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잡생각 1

쿠지라이식 라면을 끓여보았는데 완전히 망했다. 심히 짜고 너무 말라 붙어서 먹기가 힘들었다. 내가 라면을 끓이면 매번 맛이 없어서, 나는 네가 라면 끓여주는 게 정말 좋았어. 라면에 스팸을 그렇게 때려 박아서 나트륨 터지게 먹어본 것도 처음이었다고. 근데 그 라면이 놀라울 정도로 맛있어서, 네 자취방에서 종종 끓여달라곤 했었지. 남들은 잘 먹지 않는데 넌 진라면 순한맛을 좋아했어 나처럼. 

 

스팸 라면도 쿠지라이식 라면도 일반적인 라면도 네가 끓인 건 정말 뭐든 다 맛있었어. 평생 네 라면 얻어먹고 살 줄 알고, 같이 지내면서 단 한번도 라면 끓이는 걸 배울 생각을 안 했던 게 후회가 되네. 이렇게 맛대가리 없는 라면을 배고파서 꾸역꾸역 먹고 있으니 말이야. 정말 맛없어. 맛없는 만큼 서글프다.

2개의 댓글

2022.02.15

그냥 설명서대로 끓여라. 그것도 못하면..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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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될거야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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