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한국 - 1. 학이시습지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47847&volumeNo=1&genre=105


-> 논어 학이시습지 번역.




논어를 누가 고맙게도 한역하여 써주시는 분이 있어서 쓰는 내용.






요약본을 집중 탐구해보도록 하자.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여기서 '자왈' 이란 공자가 말씀하시길 이다.


유교를 믿는 사람들의 대부분 공통적인 특징은 공자왈, 맹자왈이다.

무슨 일만 무슨 사건만 터지면 공자는 이렇게 말씀하셨어. 라는 뜻이다.


공자가 말한 것이 진리가 되어버리면 이게 종교가 되는 것이다.

쉽게말하면 공자 추종자들이 되는거니까.





그렇다면 공자의 말씀 방식이 어떤 것이었냐?

공자는 기본적으로 스승이었다. 제자만 3천명이 넘어갈 때도 있었다고 하니. (이 제자도 현재 학생 수준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권력층, 군인들까지 들어갈 정도로 폭이 넓었다.)

그러면 이 스승이 제자의 물음에 어떻게 답해주었을까?


놀랍게도 그는 한번도 똑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을 해주지 않는다.


제자가 다를 경우 그 제자의 인성과 현재 여건을 고려해서 매번 다른 답을 해주는 것이다.

기원전 700 년의 맞춤 스승이었던 셈이다.


그가 하나의 고고한 인격체였음은 틀림 없다.





그러면 이 편에서 전하고 있는 유교의 가르침은 세가지이다.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벗이 먼곳으로부터 바야흐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인부지불온 불역군자호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속상해 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이 세가지 말은 놀랍기 그지없다!

일단 우리들 사상에서 생각하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말이 매우 이상하고 역겹고,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느껴져? 아마 아닐꺼야.
이것은 우리 의식의 기저에 깔려있는 윈도우같은 운영체제이기 때문이지.

생각해보면 모세의 십계명에서도 간음하지 말라,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보편적인 윤리규정일 뿐.
논어의 경전도 이와 유사해. 윤리규정이 속해있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는 학문적 경지에 속한거야.

하지만 문제되는건 모순이 생길 경우야. 
한국의 경우 이 운영체제에 서구의 문물이 들어왔고, 이는 외국에서 문제될게 없는 일들도 한국에서는 큰일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공자의 말이 한국식으로는 어떻게 변하였을까?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 공부해라!

모두들 지겹게 들어봤던 소리 아닐까?
공부해라! 공부좀 해라! 너는 왜 공부를 안하니! 내 자식은 똑똑한데 공부를 안해서.. 공부, 공부, 공부....
동양의 판타지는 과거 문화 덕분에 공부가 오로지 글 공부에 한정되어버렸다.

뭐, 이에 대한 변명도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에는 '글'을 안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시하기 전까지 한문은 지배자들의 언어였다. 
또 한글이 만들어졌어도 한문은 지배자들의 언어였다.

모든 글자들에 비해 한문이 '상위 언어'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한문을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당시 한문은 동양의 '국제 언어'였다. 국제 언어란 지금의 영어와도 같아서 이 언어를 안다면 동양권의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엄청난 것이다! 사투리건 뭐건(실제로 중국은 북경어와 광동어가 통하지 않는다. 필담으로 가능한 것이다. 중국의 통일은 필담으로 가능하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상관 없이 동양에서 엄청난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적 특전이 열린 것이다.

쉽게 말하면 한국인이 영어를 필담으로나마 상대방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글로벌 시대도 아니고, 외국이란 먼나라 이야기인 시절이다. 
이 시기에 공부라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이었을까?
'공부'라 함은 너도 지식인이 될 수 있다.

너도 글도 모르는 천한 것이 아니라 지배자의 생각과 사상을 알 수 있게해준다.
라는 것이 아닐까?

이는 과거 한국의 기반이 닦이지 않았을때는 엄청난 사회발전에 공헌했어.

하지만 이미 발전한 사회에는 이 말이 안맞기 시작한거야.
즉, 세대가 지나자 이런 마인드는 사라지고 우리의 의식에는 단 한가지 말만 살아 남았어.  공부해라!

이 좋은 사상이 물질적 풍요가 있는 세대와 민주주의의 공교육이 확립된 시기에서 상대방과 경쟁시키는 요소로만 살아남은 거야. 매우 불편한 현실이지.
공부란 좋은거야. 하지만 글 공부는 누구나 하잖아? 한글을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는 태반이고. 
그래서 이 공부는 '영어 공부'로 넘어가버렸어.

다른 공부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시험' 위주의 공부에 매몰되었지. 
여기에 국가 위주의 '인재 양성'에 대한 교육이 최고로 쳐진것이고.

좋아. 여기까지 말하면 넌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공부하란 말이 좋은 의미로 쓰이면 좋은데 변질되었을 뿐이잖아. 이게 네가 말한 유교와 무슨 상관이 있어?"

우리 어른들을 생각해보자.

내가 결혼할 아내, 혹은 남편으로 명문대 출신을 데려갈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전자는 환영받지만 후자는 환영받지 못하지.
그런데 이게 유교 문화권에서는 윤리적으로도 변질되어버린다.

전자는 선인, 후자는 악인.
흐뭇하게 쳐다보는 명문대생과 덜떨어지게 취급받는 지잡대생.

이게 선악이 아니라 호불호라고 말한다면 영어에서 말하는 선이 good,이라는 것을 알아뒀으면 좋겠어.
선은 좋은것. 악은 나쁜것이야.
그래서 공부를 안하고 하고는 선인과 악인을 판별하는 기준으로도 쓰이게 되는거야. 유학이 윤리와도 연결되는 고리가 있다는거지.
이 정도면 유학이 아니라 유교아닐까?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먼곳으로부터 바야흐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이건 거의 윤리영역 아닐까? 서구 문화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테니 넘어가도록 할게.




인부지불온 불역군자호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속상해 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이게 한국에서는 어떻게 쓰일까?
간단해. 사람들은 속칭 떠보려고 발악하는 사람들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
신기한 발상을 내보이며 자신을 튀려고 하면 사람들은 그를 또라이라고 부르지.

그런건 군자가 아니기 때문이야.

이게 단순히 한국이 김치종자라서 그럴까? 그게 아니야.
이건 종자가 아니라 우리 운영체제에 깔려있는 윤리 규범이라서 그래!
윤리규범에 따르는 것이니 한국은 유난히 뜰려고 발악하는 사람을 절대 고운눈으로 쳐다보지 않는다.

시기 질투정도가 아니라 한국인의 무의식과 맞지 않으니 그렇게 까일 수 밖에 없게 되는거지.

이것도 역시 유학이 아니라 유교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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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 하고 1편 마칠께. 논어편은 거의 50편이 있기 때문에 뒤에 후술할 내용도 많아서, 내가 일일이 질문에 답해줄 수는 없을 것 같고 이 세가지 분야만 대답해 줄 수 있을듯.. ㅠㅠ


2개의 댓글

2013.08.31
좋은 내용이네! 논어 정독하면 현자 될 듯.

그런데 중간에 문체가 왔다갔다 거려서 약간 뜨는 느낌이 있어. 요부분만 살짝 꼬집고 갈게 ㅋㅋ
0
2013.08.31
@나롱이
한국식 현자가 되겠지 ㅋㅋ

아..프롤로그 부분이 1편하고 합쳐져서 문체가 떠버렸다.
프롤로그가 사실은 예고편이고 3문장 전에 번역한 것들이 프롤로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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