다는데, 지성인이라 자부심하는 인간은

 

도구 하나 없이 맨손으로 내 볼일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아아, 그대는 어디갔나요.

 

내 둔부를 지나 흙색을 띠는 저 물주기가 오늘따라 너무나 처량합니다.

 

그대여, 어딜 가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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