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단편글] 케이크병

#0. 병명

 

00시 한복판, 한 사람이 다수에게 잡아먹히는 끔찍한 사건이 9시 뉴스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이 사건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불특정 다수가 한 사람을 쫓아 뛰어가다가 결국 붙잡아 뜯어먹는 과정이 고스란히 찍힌 CCTV화면도 아니었고,

피해자를 잡아먹은 사람들 전부가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들이라는 점도 아닌,

입가에 침과 피가 범벅이 되어있던 가해자에게 마이크를 들이밀자 그가 몽롱한 표정으로 답변한,

"케이크 맛이 났다. 이제것 먹어본 모든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는 인터뷰 내용이었다.

해당 인터뷰 내용의 대다수의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분노하였으나,

이상하게도 해당 뉴스가 나오고 며칠 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친구와 연인들끼리 서로의 몸을 햝거나 깨무는 인사가 잠깐 유행했다고 한다.

 

 

#1. 유래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그 병의 근원에 대해서는 현재 여러가지 설이 있다.

생물학 병기, 동물 유래, 돌연변히, 집단 환각...

그리고 그 중에는 AA그룹에서 연구 중이던 '마시면 땀냄새가 좋아지는 향수'가 잘못된 것이 유래라는 주장도 있는데,

흥미롭게도 그 주장에는 '평소 수석 연구원이었던 D가 인기있어지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더니 꿈속에서 악마가 나타나 화학식을 알려줬다더라'는 황당한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2. 증상

 

병은 최소 3일에서 최대 4주의 잠복기를 가진다.

그러나 잠복기 시기에도 일부 환자들에게서 우울증, 식욕부진, 거식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어 질병과의 연관성을 조사중에 있다.

증상이 발현되면 몸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 냄새를 처음으로 접한 사람은 이것을 매우 향긋한 냄새라고 느끼게 된다.

 

10초 이상 냄새에 노출되게 되면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침샘의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입 밖으로 침이 흘러나올 만큼 급속도로 침이 분비되게 된다.

 

다시 10초 이내에, 사람들은 감염자를 잡아먹고 싶은 욕구를 주체할 수 없게 되며 곧 실행하게 된다.

이 때 감염자의 인육을 섭취한 사람들은 새로운 감염자가 된다.

 

식인을 마치고 나면 사람들은 30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천천히 이성을 회복한다.

이성을 모두 회복하고 난 이후에는 해당 사건을 매우 끔찍하고 역겨운 것으로 인식하였으나,

식인 당시의 기분을 묘사해달라는 요청에는 '매우 맛있는 식사를 한 느낌이다' '살면서 그때만큼 행복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또다시 그 감정을 느끼고 싶다' 와 같이 답변하였다.

 

 

#3. 사례

 

케이크병의 감염자 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은 유명 AV배우 B양의 사례이다.

 

B양은 케이크병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 아직 케이크병이 살인사건의 범주로 다뤄지던 무렵에 감염된 케이스로,

감염자 살해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감염자의 피를 일부 섭취하고 바로 현장을 이탈하여 경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녀는 최초 감염된 순간에서 4주 이후 증상이 발현되었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그녀는 AV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한다면, 그 순간 촬영하던 장면이 B양과 남자배우 단 둘이서만 방에 들어가 촬영하는 장면이었고, 남자 배우가 양손 양발을 침대에 묶인 채 촬영하는 장면이라는 점이었다.

 

"갑자기 눈빛이 이상해졌어요. 하지만 그 때는 분위기를 잡으려고 그러는 건줄 알았죠. 근데 갑자기 빳빳하던 거기가 -당시에 촬영 때문에 알몸이었거든요- 축 늘어지더니, 입에서 침을 계속 흘리는 거에요. 그것도 턱에서 뚝뚝 떨어질 정도로 아주 질척하게. 수건을 깔아놨었는데 금방 수건이 흥건해져서... 잘 아시겠지만 원래는 그 수건이 침 받는 용도가 아니거든요? 근데도 감당이 안 될만큼 계속, 계속 흘러내렸어요. 그리고 내 몸에 입을 갖다대려고 하는데... 그게 막, 그걸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절 잡아먹으려고 이빨을 들이댔어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B양은 남자배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촬영 스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였으나, 이내 다른 스텝들도 이상 증세를 보이며 그녀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그녀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20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알몸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방에 갇혀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고 증언했다.

