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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3

 "정말 제가 해야합니까?"

 "그럼 너 말고 다른 놈들한테 말할까? 올프?"

 "...제가 해야겠죠."

 "괜히 튕기기는."

 유즈가 가방을 닫고 밀자 진은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 손에 쥐고 들었다.

 묵직한 무게에 진은 쓴웃음을 짓다 가장 중요한 걸 말했다.

 "보수는요?"

 "무슨 보수."

 "아 안해요. 하수도 넘치던지 말던지."

 가방을 다시 책상에 놓으려던 차에 유즈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보수 좋지."

 묘하게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유즈의 표정을 보니 소름이 돋는 진.

 "근데 나한테 이 일을 맡긴 새끼가 묘한 반응을 보였거든."

 "묘한 반응?"

 "그래. 최대한 빨리 움직여 달라 하더라고. 그리고 입 무겁고 믿을 수 있지만 언제든 버릴 수 있는 노동자를 부탁했어."

 "그게 저라고요?"

 "응."

 '죽어! 너가 죽어!'

 "그게 보수랑 무슨 상관인데요?"

 "야 생각을 해봐라.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사람에게 보수를 넉넉하게 줄 생각을 하는게 이상하지 않아?"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인 유즈가 연기를 뱉었다.

 "그냥 확인만 할 인원을 배정해서 보내라고 하더라. 그만큼 보수는 없다시피야."

 즉 일의 난이도는 낮다는 말이다. 위험도는 높지만.

 "아니 그래도 움직일 원동력이 있어야 할거 아니에요!"

 "근데 이 새끼가... 아까부터 말대꾸냐?"

 유즈의 고운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나 진도 할말은 해야 했다. 

 "그냥 올프 보내요! 죽을지도 모르는 곳에 몇푼 받자고 갈 수는 없어요!"

 "...후우 진. 올프에게 말할 수는 없어. 전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잖아. 내가 믿는 건 너뿐이야."

 치사하다.

 "올프는 우리 회사 소속이지만 동시에 다른 회사에서 파견나온 놈이야. 올프가 알면 다른 곳에서도 알아채서 일이 복잡해진다고."

 필터 끝까지 다 피운 유즈는 다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빨고 뱉는다.

 "후우. 믿을 수 있고 적당히 싼값에 부려먹을 수 있는 건 진. 너밖에 없어."

 "보수가 뭔데요."

 절대 저 사탕발린 말에 넘어간게 아니다.

 아무리 저 망할년이 이쁘장하게 생긴 것은 맞지만 성격이 개밥을 한 번 끓여서 소세지로 만들어진 걸 생각하면 그렇다.

 "이끼 초콜릿 두 박스."

 "그리고요?"

 이끼 초콜릿. 한 상자에 12개 들어있다. 두 박스면 나름 괜찮다.

 이끼 담배, 이끼 초콜릿, 이끼 마약.

 이 곳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물건들이다. 물론 노동자들 사이에서나 그렇다.

 하급 노동자만 벗어나도 저정도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피식 웃은 유즈가 의자에서 일어나 한 모금 빤 담배를 진에게 물려줬다.

 "됐지?"

 "흐읍!"

 크게 숨을 들이쉬면서 담배 연기를 폐속 가득 채워넣었다.

 싸구려 담배랑 비교도 안되는 행복감과 안도감이 채워지면서 눈앞에 있는 여자가 갑자기 예뻐보였다. 

 '아, 안돼!'

 노동시간 동안 피우지 못한 스트레스와 초조함이 눈녹듯 사라지니 뭐든 다 해주고 싶었다.

 설령 자신을 한손에 쥐고 흔들려는 여자라도.

 "후우. 이번 한 번만입니다."

 "지랄 말고 어서 가."

 "알았습니다. 적당히 쉬고 내일 가보도록..."

 "뭔 개소리야. 지금 가라는건데."

 ".....?"

 진의 정신이 찬물이라도 맞은 듯 번쩍하고 들었다.

 "내일 출근 안 할거야?"

 "서, 설마 229-11 구역에 가서 일을 해결한 다음 내일 출근하라고요?"

 "당연하지. 어차피 확인만 하면 끝나는 일인데, 일이 커져서 늦으면 뭐..."

 의자에 늘어져라 등을 기댄 유즈가 상큼하게 말했다.

 "연차 처리할게. 빨리 오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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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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