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바람과나라 : 이고갱] 제 17화. 여자 셋은 힘들어

제 17화. 여자 셋은 힘들어











가을뫼가 3굴에서 마주쳤던 병사들은 관아에서 특별히 꾸린 수사단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백륜동으로 향한 모험가들의 


실종이 잦아지고 백륜동 인근에 사는 농부들이


백륜동에서 곡갱이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졸본성 관청은 조용히 


백륜동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특별수사관이 조사한 결과, 백륜동을 다녀간 모험가들 중 유독 2명의 자매 모험가가 백륜동에 


자주 드나들었지만 멀쩡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들이 도깨비에 홀린 것인지, 혹은 다른 이상한 점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수사관들은 연실네에게도 협력을 요구했다.


이 두 자매가 동쪽 주막에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모는 수사 협력을 요청받기 전부터 이 자매를 조금 수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도깨비 사냥꾼이라며 주막 근처에서 일행을 구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지만


일행을 구하고도 며칠이 안 지나서 금세 또 다른 일행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자매 중 한 명이라도 주막에 오면 늘 이 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맞이 하게 된 오늘밤.


주모는 이 자매들이 이상 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자신이 붉은 팥을 들고 나왔을 때, 효지가 팥알을 


꺼내는 척하며 무언가를 팥주머니에 넣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곧바로 효지가 팥을 베는 묘기로 시선을 끌어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르고 지나쳤겠지만, 


연실네는 장사로 단련 되어 무게감이 뛰어났다.




가을뫼 일행이 비영사천문으로 주막을 떠난 후, 


주모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수사관에게 긴급 연락을 넣었다.


수사단장은 이 자매와 기묘한 실종이 관련 되었는지 확인할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수사단을 급파했다.








***




수사단장은 가을뫼에게 간략히 설명을 듣고


가효지의 시체를 확인하러 9굴로 향했다.


그가 다친 몸으로 도깨비왕을 포함한 많은 


도깨비들을 활 하나로 물리쳤다는 것을 단장은 쉽게 믿지 못했다.


수사단장은 두 자매의 시체뿐 아니라 도깨비가 남긴 흔적도 조사하라 명했다.


9굴에는 가효지의 시체와 도깨비들이 죽고 남긴 것으로 보이는 호박들, 


도깨비왕이 남긴 도깨비방망이가 널브러져 있었다.




'호박의 갯수로 보건대, 최소한 50마리 이상의 도깨비를 죽인 듯한데,


 궁사 혼자서 이 숫자를 상대했다고?'


무엇보다 가장 이상했던 것은 널브러진 화살이 몇 개 없었다.




도깨비들은 원래 죽고 나면 곧 재가되어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죽을 때 몸에 박힌 화살이 덩그러니 남기마련인데...




수사단원 중 한 명이 무언가 발견한 듯 갑자기 소리쳤다. 


수사단원이 가리킨 곳을 가 보니,


9굴 입구 근처에 상당히 넓은 비밀공간이 있었다. 


인간들이 곡갱이로 파서 만든 흔적이 있었고


넓은 공간의 구석에는 이불과 두 자매의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 등이 있었다.




'사람들이 1굴에서 곡갱이질을 하기 전에 이곳을 먼저 만든 것인가...'




***








"가을뫼..씨..? 서유?"


가을뫼를 찾아 3굴까지 들어온 예진은 


앉아서 서유를 안고 있는 가을뫼를 보고 울며 뛰어왔다.




"흑흑흑...  걱정...했어요. 흐아앙"


뒤이어 예진이 데려온 도인이 들어왔다.




"부활이 필요하신 분은..."


"감사합니다... 먼저 오신 도사께서 구해주셨습니다."


"허허... 참 다행입니다. 태녀님께서 늦을까 봐 얼마나 걱정하며 오셨는지 모릅니다."


 


가을뫼의 고함으로 우선 출발했던 예진은


주막으로 향하지 않고 바로 관아로 향했다.


왕족으로 살았던 예진은 높은 계급의 도사가 각 성마다 


중앙 관청에 항상 상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북문에서 관아까지 미친 듯이 뛰어간 예진은 앞뒤 잴 것 없이 자기의 상아명패를


내밀며 문지기에게 당장 지존 이상의 도사를 데려오라 명령했다.


당직 중에 있던 도인은 태녀님의 부르심이란 소릴 듣고 얼결에 나와 예를 갖추는데


예진은 인사도 채 받지 않고 도인의 손을 잡고 뛰었다.


