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한국 - 5. 절용

공자는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어.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야.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기르려 하지 않고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는 습관을 가지게 되므로 이를 안좋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자기 제자 염구는 전혀 이런걸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재물이 많은 계씨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되자 덥썩 물게 돼.


공자는 뒤통수를 맞고 꾸짖지만 염구는 생각 끝에 이렇게 대답하지.


저는 스승님께 속수지레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속수지레는 묶은 육포의 예절이라는 말로, 스승을 처음 만나 가르침을 청할 때 작은 선물을 함으로써 예절을 갖춘다는 뜻.

[네이버 지식백과] 속수지례 [束脩之禮] (두산백과)

네이버에서 따와봤어.



공자는 예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배움의 성의를 요구한거야.

하지만 없는 사람들에게 뜯지는 않았지. 말 그대로 "예의"를 요구한거니까.


따라서 염구가 이렇게 까지 말하자 공자도 어쩌지 못하고, 계씨의 스카웃을 받아들이는 염구를 보내주게 돼.


그리고 염구가 떠나는 순간 공자가 일러주지.


"천승의 나라 일을 다스릴 때에는,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하도록 하며, 재물의 쓰기를 절도 있게 하고 또한 사람을 사랑하도록 하며, 백성을 부리기를 때에 맞춰서 해야 한다."

이게 이번 편의 핵심 내용이야.


나라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거지.

스승의 따뜻한 마음씨와 기원전 700년에도 사민의 마음은 바꿔진 것이 없는 스승의 마음씨를 보여주고 있어.



읽으면서도 점점 느낌이 오리라고 봐. 

내가 이렇게 논어를 풀어주는건 공자가 틀리다 맞다가 아니야.

논어 자체가 학문이 아니라 일종의 윤리 규범으로써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성경에서도 몇몇 구절은 흠잡을데 없는 윤리규정인 것처럼.


하지만 이건 말할 수 있어. 

성경은 계시종교인데 비해, 유교는 그런게 아니고 철저히 현세에 사람이 취해야할 "예의"에 혹은 "윤리"에 대해 말하고 있어.

따라서 이것을 비난할 방법은 거의 없는 완벽한 종교와 같이 되어버리는거야.


그런데 왜 윤리 규범이 아니라 종교라고 하는걸까?

우리에게 몇천년 동안 유교 규범이 진리화되고 내면화되면서 서양의 윤리 규범과 충돌했을 경우 서양의 윤리 규범이 틀린거라고 너무 명쾌하게 말해버리기 때문이야.

그게 싫으면 한국을 떠나면 되지, 여기서는 서양의 윤리 규범이 통하지 않아!

라고 말하기 때문에 이건 윤리 규범이 아니라 종교의 영역까지 들어서게 된거지.



엄연히 한국의 국교는 유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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