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IeKMMDxrsBE?si=Pf6zotdoeT_1dIHd
처음부터 등장하여 하강하는 내면의 회의(Lento assai), 유혹하는 내면의 악마(Allegro energico), 이를 초월하고자 하는 내면의 의지(Grandioso). 이 세 모티프가 서로 맞서 싸우는 곡이다. 악마는 사랑(Andante sostenuto)으로, 논리(Fugue)로 위장하여 유혹하고 인간은 의지로 이를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완전히 파괴한 작품이다. 악장 구성도 단 하나로밖에 되어있지 않은데 길이는 30분이나 되어 연주자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연주가 산으로 가있는, 정말 어려운 곡이다. 피아노 연주라기보다는 1인 3역의 모놀로그를 찍는 사람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스스로 악마가 되어 유혹하고, 영웅이 되어 이를 뿌리치기도 하며 인간이 되어 의심하기까지 하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최종적으로 청자의 내면세계와 얼마나 맞닿아있는지에 따라 그 설득력을 달리한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