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위해

잠에서 깨어 문득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쓰는

나를 위해 쓰는 글

 

무엇부터 말해야 할까 

아주 어린 나를 사이에 두고 다투고 있는 부모님

 

밥상이 뒤엎어지며 나는 소음

그걸 맞고 입술에서 피가 나는 어머니

아니면 그 모든걸 쳐다보고 있는 어린 날의 나

 

혹은

친구 집에서 돌아와보니 얼굴과 몸이 멍들어 있는 어머니

나보고 우스개소리로 당신을 지켜줬어야지라며 웃는 어머니

 

항상 술에 취해 독기 품은 눈으로 우릴 쳐다보던 아버지

뭐가 그렇게 힘들고 원망스러웠을까

사는게 힘들고 오죽했으면 이라는 말로 이해할 수가 있는 거였나

 

그런 아버지 때문인지 종교에 심취해 말이 안 통하는 어머니 밑에서

나는 불쌍한 어머니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살아왔다.

 

나까지 죽어버리면 불쌍한 당신은 미쳐버릴게 분명했으니까

그렇게 참는게 익숙한 삶을 살았다

 

20살 바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첫 월급을 받고 

부모님께 내복을 사드리고 아버지께 현금 10만원을 드렸다

원래 드리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학창시절에 돈 돈 거리며

나에게 온갖 욕을 쏟아내던 

당신에게 보내는 작은 반항심이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집에 고장난 보일러를 고쳐놓고

얼마 있다가 농약을 드시고 자살하셨었지

끝까지 못난 당신은 우리 가족들에게 피해만 주고 갔다

 

나의 가족들은 아버지를 이해하라 했지만

난 아직도 속이 좁은 인간일 뿐이라

아버지가 했던 그 모진 말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니 잊혀지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잘했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법을 배웠고

남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서

정말 다행이다. 

어린 시절의 나야

힘내서 버텨라 삶이 비록 나아지진 않아도

언젠간 끝이 올테니

우리 좀만 더 버텨 보자

 

 

1개의 댓글

2020.12.29

서글프네,,,,,어머니는 잘계시니? 충격 받으셨을꺼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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