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날 위해 헌신했던거 생각하면서 써봄
늙은 지우개
김개붕
늙은 지우개야
슬피 울지마라
살덩이를 내어주고
연필의 일탈과 잘못을
바로 잡았으니
해진 종이 속
곧은 연필 선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었으므로
이 세상에서 닳고 닳아
사라지게 되어도
슬피 울지마라
너의 아들,딸은
해진 세상 속에서
쭈욱 곧을테니까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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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첨단
조아요
Dijkstra
읽자마자 든 느낌은
지우개의 관점을 향해 보는거라면, 복잡다단한 현실적 표현들 보다는 조금 더 단순하면서 함축적이지만 지우개와 같은 레벨의 단어들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
특히 둘째 단에서 연필의 '일탈', '잘못'이란 단어는, 시를 처음에 지우개 관점으로 스르륵 이입해 들어가다가 갑자기 사람들 세계의 표현을 써서 급작스레 현실로 확 돌아오게 만드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표현 같아서 몰입이 다소 깨지는 거 같음
저 단어들을 연필이 쓰여지다가 생기는 '끄적임', '희끗거림'이나 혹은 그 외의 연필 기준으로 실수를 나타내는 몽글몽글한 표현으로 바꿔주는게 몰입이 더 잘 될 것 같다.
시를 항상 읽는 사람도 아니고 전문 비평가도 아니니 참고만 하시길..
가ㄷr랑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