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8

 이끼 빵은 단단하다.

 얼마나 단단한지 손으로 뜯어먹으려면 칼집을 꼭 내야한다.

 진은 이끼 빵을 잘게 뜯어내고 쥐구멍 앞에 뿌려놓은 다음 조용히 기다렸다.

 '조금 큰 발자국, 왕성한 식욕,'

  크기는 어림잡아 팔뚝 크기. 진의 머릿속에 쥐 스테이크가 생각났다.

 '쥐 가죽 벗기고, 내장을 긁어서 통으로 불에 굽는다.'

 벌써 쥐를 너댓 마리 잡은 것만 같다.

 '쥐는 약하다. 한방에 내려 찍으면 잡을 수 있다.'

 가방을 열고 권총과 단검을 꺼냈다. 장전된 탄약을 확인했다.

 '총알로 가라쳤으면 죽일 뻔했다 진짜.'

 유즈 미간에 총알 박아 넣는 상상을 잠시 했다.

 권총을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사실 권총 같은 걸 일개 노동자가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안된다.

 아주 소수의 경비 업체 용역만이 총기 허가를 받는다.

 경찰 역시 어지간하면 테이져건을 쏜다.

 몰론 그건 허가받은 사람이라는 것이고, 허가를 받지 않고 총을 쏘는 악질 노동자들은 아주 많다. 특히 노동자 밀집 구역이 그렇다. 

 기업들은 그런 위험한 자들을 먹는 것으로 제어한다.

 늘 약간 부족한 만큼만 식량을 제공하고, 상황이 안 좋으면 바로 공급을 차단한다.

 이곳은 먹는 걸 구하는데 아주 어렵다. 기업들이 안하무인처럼 구는게 먹을 걸 구할 수 있는 건 그들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화가 나면 먹을 걸 좀 여유롭게 풀면서 다독이다 괜찮아지면 수도꼭지 잠그듯 다시 조여준다.

 이쯤되면 노동자들도 깨닫는다.

 기업을 상대로 화를 내면 배를 곪는다.

 이게 아주 오래 유지됐고, 노동자들은 학습이 완료됐다.

 노동자들끼리 싸우고, 노동자들끼리 화를 내면 기업은 반응하지 않는다.

 진의 눈에 단검이 들어왔다. 매끈하게 빠진 표면이 번들거리면서 진의 눈을 유혹했다.

 유즈가 혹시나 과격한 노동자를 만나 싸울 수 있을 경우를 대비한건 아닐꺼고.

 '진짜 괴물이 나올 수도 있다.'

 단검을 한 손에 쥔다. 단검 역시 금지 품목이지만 제대로 된 물건은 귀한 법.

 쥐구멍 위로 단검을 들이댄다. 머리가 나오면 바로 내려찍기 위해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슬슬 어깨가 뻐근했다. 쥐가 꿈나라로 여행가는 시간 아닐까 생각이 들 무렵.

 찍! 찌찍!

 들렸다.

 단숨에 기분이 하이텐션으로 올라갔다.

 단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머리가 나오고 빵에 대가리를 파묻는 순간!'

 고기! 고기! 고기!

 '나온다! 나온다!'

 귀엽고 깜찍한 찍찍아! 

 진의 미음속 외침이 한창 흘러나왔고 마침내 쥐가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83_Cyber_rats_partial_bodies._Point_description_dirt_details_70b81d40-8345-4272-8224-75534d9b732b.png

 '?'

 진의 머리가 순간 생각하는 걸 그만뒀다.

 쥐가 이렇게 생겼나?

 회색 털을 지니고 팔뚝만한 크기의 쥐는 맞다.

 다만 포동포동한 살 대신 곳곳에 임플란트로 개조를 한 사이보그 쥐였다.

 손바닥보다 약간 커다란 머리가 빠져나오고 몸통이 나온다.

 선명한 근육이 아니라 묵직한 기계부품을 온몸에 덕지덕지 매달았다.

 진은 선택을 해야했다.

 단검을 내려찍어 쥐의 숨통을 단숨에 끊는다.

 권총을 뽑아 쏜다.

 쥐가 빵에 한 눈을 판 사이에.

 권총을 뽑고 자시고 진이 벼락처럼 단검을 쥐의 목을 향해 내리찍었다.

 보통이라면 칼은 부드럽게 쥐의 목을 파고들었을 거다.

 보통이라면.

 카가각!

 찌이익!

 겉가죽을 살짝 파고든 단검.

 울부짖는 사이보그 찍찍이.

 진은 생각보다 이 의뢰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이보그 찍찍이.

세상 사는게 그리 쉽게 가면 재미없슴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4052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8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21 129
4051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7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9 116
4050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6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9 114
4049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5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7 115
4048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4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6 121
4047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3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5 120
4046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2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4 150
4045 [창작 글] 그냥 언젠가 생각난 단편글 쌀국시먹고싶다 1 2022.12.14 128
4044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 오내쇼타마니아 2 2022.12.13 125
4043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프롤로그-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12 139
4042 [창작 글] 새벽이라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본 글 호빗의희망 1 2022.12.12 117
4041 [창작 글] 클레이로 만든 캐릭터 투표가능할까 6 빚쟁이 4 2022.12.07 208
4040 [창작 글] 내년이면 써리원되는 개붕이 한탄하는 시 귀문검 4 2022.12.07 143
4039 [창작 글] 카르페디엠 1 Gistory 2 2022.12.03 164
4038 [창작 글] 빛나지 않는 별 1 MrJ 1 2022.12.02 165
4037 [창작 글] 블랜더 3d ) 매직 010101 2 2022.12.02 358
4036 [창작 글] ai가 써준 노블 3 아프면병원꼭가기 1 2022.11.30 397
4035 [창작 글] 우리 울자 대충영어인닉네임 1 2022.11.12 120
4034 [창작 글] 시선속에서 고통받는 남자의 이야기 대충영어인닉네임 1 2022.11.09 117
4033 [창작 글] 시간을 묶은 고추잠자리 2 대충영어인닉네임 1 2022.11.08 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