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펌] 여름을 떠나보내는 납량군대!

출처 : http://karlsruhe.egloos.com/m/3107392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이 어디일까요?
예전 같으면 공동묘지겠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엘레베이터 등 다각화되고 있지요.
하지만 군대와 학교괴담은 언제 어디서나 마찬가지 일겁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편집자의 군대이야기인만큼, 당연히 군대괴담을 풀어봅시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마왕같은 대대장님이 다스리던 평화로운(지옥같은) 대대가 있었습니다.
대대장님은 병사들에게는 웃는 얼굴로 인자하게 대해주셨지만, 그 와중에도 발견된
군기강 문제나 기타등등 여러가지 문제는 그냥 간부 회의를 소집하여 문제가 발견된
부대의 중대장에게 폭언-욕설-구타-가혹행위 4단콤보를 날려주셨습니다:)
덕택에 부대는 언제나 군기바싹든 간부들과 함께 독한훈련으로 강군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밤.
청명하게 맑은 하늘이었지만, 그믐달마저 저물어 하늘에 별빛만 어슴프레 남았지요.
전군이 잠든다는(...) 새벽 2~4시 중대 당직사관이었던 편집자는 하필이면 제비뽑기가
망해 모두가 잠들 새벽 2시 30분 순찰 겸 근무자 인솔조를 맡았습니다.

당직사령님은 의자 3개를 늘어와서 만든 임시침대에 앉아 졸면서도 탄통열쇠 꺼내서
주시고는 도로 모포를 덮고 잠시 잠을 청하고 계셨습니다( '')...

1중대가 맡은 탄약고, 2중대가 맡은 고가초소, 3중대가 맡은 위병소, 이 3개 근무지
근무자들을 모두 모아서 확인 점검을 마치고, 약 30분동안 애들을 먼저 교대시켰지요.

순찰지도 같이 돌아도 되긴하는데 그러면 근무 교대가 늦어져서 애들이 피로해 하다보니,
먼저 교대시켜놓고 느릿느릿 30분 동안 나머지 취약지점 순찰을 3중대 당직병과 함께
도는데, 위병소 옆 순찰포인트를 찍고 넘어가는데 3중대 당직병이 위병조장과 몇마디
나누고는 웃으며 돌아왔습니다.

"왜 웃냐"
"예, 아직 저희 중대 소대장하고 부소대장들이 안돌아왔다고 해서 말입니다"
"위병일지엔 안써있던데?"
"저희 중댄 위병소 맡으면 간부들이 출입일지 쓰지말라케놓고 나가서 놀다옵니다"
"그러냐"

어쩐지 동기놈이 어제 오후에 3중대장님이 퇴근하나 안하나 멀뚱멀뚱 쳐다보던 일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였군, 하고 넘어가서 고가초소를 지나는데 뭔가 싸한 기분이
뒷목에 스치는 느낌이 들었지요.

이상한 기분은 3중대 당직병도 들었는지 문득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기분나쁘다는 듯
우리 옆 길에 서있던 추모비를 가리켰습니다. 십여년 전 훈련 중 사망한 병사가
쓰러진 자리에 세워진 추모비였습니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했지요.

"사관님,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러게... 주변에 뭐 있나 한 번 더 훑어보고 가자."

하지만 후레시로 곳곳을 살펴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점은 없었지요.
매년 이유는 모르겠지만 벼락이 떨어지는 자리 바로 옆이라 항상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지만, 그날따라 주변에 별다른 특이점은 없는데 감이 어째 좋지
않은, 그런 기분만 감돌아서 근처 탄약고 초소에 다시 들러 감시 철저히하고
벼락칠 것 같으면 바로 보고하고 조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물론 맑고 청명한 밤이라 근무자들도 별 신경을 안쓰는 눈치였지만...

그렇게 순찰을 마치고 새벽 3시 45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한시간 정도 쉴 수
있겠다 싶어서 졸고 있는 불침번을 꺼내서 세수하라고 시키고는, 중대 주변을
살피는 순간, 뭔가 지휘통제실 쪽으로 움직이는 검은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순찰은 방금 자신이 했고, 근무지는 교대하려면 아직 1시간이 남은 상황에
시간은 새벽 3시 50분 정도, 누구도 지휘통제실에 들어갈 시간이 아니어서
불길한 예감에 지휘통제실 뒤, 중대 창고에 가는 척 하면서 지통실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창고진지에 숨어들었습니다.

그 순간,

"지금 무-어-얼 하아-고! 있는 거이야아아아!"

