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썰 -13-

문열고 들어와서는 엄청 놀란 표정을 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철푸덕-

....으앗! 하고 깜짝놀라서 우선 바닥에 이불 깔고 눕히고 캐리어는 방구석에 일단 쌓아두고 이불덮여놓고 주변정리했다.

지은이 깨우고 졍이 와서 우리 보고는 갑자기 쓰러졌다. 라고 하니까 둘다 (따로따로) 씻고 옷 주섬주섬 챙겨입고 나랑 같이 방정리 하기 시작했어.
(여자는 샤워 꽤 오래하는구나.. 싶더라고. 아. 그리고 내칫솔 씀. 좋아해야할 일이냐 이거?)

막 정리하다가 내가 이불을 들췄는데 둘이 누웠던 자리에 핏자국.
둘다 얼굴 빨개져서는 우선 주섬주섬 이불 걷어서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엌....ㅋㅋㅋ

기절(?)한 애를 막 깨우기는 좀 그랬고 일단 머리에 찬 물수건 해주고 지은이랑 번갈아가면서 옆에 앉아있거나 둘이 같이 앉아있고 그랬다.

그러다가 졍이가 네시간인가? 지나서 깼는데 내 얼굴 보더니 막 우는거야.

"오빠 나 어른되면 나랑 결혼해준다고 그랬잖아. 근데 이 언니랑 결혼할거야? 응?"
하면서 엉엉 우는데 귀여워서 흐뭇하게 아빠미소로 쳐다보니까 지은이가 내 허벅지 꼬집었어 ㅋㅋㅋㅋㅋ

질투했나봄 ㅋ...ㅋㅋㅋㅋ 이제 중학교 입학할 애한테 ㅋㅋㅋㅋㅋ
아무튼 일단 대답은 해줘야겠고 해서
"오빠랑 지은언니는 어른이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야. 아직 준비가 안돼서 결혼은 아직 이르지만 오빠는 지금 지은언니를 사랑하고 있어."
라고 함.

이정도면 이해하겠지.. 했는데 "그럼 나도 얼른 어른되서 오빠가 나 사랑하게 할거야!" 하고 지은이를 째려보는데 너무 귀여워서 오른손으로 머리 쓰담쓰담 해줬다.

지은이가 왼팔 잡고 슬슬 자기쪽으로 당기는데 ㅋㅋㅋㅋ
왼손으로 지은이 머리 쓰담쓰담 해줬어.

하.. 내인생에 다시 없을 순간이었던듯 ㅋ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

아니.. 일상이라고 하기엔 무리...인가?

어느덧 11년 2월이 됐다.
졍이도 초등학교 졸업식을 하고.
우리 부모님, 지은이, 나 졍이 해서 다섯명이 졸업기념사진을 찍었고.
우리 집의 전통(?)대로 졸업식, 입학식날 점심은 짜장면! 에 입각해서 근처 중국집에 갔다 ㅋㅋ..

방으로 들어갔는데 오지랖 겁나 넓어보이는 아줌마가 들어와서 물수건이랑 단무지 이런거 막 놔주더니 "아휴 손녀딸 초등학교 졸업식 했나봐요!" 하면서 우리 아부지한테 막 애가 이쁘니 뭐니 하면서 얘기하는거야 ㅋㅋ..

그러다가 내쪽으로 타겟이 옮겨지더니 "어휴 젊어보이는데 딸이 벌써 졸업하는거야? 옆에 안사람도 젊어보이는데... 결혼 일찍했나봐?" 하면서 오지랖.

따로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다들 조용한 와중에 나랑 지은이는 얼굴 새빨게져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ㅋㅋ..

막 떠들면서 밥먹는데 졍이가 웃고는 있는데 왠지 신경이 쓰이더라.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 집 가시고 지은이도 집까지 데려다주니 세시쯤 됐다.
"오늘은 졍이가 주인공이니까 졍이랑 데이트좀 해도 되지?" 했더니 지은이 뾰루퉁한 얼굴이라서 ㅋ....
볼에 뽀뽀 해주고 자취방에 들여보냈어.

