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임마, 뭐가 자꾸 찜찜한데 그래?"

나는 A의 등을 치며 말했다.

사연은 이랬다. 지난달, 나와 A는 클럽에 가서 우연찮게 여자들의 번호를 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긴 나와 다르게, A는 계속적으로 연락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얼굴은 내가 나은데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어쨌건 쑥맥인 A가 잘되는건 축하해줄 일이다.

"아 나같았으면 그냥 만나자고 해서 어 그냥 어, 드러눕고 그냥 어 그냥 씨발" 

그러나 A는 핸드폰을 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고 전원을 껐다.

"야, 그냥 우리 오늘 PC방 밤샐래?"

순간적으로 배그 한판 때리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시험도 망쳤는데 출결까지 망칠순 없다.

"지X하네, 내일 강의 9시다. 맥주 뭐마실꺼야"

"언제는 공부했다는듯이 말하네"

"아니 그래서 맥주 뭐 쳐먹을꺼냐고."

편의점에서 세일한 세계맥주를 한아름 들고 A의 자취방에 들어섰다. 비번을 치려는데 A가 들고있던 편의점 맥주를 나한테 던지고 열쇠로 문을 딴다.

아따, 존나 무겁네. 갑자기 던지길래 왠 지랄인가 했더니.

방에서 마블영화나 볼려고 하는데 PC톡 알림이 온다. 그여자애다.

"이야 여자애 카톡 또왔네 부러워서 어디 살겠네"

"야 씨발 읽지마"

"아니 왜" 라고 대꾸하는 나의 손은 이미 톡창을 열었다.

동영상이 있다.

"한번 봐도 됨?"

"아 미친새끼야."

"왜 지X인데 븅시나. 뭐 얘가 굿이라도 하냐?"

너무나도 예민한 반응에 질문을 던졌지만, '니 좆대로 해라' 하는 표정을 짓고 침대에 덜렁 누은 A를 보고

나는 동의하는걸로 알아듣고 동영상을 켰다.

와, 지금보니깐 더 이쁘네. 내가 얘 번호를 딸껄.

동영상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안녕~ㅎ 점심 안먹었지? 그래서 먹방 동영상을 준비했어 ^^'

라는 말과 함께 신라면을 맛있게 끓여먹는다. 나도 어제 A랑 소주한잔하면서 하나남기고 다 먹었는데.  어쩐지 친숙한 느낌이네.

예쁜 얼굴과 몸매로 라면을 끓이고 호로록 먹는 모습에 다른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먹다가 동영상이 너무 길어졌는지, '나중에..... 라면먹으러 와♡ ^^' 라는 말과 함께 영상이 종료됬다.

나는 어느새 다가온 A에게 와 씨발 와 라면먹고갈래 씨발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축하한다.

그러나 A는 동영상을 다시 돌려보더니 아무말없이 오들오들 떨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A를 이해할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