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푹숙이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얘가 가방에 있던 손을 들어서 어깨를 꽉 감싸주는거야.
난 패닉이었는데 얘가 그렇게 해주니까 그나마 안심이 좀 되더라고. 그래도 옆에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 힘이되더라
집이 코앞인데 제발 그 오빠만 지나가면 나 집에 갈 수 있으니까 제발제발 나 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달라고...
진짜 누구한텐지도 모를 애원을 속으로 계속 중얼중얼 그랬다.
근데 발견했네?ㅋ 하.......... 날 보더니 아는 척은 안해 자기도 쪽팔리긴 한가 쌩까더라고.
대신 옆에 있던 걔한테 말을 해. 완전 비웃으면서 뭐야ㅋㅋ얘 ㅈㄴ찐따였던 애잖아 이딴애랑 뭐하냐면서
지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구는 ㄴ은 제대로 당해봐야된다면서....................진짜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더라고
거기서 또 울었다 너무 서러워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끅끅대면서 울었는데 뭘 우냐고 니 주제도 모르고 깝쳐놓고
뭘 우냐고 일년만 괴롭히고 안 괴롭혔더니 정신 들차렸냐고 욕에 욕을 해대는거야.
그 길거리에서 너무 쪽팔리고 마음 아파서 머리가 핑 도는데 솔직히 난 기대도 안했거든?
근데 걔가 선밴데 대들면서 내 편 들어주더라고.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사귀겠냐고 중1밖에 안된 어린애가
뭘 알았겠냐면서 존댓말은 꼬박꼬박하는데 화 눌러참는 말투? 그런 말투로 날 옹호해주는거야
정작 따져야 될 나는 그 오빠말대로 찐따처럼 소심하게 짜져있었고..........ㅋ
얘만 오부지게 내 편을 들어주더라고. 형 솔직히 그렇게 욕하시면서 고백하는데 누가 받아주겟냐고 그리고
얘는 형이 사귀는 여자애들같은 그런 애 아니라고 그런 말을 중3짜리가 고2한테 하는데 멋있다 이런 건
나중에 든 생각이고 그냥 고맙고 통쾌하고 그랬어 그 순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