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썰 -07-

"언니 우리 오빠 좋아해요?"

소맥 앞으로 뿜을뻔했다 ㅋㅋ..

간신히 삼키고 켁켁대고있는데 지은이가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 시뻘게져서 막 당황하고 있더라.

지원사격 해야할거같아서 "졍아 언니 술마셔서 얼굴 빨갛게 되서 힘들텐데 기분나쁘게 무슨소리야" 라고 했었을거야.

이정도면 당황같은거 안하겠지 ㅋ... 하고 있었는데.

"기분.. 안나빠. 좋아하면 안돼!? 왜? 넌 나 싫어?"

예? 나니? なに? pardon me? 잘 못들었슴다?

벙쪄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잘거야!" 하더니 다짜고짜 침대가서 내 베게베고 내 이불 끌어당기더니 뒷통수에 스위치 단것마냥 3초? 5초? 만에 잠들더라.

진짜 엄청 당황스러워서 멍하니 가만히 있었는데 졍이가 뜬금없이 내 다리위에 앉아서 엉엉 울더라.
아빠다리 그러니까 정좌? 하고 앉아있었거든.

가슴팍 막 때리더니 엉엉 울어.
내 머릿속은 혼돈의 카오스. 으엌.
좋아하는애는 술주정인지 진짜인지 사람 혼 쏙빼놓고 갑자기 자러가지를 않나.
애는 달라붙더니 엉엉 울지않나.

이게 뭐여... 하고 가만히 있는데 졍이 입에서 미묘하게 술냄새가 나는겨.

ㅋ....ㅋㅋㅋㅋㅋㅋㅋ 지은이 이인간아 애한테 맥콜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엉엉 울고 있는거 달래주니까 얘도 꼴까닥.
아직 파닭 반쫌 안되게 남아있고 소주반병 맥주 한병 콜라 반병 남아있길래.

졍이를 지은이 옆에 뉘여서 이불 덮어주고 남은 파닭에 소맥 말아서 마저 다 먹어치우고 조냉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다 치우고나서 바닥 쓸고 닦고 고등학교때 샀던.
다신 쓸일 없을것같지만 혹시나 해서 들고왔던 침낭을 바닥에 펼치고 ㅋ..

애벌레처럼 하고 영화보다가 잤다.

아 그리고 영화제목 생각났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겁나 슬펐었어 ㅇㅇ..

울면서 보다가 잠들었다.

내가 그래도 나름 술은 쎘어서 그정도 먹은걸로 아침에 일어나는건 뭐 문제 없었다.

영화 두시까지 봤으니 8시에 일어났으면 부지런 ㅍㅌㅊ?

일어났는데 둘이 서로 껴안고 자고있더라고.
내침대에서.
은팔찌 찰뻔.

아무튼 여자애 둘 자고 있는데 방에 있는것도 뻘쭘해서 근처 마트가서 북어랑 사다가 북어국 끓여놓고 컨디션 헛개수인가? 그거 두개 사다놓고 쪽지 써놓고 동아리방에 갔다.

그때쯤 봉사활동 동아리 하는게 하나 있었어.

아무튼 가서 두시간쯤 책읽고 있었나?
어차피 주말이었거든 ㅋㅋ..

전화오데?

"여보ㅅ..."
"오빠 이 언니 왜 오빠자리에서 자!!"
"어제 술마셔ㅅ..."
"엉엉엉 ㅠㅠㅠㅠ"

'툭'

?



ㅋㅋㅋㅋ 뭐옄 또 이 상황은 ㅋㅋㅋㅋㅋㅋ...

책 막 읽다가 다시 자취방으로 갔다.

졍이는 울고있고 지은이는 졍이 달래다가 나랑 눈마주치더니 얼굴 빨게져가지고는 눈도 못마주치고 오전부터 혼돈의 카오스.

상황 정리하려고 일단 졍이 안아주고 지은이한테 밥상좀 다시 차려달라고 부탁좀 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셋이 밥을 먹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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