 

출동 당시 경찰은 케이크병 관련 신고가 들어올 경우의 대처방안을 막 수립한 상태였는데, B양의 신고는 해당 대처방안을 수행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경찰들은 방독면을 착용한 채 건물에 진입하여 감염자의 체취에 노출된 사람들을 다른 건물로 대피시켰으며, B양이 갇혀있는 방으로 들어가 B양을 안전하게 구출할 수 있었다.

 

이후 국가는 B양을 6개월간 격리시설에서 관리하며 임상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였다. 그리고 6개월이 경과하자 B양의 몸에서 더 이상 증상이 발현되지 않음을 판단, 그녀를 병이 완치되었음을 발표하였다. 공식적으로 B양은 케이크병의 최초 완치자가 되었다.

 

완치 이후, B양은 병에 걸린 동안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병에 걸리고, 맨 처음에 잡아먹힐 뻔하고, 6개월 동안 갇혀지내고(특히 이 때는 촬영을 못했잖아요. 난 그게 너무 좋거든요. 할 수 있으면 영원히 그것만 하면서 살고 싶어).. 하나같이 끔찍한 기억 뿐이지만 지금은 완치됐으니까 다 괜찮아요. 그 때 그 배우하고는 나와서 작품도 2편 더 찍었구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지우고 싶은 기억이요? 기억보다도 그 때 촬영장에서 알몸으로 나올 때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던데 그거나 지우고 싶어요."

 

B양 이후 감염자는 격리시설에서 6개월 동안 관리하는 것이 정식 수칙이 되었고, 6개월 이후 대다수의 감염자가 완치되었다.

 

 

#4. 미식가

 

...일단 뭐가 됐던 다 대답할테니까 우선 밥부터 좀 시켜주세요.

네, 오늘 먹은게... 그... 사람고기밖에 없어서... 네네, 고기는 좀 그렇고... 토할 것 같아요. 고기 말고 다른 거 아무거나 좀 시켜주세요.

비빔밥 좋네요. 네, 그걸로 부탁합니다.

 

저도 압니다. 저도 눈, 귀, 다 있구요. 세상 돌아가는 것도 다 보면서 살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압니다. 저... 감염된거죠?

 

아, 네네 우선은 경위부터 말씀 드릴게요. 우선 저는, 제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나름 이름 좀 있는 음식 칼럼니스트입니다.

그 사람하고는 원래 아는 사람은 아니었고, 인터뷰를 하려고 제가 일부러 요청했어요.

왜냐구요? 그... 사실은 그 사람이 감염된 동안 느꼈다던 극상의 맛이 궁금해서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싶었거든요.

그게 얼마나 맛있길래 감염되었을 당시를 기억못하는 사람들도 그 때 혀가 느낀 맛을 기억할까?

어떤 맛이길래 감염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한참동안 어떤 음식으로도 만족을 못하고 그 비슷한 맛을 찾아다니는걸까?

나름 맛을 다루는 사람인데, 궁금한게 이해가 가시죠?

그래서 단 둘이 약속을 잡고 거기서 만났는데... 이렇게 되어버린겁니다 형사님.

 

아니 근데, 사실, 정말 저 억울합니다. 형사님. 아니 그 사람 완치됐다고 했단 말이에요.

완치되면 다시는 증상 발현 안되는 거 아니었어요? 그래서 안심하고 만났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이렇게...

아니, 이거는 국가가 거짓말한거잖아요 그쵸? 그러면 국가에서 정정보도를 하던지, 미안하다고 보상을 해주던지, 그래야 되는거 아니에요?

아니, 국가의 잘못된 정보 때문에 선량한 국민이 졸지에 감염자가 되어버렸는데 말이야. 혹시 미안한 마음이나 뭐 그런거 안 생겨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살인사건이라니?

아니 나는 감염이...

아... 아 그래요? 감염자들의 살점을 먹은 감염자는 다시는 일반적인 음식을 못먹어? 왜? 그 맛이 너무 황홀해서?

 

이런 씨이팔... 어처구니가 없네... ...하, 니미...

어쩐지.. 하긴 씨팔 비리기만 한던데 그게 맛있을리가 없지... 에휴... 씨발 괜히 살인자 됐네... 하 진짜 존나 억울하네...

 

네, 네, 다 인정합니다.

이미 자백한거나 마찬가진데 뭐 끌게 뭐 있어요... 하 시발 역시 그때 나도 거기로 간다고 해야했는데 쯥...

 

...형사님, 저 이거 사형이죠? 계획살인이니까? 아니어도 사형으로 해주시면 안될까요?

