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상담 판

즐겨찾기
최근 방문 게시판

아버지한테 실망했단 소리 들으면 어떤 기분이냐?

c1c400b6 2021.12.01 446

1622eb924e02dd42f.jpeg

 

 

 

대학교에서 안 맞는 공부하다가 어영부영 회계 자격증 따면서 공시 준비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공무원이 좋았거든

 

 

결국 3년을 박았는데 못 함. 더이상 시간만 쳐먹겠다 싶어서 그냥 그만두고 알바하면서 취업 준비함

 

아버지의 권유로 운좋게 2년자리 계약직으로 입사하고 근무하면서 정식될 생각으로 공부했다

 

 

근데 2년 지나고 무기계약 시켜주겠다는 양반들은 어디가고 코로나 때문에 2년을 끝으로 직장을 나옴.

남들과 비교했을 때 스펙도 변변찮은 것 같아서 직장에 속해야지 서류통과였는데 나갔으니 그냥 자체가 나가리 됨

 

 

나왔을 때 뭘 해야될지도 몰라 멍하니 수당 타먹으면서 6개월을 보냄. 그 사이에 여기저기 내봤는데, 거진 그냥 육체적으로 블랙에다가 사람 갈아넣는 곳이었음

 

내가 뭘 하고 싶어도 언제나 상황이 안 좋았음

 

 

그래서 전기 쪽으로 직종 자체를 변경하려고 하니 아버지는 니 대가리에 그게 되겠냐고 반대하고 하던거나 하셨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를 하라고. 남한테 휘둘리지 말고.

 

 

난 내가 하고 싶었던걸 10년 전에 말했었는데, 그동안 취업 잘된다고 그 학과 들어가라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까 조금 이상하더라. 이제 내 나이가 30대인데 하고 싶은걸 하라니.

 

 

그래서 내가 뭘하고 싶었는지도 잊은 채 그냥 채용원서나 내다가 아버지의 소개를 받고 면접 기회를 잡았음. 경력도, 자격도 필요없는, 건장하고 젊기만 하면 되는 곳으로.

 

근데 그 회사를 알아보니까 너무 평이 안 좋은거야. 말그대로 사람을 갈아넣는 곳이라고.

 

그래서 평이 이러이러하다는 말을 전했지. 내가 만약 버티지 못하고 나온다면 아버지께 누가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냐고.

 

 

 

하지만 아버지는 날 잘못키웠다면서 실망스럽다고 하셨지. 직접 겪지도 않았으면서 언제까지 남한테 휘둘릴 거냐는 말씀과 함께 말이야.

 

 

 

나보고 내 인생을 살래.

 

근데 난 이 나이를 먹을 때까지 내 인생이라는게 뭔지 모르겠다

 

 

 

아버지의 뜻대로 학과를 나오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계약직도 하고.....

 

내가 선택한건 자격증이랑 군대, 그리고 취미로 썼던 소설이랑 기타 밖에 없네. 이젠 쓸모가 없어져서 다 팔거나 지워서 없지만.

 

 

이렇게 쓰니까 아버지의 말이 맞는 것 같아. 난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계속 실패만 했지. 그래서 얻는 것도 없었고.

 

그냥 쓸모없는 사람답게 아무데나 빨리 취업해서 산업재해로 죽고 싶은 심정이야.

 

 

 

이 글을 봐줘서 고맙습니다.

 

11개의 댓글

8b69b7a0
2021.12.01

그래서 니가 하고싶은게 뭐임?

0
c1c400b6
2021.12.01
@8b69b7a0

글을 쓰고 싶었어. 처음 장려상 받고 교내 알림장에 내 글이 있는걸 보고 얼마나 신기했는지 몰라.

0
1cfffb46
2021.12.01

아버지 밑에서 나와야 니가 아버지 눈치를 그만볼거같은데? 아버지 바람은 니가 맞출수없어. 왜? 아버지는 아버지 본인취향에 딱맞는 전공을 니가 직접 원해서 본인 입맛맞춰 니가 성공하는걸바라기때문이지.

근데 아버지 본인도 본인이 원하는 인생 못살면서 남이 본인취향에 맞는 인생을 살기바란다?

불가능임.

너가 아버지밑에서 신세지다보니 계속 그의 눈치만보다가 너에게 안맞는길 반 강제로 선택하는데, 그럼 실패하는게당연한거지.