당장 마구간으로 달려간 예진은 상아명패로 뺨을 칠 듯 마구간지기를 협박해


말 한 필을 받았다.


예진은 전속력으로 말을 몰아 도인과 함께 백륜동으로 향했다.






가을뫼는 예진에게 수사단을 만나 서유의 목숨을 구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진은 엉엉 울며 가을뫼와 가을뫼에게 안겨 있는 서유를 한 번에 안았다.




"언니... 미안 해요... 제가 괜히...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서유가 울며 말했다.


"아니야... 모두 살아서 다행이야. 정말..."




그렇게 가을뫼 일행이 안도의 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대략적인 조사를 마치고 온 수사단장은


예진과 뒤에 온 도인을 힐끗 보더니 당황하며 물었다.




"당직 중이신 도인님께서 여기까지 어찌 오셨습니까?"


"예를 갖추시게, 고구려 제 7태녀 예진 자가께서 급히 부르셔서 이 자리에 왔다네."


예진은 눈물 범벅인 얼굴을 정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사단은 일제히 무릎을 굽혔다.




"졸본성 자경부 수사단장 강치호, 태녀님을 뵙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수사는 잘되셨습니까?"


예진은 일행이 평소에 한 번도 듣지 못했던 톤과 말투로 수사단장에게 물었다.




"예, 그것이... 앞의 사내에게 들은 진술과 동일하게 가효지의 시체와 명패는 발견했고,


 엄청난 수의 도깨비가 죽은 듯한 잔해 또한 발견했으나, 


 도저히 한 사람이 물리친 것으로 보이지 않아,


 앞의 사내를 심문하러 왔습니다."




"말씀 조심하시지요. 이분은 제 낭군님입니다.


 부마께 심문을 하다뇨."                               


"엇... 태녀 자가, 소인이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통촉하여 주소서..."


(부마 : 왕의 사위.) (자가 : 왕녀 뒤에 붙이는 높임말, ex-전하, 각하)






"흠흠... 나와 낭군님, 그리고 동료가 집으로 돌아갈 때 탈 말이 필요합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호위 하겠습니다. "


가을뫼 일행은 예진의 본가까지 수사단의 호위를 받으며 갔다.






 
예진과 일행들이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자 잔뜩 걱정하며 기다리던 예진의 어머니는


멀리서 한 무리가 집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했다.




수사단장은 예진과 어머니에게 깍듯이 절하고 물러 갔다.


어머니는 예진을 끌어안더니 말했다.




"들어가자, 주작님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네?..."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딱 봐도 가장 상석에 


의자를 두고 주작 여화가 앉아 있었다.


좌우로 어수와 서영이, 식솔들이 멀찍이 서 있었다.




"어휴... 저 꼴 좀 봐.. 내 그 계집들을 아주 아작을 내버릴려 했는데..."


여화가 굉장히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 여화누님이 여긴 어떻게..."


"이봐, 부여궁, 이 집에서 제일 큰 방을 내 줘"


가을뫼는 순간 여화가 누굴 부르는지 몰라 두리번거렸다. 




"예,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부여궁으로 불린 예진의 어머니는 직접 일어나 여화에게 


안방을 안내했다.


가을뫼는 젊다 못해 살짝 어려 보이는 주작이


마흔이 넘은 예진의 어머니께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 보니 


굉장히 어색했다.




'확실히 높은 분이긴 하지, 아니 애초에 


 신수니까 인간 중엔 누님보다 높은 사람이 없겠구나.' 




여화는 방을 안내받으며 가을뫼 일행에게 따라오라고 손짓 했다.


여화가 아직도 무서운 예진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예진은 가을뫼의 팔을 꽉 잡고 조심스레 따라갔다.




서유는 큰 상처는 아물었으나 아직 기력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예진의 반대쪽에서 가을뫼를 붙잡고 겨우겨우 걸어갔다.




"음... 여기 이불이 좀 넓게 깔렸으면 좋겠는데."


여화가 말했다.


"예,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예진의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고 손수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려 하자 여화가 막았다.




"에헤이, 딸 앞에서 어머니를 부려 먹을 순 없지, 


 부여궁은 어여 들어가 자. 딸과 사위는 내게 맡기고."




어머니는 여화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물러 갔다.