그 대신에 있잖아요. 저 감염자 아무나 한번 먹어보고 죽으면 안될까요? 살아있는 감염자 살점 조금만 뜯어내서 그거라도.. 제발요 형사님

그 다음에는 감염자가 되어서 산채로 잡아먹히든 목이 매달리든 다 할게요. 그러니 제발... 진짜 한번만 먹어봅시다 좀...

 

하...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아니 씨발 이러면 내가 너무 억울하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저쪽으로 갔지!

저쪽이 어디긴 어디야 씨발, 격리시설 부수고 감염자 납치해서 잡아먹는 쪽이지.

무슨 말이냐고? 조만간 다~ 알게 될겁니다. 형사 아저씨 아마 곧 존나게 바빠질거다. 씨파.

 

아 됐고, 그보다 잡혀가기전에 나 음식 다른 거 좀 주문합시다.

비빔밥 말고, 삼겹살 좀 시켜줘요. 맛있는 고기로 입맛 버린 거 좀 주워담게.

 

 

#5. 사형

 

아니, 국가 기관 소속 건물을 테러하고, 사람을 납치해서 먹어치우다니 진짜 어떻게 인간이 그럴수가 있습니까!

물론 그걸 막지 못한 우리도 문제지마는! 그 따위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거 자체가 더 크고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냔 말입니다.

이게 다 교육이 잘못된 것이고, 나라가 잘못된 겁니다. 옛날처럼 조금만 싹수가 노랗다 싶으면 바로 그냥 잡아 쳐 넣어서 정신 교육을 시켰으면...

 

아 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요. 네... 네... 죄송합니다.

그 미식가들인가 하는 납치범들이요? 물론 싹 다 체포했습니다.

죄를 반성하는 기미요? 하, 참나, 지금 그놈들이 뭐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하루 종일 인육 맛이 어땠는지 조잘조잘 떠들고 있습니다.

도대체가 그거 잠깐 맛본걸로 어떻게 그렇게 오래 떠들수 있는지 신기할 노릇입니다. 네네.

 

처분 방식은, 당연히 사형이죠. 그리고 그 방식도 이미 정했습니다. 그놈들, 전부 같은 방에 가둬놨거든요. 제 나름의 배려라고나 할까요?

안 그래도 어제 한 놈이 증상이 발현이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다들 미친듯이 달려들더군요. 근데 웃기는 건 증상이 발현된 놈입니다.

왜 하필 자기가 제일 먼저냐고 울부짖는데, 죽는것보다도 자기는 자기 고기를 못먹는다는게 더 억울해보이더군요. 그러더니 자기가 자기 팔을 뜯어먹기 시작하는겁니다.

... 네, 아무리 저라 할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아무튼 그 놈들은 다들 그렇게 죽을 예정입니다. 기왕이면 다들 동시에 발현해서 서로 먹고 먹히다 동시에 죽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한 놈이라도 살아남는다면 그 놈은 사고를 가장해서 불태워 죽일겁니다. 국가에 대항한 놈들이 어떻게 되는지 알음알음... 다 알아야죠.

 

그보다 각하... 사실은 이번에 전화를 드린 목적은 이게 아닙니다.

 

그 격리 시설 있지 않습니까? 그 격리시설을 다시 지으려고 보니까 새로 짓는 비용이나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서 말입니다.

이게 저희 예산으로는 도저히... 아 물론 각하의 결정에 토를 다는 것이 아니라... 아니 그런 비자금은, 각하도 아시다시피 필요악 같은 것 아닙니까... 네네.

...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그런 격리시설을 짓는데 너무 비용이 많이 나가는데... 그 케이크병 발병자들 처리 방법을 조금 바꾸면 어떻습니까?

 

저희야 그 과정이 병과 비슷하니까 다들 병이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사실 이게 병인지 아닌지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바이러스나 병원균이 아직도 발견이 안된다는게... 만약 이게 진짜 병이라면 이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것들이 발견 안된다는게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이런 사례가 발생했을 때 병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엽기 살인사건으로 취급해서 바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각하.

네, 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신에 국민들이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각하.

...적어도 그렇게 발표를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넵! 감사합니다 각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

후...이거는 이제 됐고... 다음은...

 

...

아 네 회장님.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6. 지옥

 

XX산은 통째로 AA그룹의 사유지이다.

