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2

 "뭐야. 작업반장이 지금 왜 연락한거야?"
 솥뚜껑 같은 얼굴을 불쑥 내민 올프가 물었다.
 "낸들 알아? 신경 끄고 다른 호구나 찾어."
 "호구라니! 난 그저 언제나 담배를 찾아 헤매는 네가 불쌍해서!"
 "그래~ 얼른 사라져~"
 질척거리던 올프도 시간이 아까운지 다른 먹잇감을 찾으러 사라지자 진은 다시 단말기를 바라봤다.
 - 지금 반장실로 오도록
 "하아. 이쪽은 지금 일이 끝났는데."
 쌍년이….
 속으로 욕을 내뱉은 진이 옷을 갈아입고 낡아빠진 코트를 걸쳤다.
 "쓰읍…. 어쩔 수 없지."
 - 이끼 통조림 1ea 이끼 담배 5개비 이끼 빵 1ea를 선택하셨습니다.
 - 가까운 보급 창구에서 수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담배는 못 참아."
 담배를 반찬 삼아 빵을 씹을 생각에 절로 발걸음이 가볍다.
 사실 이끼 빵도 그렇게 맛있는 건 아니다. 이끼 뿌리 부분에서 전분을 뽑아 만드는 것이라 크기도 작고 냄새도 고약하다.
 차라리 떡에 가깝다.
 그래도 빌어먹을 통조림 보다는 백 배 천배 낫다.
 "오늘도~ 나는~ 이 빌~어먹을! 통조림을 걷어차는~군요~"
 개미굴 같은 통로를 지나 얼마쯤 걷다 보니 반장실에 도착했다.
 진은 문을 두드리기 전 마음의 평화를 위해 심호흡했다. 환기가 제대로 안 된 공기 맛을 음미하다 문을 열었다.
 "진 들어갑니다."
 "늦어! 연락을 보는 즉시 와야지!"
 벼락 같이 들려오는 고함에 진은 양손을 내밀며 준비한 변명을 읊었다.
 "연락이 하필 샤워를 하던 도중이라…."
 "이 새끼가 어디서 이빨을 털어! 늦을 것 같으면 뛰어서라도 시간에 맞췄야지!"
 '아 이건 못 이긴다.'
 작업반장이 이 패턴으로 나오면 털려고 작정한 거다. 
 이럴 때는 그냥 수구리는 게 정답.
 "죄송합니다!"
 "흥! 다음부터는 일찍 좀 다녀! 얼뜨기놈아!"
 구시렁거리는 작업반장의 입에 주먹을 쑤셔 넣는 상상을 하며 진은 웃음을 지었다.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왜? 부르면 안 돼?"
 "그건 아니지만 이렇게 저만 따로 부르신 거라 위급한 일이 있을까 봐 그렇죠."
 "말은 시펄 존나게 잘해요."
 탁 소리 나게 다리를 책상에 올린 작업반장, 유즈는 서랍에서 길쭉하고 깔끔하게 말린 담배를 꺼내 들어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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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은 세상맛있다는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는 유즈를 사람 하나 죽인 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나도 담배!'
 누구는 담배도 수령 못하고 여기에 끌려왔는데!
 게다가 싸구려 보급 이끼 담배도 아니고 제대로 된 고급 이끼 담배다.
 평범한 노동자들은 어지간해서는 구할 수 없는 레어 아이템.
 "하아. 내가 부른 이유는 229-11 구역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이야."
 "229-11 구역이면…."
 진의 머릿속에 지도가 펼쳐졌다.
 "하수도요?"
 "그래."
 "거긴 원래 사고 많이 나는 걸로 아는데요."
 "내가 지금 평범한 사고 때문에 부른 줄 알아?"
 '좆 같은 년.'
 "헤헤. 잘 모르겠습니다."
 "후우. 어떤 미치광이가 전선이란 전선을 모조리 끊어 버렸어. 장비도 먹통이고 통신도 잘 연결이 안 돼."
 "저런~!"
 '어쩌라고.'
 "네가 다녀와라. 사고 현장 수습도 좀 하고."
 "제가요?"
 진이 평범한 노동자 답지 않게 유능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 이거 받아."
 묵직한 가방을 책상에 올리는 유즈.
 "하아. 반장님. 이건 안 돼요."
 "새끼가…. 안 돼기는 뭐가 안 돼. 돼."
 유즈가 가방을 열자 보이는 건 잘 손질된 권총 한 자루와 단검 한 자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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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간결하게 쓰는데

배경이라던지, 캐릭터 외향이라던지, 설정이라던지 

그냥 되는대로 쓰고 있습니다. 물론 따로 저장하기는 하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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