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짝사랑 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내 쪽에서 자초지종 설명하고 연락 끊은 애가 한명 있거든

학과 후배라 연 아예 끊어지지도 않고,

나는 나름 정말 좋아했어서 시간 지나니까 또 미련 생기더라고

그렇게 뭐 행사 있을 때 다시 만나고

중간 중간에 안부 몇번 주고 받고 하면서 이젠 그냥 아는 선후배로 돌아왔는데

며칠 전에 내 졸업식이었거든. 근데 얘는 먼저 취직해서 일한다고 오진 못하고

기프티콘을 주더라고. 그 길로 서로 안부 묻는데

선배 잘 지내냐고, 짐 고향집 내려가는 길이다. 이러는거야

고향이 학교 있는데거든. 나도 거기서 자취 중이고.

그러면서 학교 안 간지 참 오래됐네 하는거야.

그 말 하는거 보고 있으니까

내가 거북하고 진짜 의무감에 축하해주는거면 굳이 꺼낼 말 아닌거 같아서

안 바쁘면 밥 함 먹을래 하니까 좋죠~ 이러대

그러면서 지가 일정을 짜더라고

그렇게 약속을 잡고 야간 알바 갔다가 낮에 자고 있었거든

근데 일어나니까 파토 냈더라고.

탓하고 싶은 맘은 없는데 무슨 심리인지만 알고 싶다

내가 싫은데 양심 찔려서 자꾸 여지를 주는건지

아니면 거북한 생각조차 안들만큼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그냥 밥 먹을라 했고 그냥 일 생겨서 팽한건지

뭔지 모르겠다. 미련 붙들고 있는 나도 진짜 병신 같고

아 죽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