"을뫼야, 뭐 하니? 이불 펴~"


가을뫼는 나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이불장에서 이불들을 꺼내 넓게 깔았다.




"그래 그럼 셋 다 누워 봐."


서유는 곧장 누웠지만 가을뫼는 어리둥절해서 서 있었고 


예진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머뭇거렸다.




"주작님... 설...설마..."


"애기공주,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말로 할 때 곱게 누우렴."


가을뫼를 중심으로 셋은 나란히 누웠다.




'이게 도대체 뭐 하는겨... 피곤해서 자고 싶은데...'


가을뫼는 속으로 생각했다.


여화는 팔을 날개로 바꿔 크게 펼치더니 일행을 전부 감쌌다.


여화의 날개는 은은히 빛나서 날개에 덮여있어도 어둡지 않았다.


따스하고 포근한 기운이 일행 전부를 감돌았다.




"너희들이 오늘 겪었던 일은, 후유증이 많이 남을 일들이야.


 내가 특별히 치유해주러 온 거니까 감사한줄 알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진과 서유가 대답했다.






'우리가 이 꼴이 된 건 어떻게 아시고 오셨지...'




가을뫼는 순간 여화의 눈과 마주쳤는데 


어째서인지 여화의 소리가 머릿속에 들렸다.




'고마우면 알지? 조만간 밤에 풀코스로 딱 대'


가을뫼가 슬쩍 시선을 피하자,


여화는 몸을 일으켜 가을뫼를 덮쳤다.




"으헙... 누님 저.. 오늘 배에 칼 맞았어요... 윽 아직 다 회복이..."




"야, 그래서 내가 왔잖아. 이 세계 역사를 통 틀어서 


 신수가 출장치료 오게 한 건 니가 유일할 거다.


 이 감사할 줄 모르는 것."


확실히 여화가 덮쳐오자 처음엔 부딪친 충격으로 아팠는데


통증이 점점 사라지고 나른해지는 게 느껴졌다.


예진과 서유를 둘러보니 둘은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너도 어여 자. 


 원래는 오늘 쪽쪽 빨아가려 했는데... 


 으휴, 내일밤 다시 올 거야 딱 기다려."


가을뫼는 점점 눈이 감겼다.










아침 일찍 일어난 서유는 몸을 일으켜


어제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여화의 치료 덕분인지, 흉터 하나 없이 말끔하게 나아 있었다.


대주작님은 언제 가셨는지 안 보이고,


옆자리엔 아직 가을뫼와 예진이 자고 있었다.


예진은 가을뫼에게 한 팔, 한 다리를 올린 채로 작은 잠꼬대를 해댔다.


서유는 다시 누워 가을뫼의 품에 파고들었다.


'가을뫼님의 품이 양쪽이라 참 다행이야...'






잠시 후 하녀들이 깨우러왔지만 일행이 고단히 자는 모습을 보고 되돌아갔다.




가을뫼와 예진은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일행이 모두 깨어난 것을 확인하자 하녀들은 식사를 방으로 내 왔다.


"이럴것까진 없는데..."


"마마께서 명하셨습니다."


하녀들은 점심 상을 다차리고 물러났다.


밥을 다 먹었을 때쯤


하녀가 들어와 예진의 어머니께서 가을뫼를 찾는다고 전하였다.




"응? 어머니가? 나랑 같이 말고 가을뫼씨만?"


예진이 하녀에게 물었다.


하녀는 가을뫼님만 불렀다고 대답하였다.


"이상하다... 무슨 일이지? 가을뫼씨 일단 같이 가 봐요."


예진은 가을뫼와 함께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신 별채로 향했다.




"어머니, 저와 가을뫼씨 왔습니다."


"예진아, 내가 사위 될 사람에게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잠깐 돌아가 주렴."




"엇... 네. 어머니."


예진은 당황해하며 가을뫼를 바라보았다.


더욱더 당황한 건 가을뫼였다.




"말씀 잘 나누고 와요!! 긴장하지 말구! 우리 어머니 무서운 분 아니니까."


예진은 가을뫼 볼에 입 맞추고는 뒤로 몇 발 물러섰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간 가을뫼는 어머니께 인사부터 드렸다.


"어머님, 부르셨습니까."


"우리 서방이 신수님께 아주 사랑 받고 있더군요."


"..."


'어 그... 뭐라 해야...'


"그 어느 신수님도 이렇게 하계에 직접 강림하셔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저는 여태껏 그런 신수님을, 아니 환수조차 한 번도 뵌 적이 없습니다.