답은 니가 독립해야됨. 아버지가말리든 어머니가 말리든 니가 니 인생 찾는 과도기라도 겪고싶다면 성인답게 나와서 살아야함.

안그럼 평생 맞지도 않는길 끌려다니다가 우울하게 늙어죽음. 뭐하나 이루지도못하고 좌절감으로 무기력하게만살다가

0
5d842e7b
2021.12.01

아버지 감사합니다.

0
f65299c3
2021.12.01

노벨피아 가서 연재해봐

돈드는것도 아니고 못할게 뭐임?

잘되면 전업 작가하고

잘 안되도 우리 인생 긴데 회사 댕기면서 틈틈이 도전하는거지 계속

 

 

0
d9c3e86e
2021.12.01

착한 아이들이 겪는 딜레마임. 부모님, 선생님, 어른들말 잘 듣고 크면 당연히 다 잘될줄 알았는데 세상이 그렇지 않고 문득 나에게 그래야된다 이래야된다 하던 어른들을 돌아보면 어느새 고개를 돌려버리고 네 책임이다 실망이다 하는 시기가 옴.

 

첫째 잘못은 어른들이 맞음. 본인들 입맛대로 남인생 이리저리 만져보다 아 텄네 하고 손 놔버리는거거든. 세상에 진실로 책임감을 운운할수 있는 사람은 몇안돼.

 

그럼에도불구하고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야. 개붕이는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겠지만 본인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대신 남의말을 들은거니까. 그 대가를 받는거기도 함.

 

지금부터라도 스스로의 인생에 스스로 고민하고 방향을 정하고 그대로 도전하고 실패하고 배우는 과정을 겪어야지. 남들은 더 일찍 겪었던 일을 나중에 하는거니까 지난하고 힘들겠지만 그게 인생인걸.

 

제일먼저 끊어야할것은 아버지의 아들로서의 인생인것같다. 실망이고 뭐고 신경끄고, 아버지에게 평가받는 인생을 살기위해 태어난거 아니잖아. 부모자식관계가 항상 이야기처럼 아름다울수는 없어. 일단 홀로서기부터 도전해보자. 화이팅

2
03b3a2a0
2021.12.01

나랑 비슷하네

 

대학교 전기과 1년을 학점 꼬라박으며 보내고 군대 갔다온 뒤에 반 년 쉬고 2학년 복학했는데,

공부도 안하고 학고 당하는걸 보고 이건 안되겠다 생각해서 아버지한테 말하고 공시 1년 준비함. 그러고 당연히 불합격..

그 뒤로 도대체 뭘 해야할지 몰라서 생각이 많아짐.

 

대학을 어거지로 다닌다 한들 학점도 바닥이라 취업도 안될테고, 이미 휴학한다고 남들보다 1년 뒤쳐짐. 게다가 4년 안에 졸업이 가능한지도 모르는 상태.

그냥 대학을 때려치우고 국비라도 다닐까? 싶다가도 대학으로 까먹은 세월이 아쉽고, 국비는 뭔가 최후의 수단으로 남기고 싶었음. 그래서 결론은 남들보다 늦은만큼 기술대학에 지원해서 빠르게 2년을 다니고 초대졸 타이틀이라도 달아서 취업을 하자라는 마인드가 됨.

 

이런 과정들에서 중간중간 시간이 많았음에도 자격증이나 다른 공부를 하지 않는 모습, 컴퓨터만 하는 모습에

아버지한테 나보고 실망했다, 너는 이제 기대가 안된다라는 말을 들음. 직장에서 나에 대해서 말하기도 부끄럽대.

 

근데 이 말을 듣고 내가 든 생각은 진짜 별 생각 안 들더라.

이미 예상 하기도 했고, 스스로도 뭔가 보여준게 없으니 뭐 당연히 그렇겠지.. 하는 생각?

 

그 뒤로 아버지랑은 한 마디도 안하고 산다.

0
26301f0c
2021.12.02

나는 너랑 비슷한, 근데 또 엄청 다른 경험이 있다.

내 자랑 같지만 나는 적당히 타고난 눈치랑 머리가 좋았어.