그리고나서 졍이 손잡고 근처 마트에 갔어.
(홈플러스였는지 이마트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졍아 오빠가 졸업선물겸 중학교 입학선물 사줄테니까 마트가자 ㅋ 골라봐!" 하고는 같이 들어갔다.

역시 어린애도 여자애는 여자애인지 옷파는데 막 둘러보면서 여기 들러서 이거 이쁘다 저기 들려서 저거 이쁘다 이거 입어보고 어떠냐 저거 입어보고 어떠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랑 옷사러가지 마라. 진심으로 충고한다.

아무튼 그렇게 두시간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산건 봄에 입을 수 있는 가디건이었어.
교복에 걸쳐 입을거라나 뭐라나.

근데 가격 ㅎㄷㄷ..
애들건데 4만원인가 5만원쯤 하더라.

그래도 그거 들고 막 웃고 좋아하는거 보니까 뿌듯했다.

집가는길에 호빵 두개 사서 자취방 근처에 있는 놀이터 벤치에 앉았어.
호빵 먹고 일어나려는데 졍이가 그러더라고.

"오빠! 옷선물해줘서 고마워! 나도 선물있는데... 눈감아봐!" 라고 하길래 난 그새 마트에서 뭐 샀나 ㅋ 하고 눈 얼른 감았다.

잠깐 기다렸는데 '말랑'.

'말랑?'

'쪽-'

....?

눈 뜨고 당황해서 얼른 졍이 떼어놓고 주변 두리번거리면서 누가 보고있나 확인했다.

이제 14살 된 애랑 21살짜리가 놀이터 벤치에서 뽀뽀라니.
철컹철컹은 싫었어 ㅋㅋㅋㅋ...

졍이 머리에 약하게 꿀밤먹이고 웃으면서 장난치다가 자취방으로 돌아왔어.

씻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졍이가 내 옆에 누워서 내 팔베게하고 가슴팍에 안기더라.

기분 묘했음.

그렇게 잠들고.

한달정도 일상생활을 보내고 난뒤 3월이 됐다.

졍이도 이제 중학생! 이 되고 나도 대학교 2학년생! 이 됐어 ㅋㅋ..
오 예 후배! 유아교육과 후배! .... 라고 신나하고 싶었지만 티내면 지은이한테 얻어맞을거같았어 ㅋㅋ..

아무튼 졍이가 입학할 중학교에 같이 손잡고 둘러보러 갔다.
며칠뒤에 면담으로 졍이네 선생님을 만날줄은 꿈에도 모르고 ㅋㅋㅋㅋ

7개의 댓글

2013.12.04
오늘 끄적끄적댄거 아무리 봐도 대충대충 적고 기억나는거 묘사도 대충대충한 티가 너무 나네.

계속 열심히 적어보고는 있지만.
반응이 별로 없어서 왠지 흥이 안난다.
어차피 내 얘기 해봐야 관심도 없는건가 싶고.

그래도 썰이 현실을 따라잡는 순간까진 적어봐야지.
쥐도 새도 모르게 적는거 그만둘지도 모르지만. 헿.
0
2013.12.04
@개드립굉이
안됑 재밋다구ㅜㅜ
0
2013.12.04
개 재밌게 보고있음

사라질까봐 회원가입했으니까

그만두는거 ㄴㄴ
0
2013.12.04
씨발? 현실을 따라잡는다니 안돼 네버엔딩 스토리 창판에서 이것만 보고있다구?
0
2013.12.05
갓전역한군인알바하고와서적적한마음
촉촉하게적셔주는너의썰을계속읽고싶다화이팅ㅇㅇ
0
2013.12.05
짱잼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문제는 정주행 하면서 와가지고 댓글이나 춫 하나도 안남김 .. OTL

미안 ㅋ
0
2013.12.05
나 같이 쥐도 새도 모르게 보다 가는새끼들 있으니까 힘내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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