벽력같은 호통소리가 지휘통제실 창문을 때리고, 20여m 바깥에 있는 제 귀에도
또렷이 들려왔습니다. 창문으로 보이는 광경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이를데 없음.
자고 있던 당직사령님은 옆에 굴러떨어져있고, 와츄고나두가 강림한 듯한
대대장님이 당직사령을 마구 밟고(...) 계셨습니다.

그야말로 투우사가 소에게 밟히는 듯한 그런 광경!

약 4~5분간 정신없이 밟히던 당직사령님은 '시정하겠습니다'를 연발하며 놓친
정신줄을 허둥지둥 부여잡자마자 대대장님이 옆에 있던 전화기를 냅다 집어던지는
바람에 다시 발이 꼬여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몰라쉬던 대대장님께서 완전군장하고 엎드리라고
시키고, 당장 뒤에 있던 작전과실의 작전과장의 완벽전시대비 군장(...)이
등에 지워진채 엎드려있는데,

순간 위병소에서 경계등이 켜졌습니다.1)

저는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침을 꿀꺽삼켰습니다. 이미 경보를 날리기엔
늦어버렸으니...

"저건 뭐야?" -대대장
"확인해보겠습니다." -당직사령
"아는게 뭐야?" -대대장

순간 다시 빡쳤는지 발로 걷어차고는, 대대장님은 지통실을 나서서 조용히
위병소가 한 눈에 들어오는 지휘통제실 방호진지에 앉으셨습니다. 그사이
저는 중대쪽으로 줄행랑을 쳐서, 당직병에게 고가초소에 유선으로 주의하라고
통보하도록 한 다음에 3중대에 연락하고, 다시 대대장님의 동향을 감시하러
중대 막사 앞 진지에 몸을 숨겨 중대현황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 위병근무자

정상적인 수하가 들려 안심하려던 그 찰나...

"쏴라!" - 정체불명의 목소리

...모든게 끝장날 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부소대장님이십니까?" - 위병근무자
"어, 그래~ 나야. 근무 잘 서고 있네~" -모부소대장
"예, 별일 없습니..."

위병근무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멀리서도 이미 눈이 활활 타오르는
대대장님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이-이-게 무-으-슨 짓--거어-리이-야아아앗!"

음성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사자후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대마왕강림의 목소리가 대대전체를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이, 위병소 경계등은 그대로 켜져있고, 술에 꼴아
비틀거리며 들어오던 3중대 간부일동이 그 자세 그대로 멈춰버렸고,
위병근무자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가득 드리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1중대 문이 벌컥 열리고 당직사관이 잠에서 반쯤 깬
표정으로 허둥지둥 밖으로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대대장님은 위병소로 내려가는 중앙 대로에 서서 분노로 얼굴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움직였다가는 눈에 띌 형편이라, 잘 위장하여
그대로 있었고, 당직병에게 손으로 '빨리 중대장님에게 전화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보고체계는 중요한 법이지요.

제 눈에 들어오는 각 중대의 불침번들도 쪽문에서 눈만 내밀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어 경계등이 자동으로 꺼지자마자,

"너이놈들-! 5분안에 완전군장하고 집하아아압-!"

때는 새벽 4시, 지축을 울리는 진동소리에 잠을 설친 병사들도 있었고,
그정도 소리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잠들어있는 신경굵은 병사들도 있었지만,
그 시각 부대안에 있던 모든 간부들은 곧 닥쳐올 파란을 예감하고 정신을
차린 채 유서를 쓰(...)지는 않고 각자 중대장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군장에는 딱 9분이 소요되었고, 그 일당(..)들은 모두 대대장실 앞
사열에 주루룩 서서 곧 닥쳐올 악몽을 예감한 듯, 체념한 듯 섰습니다.
깊게 빡친 대대장님이 한잔 커피를 다 마신 후...

새벽 4시 15분부터 완전군장 상태로 앉았다 일어섰다 앞으로 뒤로 취침에
연병장을 돌다가 선착순을 하다가 다시 연병장을 돌리다 5시 45분 경
3중대 당직사관이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보고가 늦어, 다른 중대 중대장들
보다 늦게 3중대장이 도착(...)

3중대장은 그 꼴을 보고는 말없이 완전군장을하고 내려왔고, 다른 중대장들도
이유도 모른채 완전군장을 하고 내려왔다가

'니들은 왜 하고 있어, 너흰 가서 돌려놓고 의자하나씩 들고 여기 와서
잘 봐둬. 막장군대가 어떤건지 내가 손수 보여줄테니까'

모든 일당들이 곳곳에 구토구덩이를 만들어낼 때 마다 손수가서 폭언과
함께 군장을 걷어차(사람은 안 걷어참) 도로 일어서서 달리게 만들던
대대장님이 다시 일당들을 집합시켜놓고 대대장실로 아침상황보고를 하러
들어간 오전 7시 30분.