 듣기로 태조께서 나라를 세우실 때나 있었던 일이라. 전설처럼 생각했지요."


"네..."




"우리 서방은 천제님의 축복을 받은 분이라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저의 남편은... 독살 당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은 식솔과 자녀들을 지키고자, 


 이곳으로 도망쳐 나와 죽은 듯이 살고 있습니다.


 예진이도 어수도, 왕실과 권력에 미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도록 살고 있었지요.


 하지만 우리 예진이가 만약

 

천제님의 축복을 받고, 신수님에게 간택까지 받은 분과 결혼한다면


 권력층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이 두 사람을 주목할 것입니다."




"..."


가을뫼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예진의 어머니는 말씀을 이어 나갔다.


"예진이 우리 서방을 내게 소개할 때 그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예진이가 매번 서방을 바라볼 때의 표정도 내겐 큰 기쁨 입니다.


 마치 나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봤을 때의 그 얼굴을 내 딸에게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서방이 곧 우리 딸의 행복이라는걸 느꼈습니다. 


 그러니 우리 딸을 꼭 깊이 사랑해주시고,


 오래도록 안전히 지내기 위해, 


 신수님의 은혜와 천제님의 축복을 받은 사실은 최대한 숨겨 주세요."




"예, 잘 알겠습니다. 어머님. 


 조심히 지내고, 그리고 예진이를 소중히 여기며 살겠습니다."




"언젠가 흐름을 타면 크게 기개를 펼칠 날이 올 수 있습니다.


 그 틈이 찾아오기 전에는 몸을 낮추는 것이 상책입니다.


 늙은 어미의 말은 다 끝났습니다. 그럼 이만 일어나서,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을 예진이를 달래주세요."


어머님은 미소 지으며 말하셨다.




"네 어머님의 깊은 뜻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을뫼는 깍듯이 인사하고 일어나 방을 나가려 했다.




"잠깐..."


"예?"


"처첩을 많이 두는 것은 영웅의 소양이라고 하나, 


 사랑 받지 못한 처첩은 외로움 속에 인생을 마칩니다.


 부디 넉넉한 사랑을 주실 수 있을 정도만 취하세요."




어머님은 여전히 미소 지으며 말했지만 가을뫼는 살짝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넵..."




'워... 이게 장모님과의 대화인 건가... 후...'


가을뫼가 방에서 나온걸 보고 예진은 한걸음에 달려와 가을뫼에게 마구 질문했다.




"어머니가 뭐라셔요? 왜 부르신거래요? 네? 주작님 때문에? 혹시 서유?"


가을뫼는 예진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너랑 이쁘게 살라고 하신다."




"에잇, 그거 한마디 하시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리 없잖아요. 뭐예요 뭔데 뭔데."


예진은 가을뫼의 방까지 쫓아가며 괴롭혔다.


가을뫼는 쫄래쫄래 쫓아와서 물음표 살인마 짓을 하는 예진을 잠자리 위에 쓰러뜨렸다.




"어멋, 대낮에 뭐...뭐하는 거예요..."


예진은 당황해서 얼굴을 붉혔다.


"어머님이 시키신 대로 하려 그런다. 왜"


"네? 네에?!! 어머니가 혹시 빨리 손주 보고 싶다고 그러셨어요??"


가을뫼는 피식 웃었다.




"그런 말은 없으셨는데, 아마 그것도 좋아 하실걸?"


가을뫼는 약하게 저항하는 예진의 팔을 한 손으로 모아 잡아 제압하고 예진의 입술을 강탈했다.


"으읍읍... 뭐라 하셨는지 궁금해서 집중이 안 돼요."


예진이 말했다.




"뭐래. 여긴 이렇게 젖어 놓고선"

 

 

 

-(수위조절로 인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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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요?... 서방님?"


가을뫼는 키스로 대답을 대신했다.


찐득한 키스를 마치고 예진을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쉬었다. 


"그... 오늘 밤에 여화 누님이 온다 그랬거든?"


예진은 가을뫼 품속에 안겨 있다가 고개를 들어 가을뫼를 쳐다보았다.


"에? 오늘도요?"


"응."


가을뫼는 예진이 엄청 질투하며 


심술 부릴 것을 각오하고 조심스레 예진을 쳐다보았다.




"어...쩔 수 없죠... 신수님을 품기 전에


 날 먼저 안아 줘서... 괜찮아요."




