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글쪼가리 #219

하루 세 번에 맞춰서 드시는데 점심 약은 따로에요

 

23.10.08 

 


 

태양은 졸릴 것이다
오후 한 시 반의 태양은 졸릴 것이다

 

멍하니 있다가 제 온도에 취해 졸릴 것이다
적당히 달아올라 몽롱할 것이다

 

분간이라는 게 없는 즈음이다
열을 올리는지, 아님 근육을 쥐어짜는지

 

따뜻한 햇살 마냥 드리워
온 몸 짓눌려와도 불쾌하지 않고

 

숨 옅어지면 온갖 뒤섞여오는 
제법 달콤한 어느 순간순간들

 

역광 비치는 출구에 드리워
그 그림자만 한이 없는 것 같이

 

천천히, 부드럽게
그렇게

 

태양은 졸릴 것이다
오후 한 시 반의 태양은 졸릴 것이다

 

적당히 달아올라 몽롱할 것이다
제 온도에 취해 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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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1910 -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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