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거대 기관이나 권력의 음모론 같은거 안 믿는 주의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써봄

다들 알겠지만 공무원 사회는 철저한 보신주의다. 니가 아무리 열심히해서 좋은 성과를 내도 그에 상응하는 보너스나 연봉을 주지 않기때문에

일을 잘해야 한다, 실적을 내야한다는 압박보다는 책임질 일을 만들면 안된다, 처벌받을 일을 만들지 말자 라는 스탠스가 그 어디보다 강한 집단임.

그래서 무슨 일을 하건간에 이게 잘못됐을때 내 책임소재가 있는가? → 있다면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 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이는 말단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예를 들어서 내가 동사무소의 재해/재난 담당 공무원이라고 치고, 2주 뒤에 역대급 폭설과 한파가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다고 치자.

그럼 나는 내 책임소재를 없애기 위해 동사무소에서 가진 제설물자(염화칼슘, 넉가래 등..)를 파악하고 동사무서 능력으로 필요한 물자를 구매하고

당일 부족한 물자와 인력을 보충해달라는 공문을 시청이나 도청으로 최우선으로 보낼 것임.

왜냐?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때 책임소재를 피할 수 있음. 나는 물자를 확보하기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상위부서에 요청도 했으니까.

이제 물자나 인력이 확보되지 않아서 생기는 책임은 상위부서에서 지는거고, 이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공무원의 업무체계는 이런식으로 되어있음

근데 말단 부서의 계장이 임의로 이걸 몰래 삭제하라고 회유했다? 개 말도안되는 소리임. 저 보고서를 보낸다고 해서 본인이 입을 피해가 전혀 없는데?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작성도 안됐다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작성된걸 굳이 일부러 삭제할 필요가 없음. 이 내용은 최소 용산서장까지 해당되는 내용임.

물론 저런 내용을 보내면 좀 귀찮아지기야 했겠지...  그래도 말단 부서 입장에서는 최소 요청만 해도 문제없이 끝날 일이고,

저런 보고가 들어간 시점에서 해당 인력의 충원이나 사고 관리는 상위부서의 책임이 되는데 굳이 보고서를 삭제했다?

아까 얘기했지만 공무원의 업무체계는 책임 핑퐁이 가장 큰데?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윗선에서 모종의 지시가 내려와서 삭제했고 꼬리자르기가 들어간게 아닐까?

똥글 읽느라 수고했으니 짤 한장 첨부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