하지만 세계를 주무르는 거대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산의 입구는 몇십년은 관리를 안한 듯 제멋대로 자라난 풀밭과 녹슬고 군데군데 망가진 철조망이 지키고 있는 것이 전부인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산의 위치나 경관이 좋냐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꼴랑 교도소 하나와 지평선까지 뻗어나간 황무지 뿐이다.

 

도대체가 이런 곳을 왜 AA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지 한 때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으나, AA그룹의 비밀들 중에는 더 흥미로운 것들이 수천개는 더 있었기 때문에 XX산은 슬그머니 관심의 중심에서 저 멀리 벗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XX산에 갑자기 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것도 XX산에서 지옥의 입구가 발견되었다는... 입 밖에 내기도 황당할 만큼 어처구니 없는 소문이었다.

 

이 황당한 소문의 근원지는 최근 신흥종교로 부상하고 있는 CC교로 추정되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에 올라온 한 동영상 때문이다.

자신을 구세주라고 소개하고 있는 CC교의 교주 D씨는, 동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한 때는 질병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엽기 살인 충동을 가진 이들에 의한 우발 범죄로 밝혀진 케이크병.

그러나 사실 케이크병은 병도 아니고 엽기 살인도 아니다!

성욕, 식욕, 살인욕! 이러한 욕구를 이겨내지 못한 타락한 자들을 지옥에 떨어트리기 위한 악마의 저주인 것이다!

 

그 증거로, 케이크병으로 사람을 죽인 살인마들이 교도소의 특별 구역에서 사형당한 밤,

그들의 더러운 영혼이 도깨비불처럼 약한 빛을 내며 교도소에서 XX산으로 떠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목격한 바 있다!

그들은 XX산에 위치한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 던져져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AV배우 000는 그 추잡한 육신을 정조없이 함부로 굴린 죄로 영원히 악마들의 노리개로 살아야 할 것이며,

식욕에 미쳐 식인을 아무렇지 않게 행한 자칭 미식가들은 영원히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아귀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구원받는 길은 정녕 없단 말인가?

방법은 있다! 바로 CC교로 들어와 속세의 모든 굴레와 허물을 벗어던지고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몸으로 정화를..."

 

대략 이런 내용이다.

 

물론 황당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몇몇 호기심 많은 이들이 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 XX산을 찾아갔지만

당연히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XX산을 24시간 경비하고 있는 경비업체에게 적발되어 사유지 침범으로 고소만 당하고 말았다.

그저 유일하게 이들이 알아낸 것은 동영상 속 언급된 도깨비불은 XX산 기슭에 위치한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교도소 버스 불빛을 D교주가 오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나지막한 추측이 전부였다.

 

결국 그 소문도 빠르게 없어져, XX산에 관한 관심은 다시 사라지고 말았다.

 

추신 : 참고로 D교주는 이 동영상이 올라오고 정확히 4개월 뒤,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다 케이크병이 발병되어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7. 천국

 

회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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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회장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저는 올해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아니요. 생각해보니 무사히 넘겼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그 부분은 다시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회장님, 저는 올해, 무사히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말하기 송구스러우나 이는 모두 회장님의 탓입니다.

 

작년 겨울, 제가 저지른 작은 편법이 문제가 되어 몇 개월간 세상의 눈을 피해 요양을 해야했을 때,

회장님께서 친히 XX산의 별장을 소개해주셨지요.

그 별장에서 보낸 8개월은 저에게 있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어주었습니다.

 

그 맑은 공기, 깨끗한 풍경... 그리고 무엇보다 정갈하고 황홀한 식사.

산해진미같은 야채요리, 고기요리, 디저트... 특히 그곳의 케이크는 정말이지...

아 회장님, 저는 이제껏 천국의 존재를 믿지 않았으나 회장님께서 주신 음식들을 입에 넣는 순간! 저는 천국의 존재를 믿을 수 있었습니다.

 

아아 회장님, 그러나 좋은 시간은 짧은 법이랬던가요.

결국 속세의 문제가 해결이 되고 저는 다시 돌아와야만 했지요.

그러나 이곳에서 아무리 좋은 것을 취하고 경험한다 한들 그 천국에서의 삶을 잊을수가 있을까요.

 

회장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저를 다시 그곳으로 보내주십시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회장님께서 저에게 요청하셨던 그 어떤 것이라도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회장님의 충실한 종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다시 그곳으로, 천국 같은 곳으로 절 인도해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회장님.

 

 

 

[RE]회장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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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이 회장. 조만간 케이크라도 같이 먹으면서 얘기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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