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건물을 감싼 대자연의 모습을 보여
다시 한번 감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씩 앞으로 걸어갔다.
꽃들은 마치 자기가 더 예쁘다고 주장하듯
본인들만의 고유한 색깔을 아낌없이 뽐내고 있고,
그 주변에 자진모리 장단에 맞춰 우는듯한 새들의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감성 젖은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정말 아름답다"
또 다시 나도 모르게 미사여구를 내뱉어버렸다.
그러나 이런 장관인 풍경 속에서
햇빛은 나에게 상냥한 미소를 지어 주며 따듯하게 안아 주었지만,
바람은 그렇지 않은 듯 나를 쌀쌀맞게 대하였다.
"으악 추워..."
건물에서 나왔지만
나오는데 신경을 쓰느라
빨개 벗은 채로 나온 내 자신이 서툴렀다고 생각했다.
"일단 뭐라도 입어야겠어"
그렇게 나는 옷부터 찾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먼저 건물에 들어가서 입을 거리를 찾는 게 더 수월하다고 판단 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중, 들어가기 전에 건물에 부서진 유리 창문을 통해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짙은 검은색 머리와 회색 눈 그리고 순한 눈매와
나쁘지 않게 콧대가 서 있는 코
그리고 앵두 뺨 후려치는 얇은 입술
한마디로 곱상하게 생긴 것이었다.
"이게 내 모습이구나 나쁘지 않은 걸?"
내 용모를 확인한 뒤, 난 다시 옷을 찾으러 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건물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은 건 겨우 얇은 밧줄 한 타래 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이 밧줄로 나뭇잎을 대충 엮어서 옷을 입어야겠군"
그렇게 나는 옷을 찾는 것 에서 만드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었고
건물 주변에 적당한 크기의 나뭇잎들을 주운 후,
내 허리를 감싼 뒤 밧줄을 꽉 조여매어 단단히 고정 시켰다.
그리고 다시 나뭇잎을 엮어 윗옷을 만들어 입었다
이렇게 입은 후 아까 봤던 건물 창문을 통해 날 다시 보았다.
"마치 자연인이 된 것처럼 보이네"
덕분에 나에게 도도하게 구는 바람도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시어머니 마냥
자기 아들 며느리 얼굴에 찬물을 끼얻을 수준까진 된 것이다.
그렇게 추위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몇 시간 후
"꽥"
오리가 내는 울음소리의 한 글자를 내뱉은 후,
땅바닥에 철퍼덕(duck) 널브러 졌다.
"망했다. 먹을 거도, 마실거도 없이 계속 걸었더니 힘들어 죽을 거 같아"
"게다가 주변을 샅샅히 뒤져도 먹을게 하나도 없어..."
"그리고 새를 잡아 먹고 싶어도 별다른 도구가 보이지가 않아..."
"난 결국 여기까지인가..."
그렇게 고통에 시달리며
죽기전 뻔한 대사를 뱉은 후,
난 그렇게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렇게 곧 죽음이 코앞에 다가 왔다고 생각하던 중,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왔다.
잘 들어보니,
왜인지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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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첨단
오지마
그놈의 미사여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다남은참치
단어가 이뻐서 계속 사용하게 됨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