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살고있었고 간혹 비상등이 들어온 것도 인지하며 살고있었다
똑같이 달려가고 있다 생각했던 도로위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주변을 돌아보니
주변엔 아무 차도 남아 있지 않았다
먼저 지나쳐 간 것 일까
내가 늦었던 것 일까
그도 아니면 같이 달리고 있었다 착각했던 것 일까
어떤게 정답이라 찍을 순 없지만
확실한 것은 당장 나는 혼자이다
조금 있으면 신호등이 바뀌는 것이나
조금만 더 가면 교차로가 나오는 것이나
오래 머물러 있으면 소리 질러줄 뒷차가 없는 것이나
그 모든게 당장 없다는것은 확실하다
어느새부턴가 코앞의 표지판만을 보며 달려온 나는
언젠가 부터 없어져버린 표지판만을 찾으며
얼마나 달려온지 모른 채 그렇게 살아왔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공사중이라는 표시조차 반가워
차선을 바꿔가며 살아왔던 나는
이제는 없는 공사마저 있었으면 하는
나쁜 마음을 먹는다
가던 길 반갑기 그지없이 만난 차 하나에
위로가 아닌 안도감을 얻는다
그렇게 어느순간부터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나만 늦은게 아니라고
혼자만의 안도를 삼고 다시금 주춤 걷게되었다
혼자인게 무서워 다른 차를 찾아보아도
앞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도로인것을 알기에
클락션을 눌러보진 않는다
그저 비상등을 껐다 키며
누군가는 내가 위급상황이란걸
알아주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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