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의 침묵
제일가는 양서류 전문가와 함께 한국을 가로지르며
2025년 3월 10일
폴 살로펙
대한민국 밀양 근처: 북위 35° 30' 43“, 동경 128° 44' 24”
“이곳이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장이권 씨가 선언했다.
이권 씨와 나는 한국 남부의 시골에 위치한 아름다운 작은 계곡에서 걷고 있다. 전기처럼 선명한 녹색의 논밭, 아늑한 농촌 마을, 이끼로 덮인 언덕 숲, 그리고 석양에 금빛으로 물든 부푼 구름들이 가득한 동화 같은 풍경을 가로지르고 있다. 즉, 목가적인 행복의 포스트카드 같은 풍경이다.
“뭐가 맘에 안드시는데요?”라고 나는 발끈했다.
“들어보세요,” 이권 씨가 대답했다. “저거 들리세요?”
나는 귀를 쫑긋 세운다. 밤을 보내기 위해 나무 가지로 날아오르는 흰 백로들의 펄럭이는 소리가 들린다. 관개 수로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발자국이 자갈길에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귀뚜라미들이 울고 있다.
“논이 문제예요.” 익원씨가 말한다. “개구리 노래가 없잖아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저 사람이 장이권 씨다: 단정하고 친절한 안경 쓴 중년 남성으로, 야외에서 생활하고 일하며 살다 보니 얼굴에 살짝 주름이 잡힌 모습이다. 그는 한국에서 곤충, 새, 양서류, 포유류 간의 소통을 연구해 온 선도적인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다. 무엇보다 이권 씨는 스스로를 '개구리 전문가'라고 칭한다. 그는 정말로 개구리를 좋아한다. 그는 항상 개구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개구리와 대화한다. 그는 개구리를 잡아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그들의 운명을 걱정한다. 현재 그는 멸종 위기에 처한 Dryophytes suweonensis(수원청개구리)와 더 흔한 Dryophytes japonicus(청개구리)라는 두 종의 청개구리류의 습관을 연구 중이다. 이권 씨는 농약과 비료의 과도한 사용이 지역 논에서 두 종의 개체군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에는 거의 자연 습지가 남아 있지 않아요.”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의 장이권 교수는 말한다. “남아 있는 개구리 중 많은 수가 습지 벼밭에서만 생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과 공존해야 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죠.”
실제로, 전 세계의 개구리들은 인간과의 오랜 관계에서 참으로 심각한 불이익을 받아왔다. 전 세계적인 개구리 멸종 위기는 수십 년간 환경 운동가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암울한 지표에 따르면,
세계의 8,000종에 달하는 양서류 중 40% 이상이 1970년대 이후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많은 종은 급격히 감소했다. 이 중 200종 이상의 개구리 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원인은 다양하고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서식지 파괴, 치명적인 곰팡이 질병(키트리디오미코시스, 인간 활동으로 인해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기후 변화, 물과 공기 중 화학 오염물질(개구리는 투과성 피부를 가지고 있음), 대기 중 자외선(UV) 방사선 수준 증가, 심지어 빛 오염(개구리는 주로 야행성 동물임) 등이 포함된다.
한국에서 개구리의 미래는 특히 어두운 상황이다. 이 나라를 지배하는 5,200만 명의 인간은 전 세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형을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경제 붐은 새로운 주택 단지, 댐, 고속도로, 공장, 그리고 수천 평방 마일에 달하는 기계화되고 단일 작물 재배 농장을 탄생시켰다. 이권 씨는 개구리가 인간의 이기심과 적응해 왔다고 지적다. 이는 한국에서 쌀 재배가 시작된 약 1,500~2,000년 전부터다. 반면에 오늘날 개구리가 피난처로 삼을 수 있는 야생 서식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이권 씨의 모호한 연구의 초점은 “인공” 습지, 즉 농민들의 논에서 개구리를 수천 시간에 걸쳐 관찰하는 것에 맞춰졌다.
“왜 청개구리가 그곳에서 잘 번식하는 걸까요?” 이권 씨는 저녁 무렵 밀양시에서 나를 이끌며 근처 논에서 밤에 개구리를 잡기 위해 걸어가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리고 왜 희귀한 수원청개구리도 그렇게 드물지 않을까요?”
이권 씨는 이 답변들이 인간과 개구리가 더 잘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의 데이터는 초기 단계이지만 의미심장하다.
수원청개구리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으로, 안정적인 서식지인 벼논의 중심부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변화로부터 보호받는 ‘안정적인 서식지'로, '소심한’ 개구리 종에게 적합한 환경이다. 반면, 더 많은 개체수를 가진 청개구리는 환경이 예측하기 어려운 벼논의 가장자리에서 더 잘 적응한다. 이는 ‘대담한’ 개구리 종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유리함을 보이는 종이다. 사람들에게도 이런 개구리의 지혜가 적용될 수 있다고 언급하려던 찰나, 농부가 우리에게 소리친다. 그녀는 노파다. 손에 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독교 팝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저녁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헤드랜턴을 켜고 그녀의 휴경 논에서 물장구를 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개구리를 찾고 있습니다" 이권씨가 소리쳐 대답한다.
"뭘 찾는다고요?"
"개구리요."
“아, 개구리요?” 농부가 어깨를 으쓱이며 걸어가며 말했다. “예전에는 그걸로 통을 가득 채웠지. 굶주린 시절에는 그걸 먹었어요.”
다행히도 몇 마리 생존자를 발견했다. 작은 올리브색 개구리들, 모두 더 흔한 그냥 청개구리 종으로, 내 손바닥에서 눈동자처럼 반짝인다. 나중에 이권 씨는 날 위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한 마리가 울음소리를 되돌려주면 그는 미소지을 것이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