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치성

치성

 

 

어린 형제가 나란히 앉아 공손히 치성을 드린다

묵은 먼지 나려 앉은 늙은 금불상에게

두 손을 모아

봄 진달래같이 여린 두 손을 모아

고요한 새벽 불국사

이슬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이 형의 눈에 맺힌다

철없는 동생 무엇 모르고 가만히 엎드려 소원을 빈다

천년의 먼지 등에 업은 금불상에게

어린 것들이 여린 눈물로 오물거린다

부처에게 관음에게 조용히 새벽을 지키는 석가탑에게

어린 형제가 나란히 앉아 공손히 치성을 드린다

굴러가게 해주세요

윤회의 고리처럼

굴러가게 해주세요

 

 

 

 

 

 

 

 

 

 

 

 

 

 

 

-----------------------------------------------

어제 퇴사하고 시간 남아 돌아서 두개 올림

이건 쓴지 3년쯤 된건데 인스타에 아직 안올렸다

 

진짜 추천하건대 불국사 갈거면 새벽에 가라

직업이 피디였어서 여기저기 많이 다녔는데 불국사가 사람 없을때 가면 맛이 달라.....

 

https://www.instagram.com/sunnyman_of_letter/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855 [창작 글] 글쪼가리 #169 Plasir 1 2021.05.31 353
3854 [창작 글] 새벽 귀여운냥장이 0 2021.05.28 178
3853 [창작 글] 처음 글 싼다 이 주제 어떠냐? 1 인생 0 2021.05.24 208
3852 [창작 글] 처음 써봅니다. 그냥 어떤지 알려주세요 3 요즘그래 0 2021.05.23 246
3851 [창작 글] 1 Ang칼진 1 2021.05.11 153
3850 [창작 글] 히어로들은 빌런들을 살려둬야하나? 사랑하는아버지 0 2021.05.10 151
3849 [창작 글] 취미로 쓰다 찍 싼 글 1 Ang탕한놈 0 2021.05.10 174
3848 [창작 글] 인간병, 세 번 기절하는 부비퐁의 진실 11 배규 1 2021.05.09 284
3847 [창작 글] 히어로의 쇠태 사랑하는아버지 0 2021.05.08 203
3846 [창작 글] 삼겹살 미운오리 0 2021.05.08 167
3845 [창작 글] 글쪼가리 #168 Plasir 0 2021.05.05 272
3844 [창작 글] 붕어빵 배규 1 2021.05.04 202
3843 [창작 글] 끝까지 가보자 htthetetie 0 2021.05.03 177
3842 [창작 글] 친구는 스물다섯에 죽었다. 들풀 0 2021.04.29 290
3841 [창작 글] 암클(문자) 5 설월신서향 1 2021.04.23 214
3840 [창작 글] 치성 사림세력 0 2021.04.22 173
3839 [창작 글] 달덩이 사림세력 1 2021.04.22 143
3838 [창작 글] 연탄냄새 2 배규 1 2021.04.22 251
3837 [창작 글] 이제 병아리 삶은 끝인 거다. 나는몰라요 2 2021.04.20 182
3836 [창작 글] 아픔 나헌 1 2021.04.20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