눈에 띄면 모난다는 사상을 가지고 계신 아버지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선생님께 곤란한 질문을 하면 때려가며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초, 중학교 때는 전교 일등을 해도, 너는 중, 고등학교 올라가면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이런 말들을 계속 들으며 살았고, 고등학교, 대학교 때 역시 성적이 좋으면 너는 사회성이 좋지 않다.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이런식의 취급을 계속 받았다. 그 때문에 더 하려던 공부, 더 해보고 싶었던 것들 모두 포기하고 그냥 대기업에 취업했다.

근데 회사에 가서도 계속 평판이 좋고, 중간에 꿈 쫓아서 퇴직후 진학한 대학원에서도 기존에 하던 분야가 아닌데도 학과 최대의 성과를 올리자 갑자기 돌변하시더라. 마치 원래 그렇게 말하고 다니시던 것처럼. 얘는 어려서부터 머리가 좋았다. 천재였다. 남다르다. 이러고, 본인이 욕심이 나시는지 나서서 나한테 유학을 가라, 기업에서 뭔가 해봐라 이런식의.... 이제와서 내 하고싶은 명예도, 돈도 없고 그냥 내 재밌는 일 하겠다 하면 극구 단점을 찾아서 집요하게 물어보고 다시 생각하라 하신다..

 

너랑은 다른 맥락의 경험이지만, 너도 내 이야기 보면서 닮은 상황을 느끼듯

결국 어른들, 심지어 부모님도 자식 인생에 책임감은 없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기르고, 그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뿐이지, 자식과 소통하고, 계속 생각해나가는 부모님은 흔치 않아. 결국 지금 생각하는 건 완전히 혼자 살아간다고 생각하는거야. 호적은 그냥 달려 나온거고, 부모와의 연은 나서서 끊을 필요는 없지만, 끊어야 되면 끊는게 맞는 식으로 생각하고 사려고 한다... 그마저도 잘 안되긴 하지만 나도. 적어도 이상적인 방식을 결정하고 나니까 맘은 조금 나아지더라...

 

1
6d19762a
2021.12.02

이건 별론으로 내가질문해서 미안한데

공시 3년 실패원인이 뭐라고 생각해?

냉정하게 알려주면 고맙습니다.참고하게요

 

0
d2659bf2
2021.12.02

화 안나냐?

0
a6bbe7da
2021.12.02

인터넷에 소설 연재하다가 연락받고 정식 출판 한 사람 많으니까 너도 써봐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6569 음 한번만났는데 사귀자고하네 1a0bed12 7 분 전 15
406568 오늘 아침에 수술 받는데 잠을 못잤다 8 c102cd5f 44 분 전 53
406567 하 시바 거기에 담배빵 놨는데 어느병원 가야되냐 1 79cef692 1 시간 전 87
406566 인연이라는 게 있음? 13 4b8636e0 3 시간 전 211
406565 모유수유하는데 하루종일 배고픈게 고민 26 7965e7f6 3 시간 전 262
406564 나한테 맘도 없는 애랑 시간낭비 너무했네 2 3c26c9c8 4 시간 전 256
406563 여름에 깔끔룩? 상의 어캐하지...? 27 bf4d8631 4 시간 전 276
406562 인생이 잘못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27 b00072a4 4 시간 전 303
406561 독학사 1단계 해본 사람? 2 17ba8fb9 4 시간 전 43
406560 저번주에 임상심리상담센터 갔다는 개붕인데 13 372e5fd1 4 시간 전 86
406559 계란 썩은내 나는 직장 상사 어케하냐 8 608ae5c9 4 시간 전 164
406558 보충제 어디꺼 먹는게 좋음?? 4 904e1de4 4 시간 전 49
406557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특징이 뭘까 18 2dafda9e 5 시간 전 199
406556 개붕이들 댓글보고 여친이랑 헤어진다!! 조언좀 12 04da2f2d 5 시간 전 170
406555 결혼하기 싫다 6 abf8eebd 5 시간 전 149
406554 소설쓰기 배우고싶은데 사이버대학 추천좀 5 f07ab7fa 5 시간 전 56
406553 30 인생 망한 개붕이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 7 bd790940 5 시간 전 235
406552 27살 모솔 여붕이 한탄 41 b953e561 5 시간 전 476
406551 사내 단톡에 야추 사진 올렸다 지웠는데 혹시 복구당할수도 ... 17 ec0d3b36 5 시간 전 272
406550 머해먹고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5 6cc56368 5 시간 전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