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소설) 영원한 빛과 어둠.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라가 있다.
국민의 99%이상이 좀비가 되었고, 극소수의 상류층만이 자의식을 갖은 인간의 삶을 영유한다.

이 나라는 노동력과 발전시설이 부족하여, 특유의 동력원을 고안하게 되었는데, 좀비 생체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기이다.


1. 따사로운 햇살.
갈메기 우는 소리와 아이들의 시끌시끌한 소리, 먼 곳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08:00를 알리는 Jazz풍 피아노 선율과 함께 방 안의 조명이 점차 밝아지고, 사방을 가리고 있던 스크린이 서서히 투명해지며, 창 밖의 풍경이 보인다.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 택시와 수송선이 분주히 오가며 사람과 물류를 이송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예약하신 전통방식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코치의 간단한 스트레칭 시범에 맞추어 동작을 따라해보세요."

"김치찌개, 스팸구이, 계란말이, 콩나물 무침과 배추김치 입니다. 음료는 어떤 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식혜/수정과/마시지 않음.'

"물 한컵만 따라줘.."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상은 좀비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기의 안정적인 운행을 기리는 듯한 향연이었다.

'Zombies are people too! We strongly oppose any exploitative actions involving zombies!'

최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에서 좀비의 인권과 대체에너지원에 대한 내용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좋아요'

13년 전 그날 밤, 나라의 마지막 희망은 밝은 불꽃으로 하늘을 물들였다. 좀비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기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었고, 그 동안 어두웠던 도시는 다시 불빛으로 밝혀지며 옛날의 영광을 되찾은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빛의 근원 깊은 곳의 어둠은 여전히 남아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호화스러운 생활을 즐길수 있었지만, 그들 또한 좀비 에너지의 윤리적 문제에 직면했다. 대중의 반발과 논란은 계속되었고, 시민들은 좀비의 인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도시 한복판에서는 연신 "Zombies are people too!"라는 구호가 고개를 들며 울려 퍼지면서, 정부는 새로운 정책과 대안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대통령은 대국민에게 그 동안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공정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좋아요'와 같은 간단한 표현보다 뜻깊은 고민이 필요했다.

2개의 댓글

2023.12.01

그럼 싫어요로 하자

1
2023.12.01
@매드마우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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