예진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그 고집쟁이 아가씨가 이렇게 순종적으로 말하니 


가을뫼의 남근은 다시 불끈 섰다.


결국 저녁 먹기 전에 뒤로 한 번 더 했다.




오늘 저녁은 유달리 성대하게 차려졌다.


밥을 먹는 중 예진의 어머님이 가을뫼게 말을 건넸다.


"아직 정식으로 식을 올리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부부나 다름없으니


 내일부터 점심과 저녁은 별채에서 부부끼리 따로 들게나 


 이렇게 다 같이 먹는 것은 아침 식사로 충분하네."




"엇... 괜찮습니다. 어머님... 식사를 준비하는 아이들도 불편할 것이고..."


"살 만큼 살아본 어미가 하는 말입니다. 식사를 오붓하게 같이해야 아이를 빨리 갖지요."


예진의 얼굴이 빨개 졌다.  


서유는 부럽고 조금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가을뫼와 예진을 바라보았다.


"서유도 서방에게 속한 몸이니, 별채에서 함께 먹으렴."


"네!... 어머님... 감사합니다."


어머님은 진작에 서유와 가을뫼 사이를 눈치채고 있었다.


서유는 활짝 미소 지으며 감사 인사를 말했다.








저녁을 다 먹고 씻고 방에서 여화를 기다리는 가을뫼에게 예진이 찾아왔다.


예진은 늘 이 대답을 듣는 것에 집착했다.


"누가 첫 번째지요?"


"너."


"누가 1순위예요?"


"고예진이요."


예진은 가을뫼의 볼에 뽀뽀했다.


"혹여 주작님이 일찍 떠나시면, 제 방으로 와요..."


예진은 그렇게 말하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잠시 뒤




『똑똑』




'엉? 주작누님이 오늘은 손님 컨셉 잡고 오시나?'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자 서유가 들어왔다.


"엇, 서유야."


"가을뫼님..."


서유는 다짜고짜 가을뫼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응... 응?"


"오늘은... 저랑 같이 있어 주시면 안 될까요?"


서유가 살짝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가을뫼는 난처했다. 이제 언제라도 여화누님이 뿅 하고 나타날텐데...




"어... 이제 곧 여화 누님이 오기로 했거든..."


서유는 가을뫼에게 슬쩍 고개를 돌려 바라보더니 곧 눈물이 차올랐다.


"가을뫼님은... 정말 바쁘시네요."




가을뫼는 문득 낮에 장모님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  




'사랑 받지 못한 처첩은 외로움 속에 인생을 마칩니다.'




가을뫼는 서유를 천천히 당겨 포근히 안아주었다.


"미안 해... "


가을뫼는 서유의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저도... 저도.. 생각하고 계신거예요?..."


"그럼... 당연하지."


서유는 가을뫼의 포옹을 풀더니 곧장 가을뫼의 입술을 훔쳤다.


가을뫼는 조금 놀랐지만... 천천히 서유와 음미하는 키스를 나눴다.


"사랑...해요..."


서유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입을 맞췄다.


잠시 뒤 서유는 문밖으로 나가며 말을 남겼다.


"다음엔 가을뫼님과... 밤을 보내고 싶어요..."


서유는 도망치듯이 문을 닫고 갔다.






『슈우우우』


가을뫼의 목걸이가 빛나고 코앞에 마법진 같은 것이 생기더니 여화가 나타났다.


"진짜 여복이 터졌구나 아주..."


여화가 가을뫼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 그 복 중에 제일은 누님이죠..."


가을뫼는 조금 당황했지만 능청스럽게 말했다.




"얼씨구 지럴하네 정말, 애기공주가 1순위라매."


가을뫼는 말문이 턱 막혔다.


"... 누님 그 ... 너무 치사하신데요... 저에게도 사생활이란 게..."




"야, 니 눈보고 안 거 아니야. 그때 딱 올라고 내려다보고 있는데 


 분위기 상 내가 살짝 더, 그리고 한번 더, 기다려 준 건데, 요것이 그것도 모르고."


여화는 가을뫼의 뺨을 세게 꼬집었다.




"아야야야야!  누나 볼 터져욧!"


"흥... 아파?"


"아프죠! 당연히!!"


"그럼 되갚게 해줄게.."


"네?"


여화 누나는 작은 쇼핑백을 뒤집어 물건을 하나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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