서있던 일당들 중 2명이 대대장님이 들어가자마자 혼절(...)
곧 연대와 사단 보고를 마친 대대장님은 비상연락망으로 전간부 소집!(...)
일당들을 세워놓고 아침 상황회의를 현장에서 실시.
전 간부에게 사건을 설명하셨지요.

전말을 그랬습니다. 대대장님은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새벽 1시 30분,
걸어서 오면 산을 넘어야되서 2시간 가량 걸리는 관사를 검은 체육복을 입고
나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바로 옆에 붙어있는 포병대대 뒷산을 넘었습니다.
경계용 철조망이 있는데도 전직 대침투교관답게 경계에 걸리지 않았고,
대대 추모비가 서 있는 고가초소와 탄약고 초소의 경계사각지대에서 순찰조가
지나가는지 확인한 다음 대략 3미터에 위에 윤형철조망까지 있는 경계용
철조망을 넘어(...) 대대로 침투하셨고, 그 이후 전개는 위에서 말한 그대로.

듣던 내내 참담한 표정을 짓다 징계절차에 대해 말하는 3중대장과 인사과장에게,

"저런 놈들은 군인도 아니니까 정식 징계를 받을 자격도 없다!"

라고 일갈하시어 입을 다물게 하셨습니다.

대대는 그날 유례없는 전부대 제식훈련이 실시되어 대대원 전원이 대대장님의
기준에 맞는 군인으로 통과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후 그 일당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3개월간 전원 휴가가 통제되어 매일 저녁 사관학교의 미친 호랑이로 유명한
교관이었던 대대장님에게 군인화교육(..)을 하루 2시간씩 받았습니다☆

그때 순찰을 제대로 돌지 않았다면 편집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모골이 송연하기 이를데 없는 무서운 이야기였습니다.

14개의 댓글

2016.04.17
ㄷㄷ 상상만해도 소름 돋는군..
0
2016.04.17
ㄷㄷ해..
0
2016.04.17
어후...
0
why
2016.04.17
귀신이야기보다 더 무섭다 ㄷㄷ
0
2016.04.17
??? 정말 군대에서 이래?? 간부들이 그냥 위병소에서 출입일지도 안쓰고 나가서 술먹고 놀다오고?
대대장이 자다말고 나와서 당직사령이랑 급습하고?
주작아닌가...
0
2016.04.17
@세디
간부들이 위병소 맘대로 넘어다니고 술먹고 헤롱거리며 복귀한다는것도 이해가 안된다...
어디나라 군대가 저럼?? 내가 너무 오래전에 갔다온건가 5년밖에 안됫는디;;
0
2016.04.17
@세디
ㅇㅇ 그런적 많음 대대장 급습은 모르겠지만 사단의 불시 급습은 함 우린 후방이라 사단 기동대대에서 불시에 경계상태 보려고 급습하는데 내가 침투조 여서 암 존나 빠졌음
0
2016.04.17
@세디
생각보다 많다.

기상천외한 사람들이 많은곳이 군대임ㅋㅋ
0
2016.04.17
나도5년전에 최전방 21사단 갔다왔지만 술은 안먹어도 뭐 시켜먹고 몰래외출해서 놀다오고 그런건 함 대신 위병근무자 선물을 사와야지 아님 불어버리니까
0
2016.04.17
대대장이 무슨 간첩수준이네..
0
2016.04.19
우린 GOP에서 육사출신 미춴 똘끼충만한 중대장님 께서 저러셨죠 통신병 띠불고 검은에 체육복에 후두달린거 입고 면상에 검은색으로 위장하고 밤에 눈 비친다고 눈깔에다 검은색 서클랜즈끼고 미춴색휘가 그러고 중대색터를 돌아 댕겨서 그날 귀신봤다는놈 포함 중대장 잡은놈 포함 씨붤 보고 놀라서 총쏠뻔한거까지 포함해서 골때린 후반야 근무를 했습죠
0
2016.04.19
@엔쏘니디노조
그런놈들은 차라리 쏴바려야지. 뻐킹 육사새끼들
0
2016.04.19
난 군단장 야간에 지나다녀서 누구던간에 무조건 수하했는데 얼마나 쳐빠졋으면 저지랄이 날까..
0
2016.04.20
이 블로그 글 재미있음 ㅋㅋㅋㅋ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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