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치성

치성

 

 

어린 형제가 나란히 앉아 공손히 치성을 드린다

묵은 먼지 나려 앉은 늙은 금불상에게

두 손을 모아

봄 진달래같이 여린 두 손을 모아

고요한 새벽 불국사

이슬인지 빗물인지 모를 것이 형의 눈에 맺힌다

철없는 동생 무엇 모르고 가만히 엎드려 소원을 빈다

천년의 먼지 등에 업은 금불상에게

어린 것들이 여린 눈물로 오물거린다

부처에게 관음에게 조용히 새벽을 지키는 석가탑에게

어린 형제가 나란히 앉아 공손히 치성을 드린다

굴러가게 해주세요

윤회의 고리처럼

굴러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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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사하고 시간 남아 돌아서 두개 올림

이건 쓴지 3년쯤 된건데 인스타에 아직 안올렸다

 

진짜 추천하건대 불국사 갈거면 새벽에 가라

직업이 피디였어서 여기저기 많이 다녔는데 불국사가 사람 없을때 가면 맛이 달라.....

 

https://www.instagram.com/sunnyman_of_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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