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79WbB6TZD3U
크사버 샤르벤카의 형인 필립 샤르벤카의 피아노 5중주이다. 얼핏 들었을 때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와 유사하게 들리고 실제로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이 사뭇 다르다. 브람스가 엄격하고 통제된 구조 속에서 감정을 은유한다면, 샤르벤카는 훨씬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마치 극적인 긴장감을 최대치로 올리는 막장드라마의 ost(예 : 왜너는나를만나서)처럼, 즉각적이고 강렬한 도파민 샤워를 선사하는 매력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매력적인 악장은 2악장 Adagio con intimo sentimento(내밀한 감정을 담아 느리게)이다. 아름다운 멜로디, 사연은 모르겠지만 주먹이 꽉 쥐어지는 절절함, 진솔하게 엮어내는 악기들의 대화로 채워지는 2악장은, 격정적인 1악장과 불꽃같은 피날레 사이에서 감정의 깊이를 더하며 드라마 전체를 지탱하는 견고한 가교 역할을 한다. 이 아름다운 아다지오가 없었다면, 이 곡의 도파민 샤워는 그저 찰나의 자극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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