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개드립에 있는 코일 문제 분석

1. 주어진 문제가 '전류의 세기'를 물어본 것이 맞다면

(i) 많이 감는다.
(ii) 촘촘히 감는다.

둘 모두 '틀린' 답안입니다.

해당 문제에서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전선을 많이 감던 촘촘히 감던 '전류의 세기'는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해당 문제에 대한 올바른 답은 '자석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2. 개인적으로 예상하기를, 현재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포인트는

B = μ_0 N/l I

(앞쪽 작대기는 솔레노이드의 길이 l, 뒷쪽 작대기는 전류 I)

라는 수식에서 등장하는 솔레노이드의 전선 감기 밀도 n의 개념을 나이브하게 가져와서 생각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부터 기원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당 수식은 본 문제에 적용할 수 없는 수식입니다. 해당 수식은 '솔레노이드에 일정한 전류를 흘려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지, '솔레노이드에 일정한 자기장 변화를 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3. 해당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수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i) ε = - dΦ_s/dt (s는 솔레노이드를 의미합니다.)
(ii) ε = ∫ E ⋅ dl_w (w는 전선을 의미합니다.)
(iii) I = ∫ J ⋅ dA_w (w는 전선을 의미합니다.)
(iv) J = σE

이 때, 솔레노이드가 여러 개의 원형 회로가 중첩된 형태라는 것과 솔레노이드의 대칭성을 활용하면 수식 (i)과 (ii)를 각각 다음과 같이 변형할 수 있습니다.

(i') ε = - N dΦ_c/dt
(ii') ε = E l_w = 2πrN E (r은 원형 회로의 반지름 입니다.)

그런데, 수식 (i')과 (ii)를 연립하면 아래와 같은 수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v) E = (1 / 2πr) dΦ_c/dt

또한, 수식 (v)를 (iv)에 대입하고, 그 결과를 다시 수식 (iii)에 대입하면 우리가 원하는 전류에 대한 수식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vi) I = ∫ (σ / 2πr) dΦ_c/dt ⋅ dA_w
= (σA_w / 2πr) dΦ_c/dt

최종적으로, 동일한 자석이 동일한 운동을 하게 될 경우 dΦ_c/dt의 값이 동일하기 때문에 전선을 많이 감던 촘촘히 감던 전선의 밀도는 전류의 크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4. 사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유도기전력 ε의 크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요.

해당 문제를 출제하신 선생님께서 출제 과정에서 실수를 하신 것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의도된 문제인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해당 단어 하나가 변경됨으로 인해서 어느 문제집에서도 보기 힘든 재미난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해당 문제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지도 않습니다. 저는 일반물리학을 배웠기 때문에 학부 수준에서의 정석적인 접근법인 전류 밀도 J를 이용했습니다만, 사실 이 부분은 아래와 같이 고등학교 교과과정 내의 수식들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vii) ε = IR
(viii) R = ρ l_w / A_w = (2πrρ / A_w) N

수식 (ix)에서 l_w의 계산 과정을 문제 삼으려면 문제 삼을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어차피 '솔레노이드를 원형 도선들의 중첩으로 근사할 수 있다'는 사실만 사용할 수 있다면 그 값이
2πrN로 근사된다는 사실 정도는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해당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다면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에 등장하는 수식들 중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무한 직선 도선 주변의 자기장 조차도 수식적으로는 거의 동일한 계산 과정을 수행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인데, 그것도 교과과정 외의 개념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죠.

원래 고등학교 교과과정 상의 극한 계산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식으로 대충 근사하는 것이니까요.

 


5. 설령 해당 문제의 출제가 교사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이 조정한다면 해당 문제의 배점을 20점으로 출제한 것 또한 일정 부분 정상참작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i) '자석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 정답으로 인정
(ii) 풀이 과정과 답안의 점수를 각각 15점과 5점으로 조정.

26개의 댓글

27 일 전

난 문과라 뭔소린지 모르긴 하는데 저문제는 이미 2년 전에 이슈돼서 언론사에서 전기전자공학 교수들한테도 찾아가서 물어봤던 문제였음

어찌됐든 코일을 감는 횟수를 늘리는게 정답이 맞다는 점은 모두 동의했던데?

0

전자기학 배운지 넘 오래되서 다 못알아먹겠지만 정해진 자속밀도 변화에 코일 한바퀴가 만드는 전류가 있다고 하면 여러번 감는것은 그 전류들이 직렬로 연결되는것이니 결국 양끝의 전류는 같다고 볼수 있는걸까? 그렇다면 부피를 무시한채 코일의 두께를 두껍게 한다치면 병렬이니 전류가 늘어날 수 있는것일까?

0
27 일 전

코일이 부하 없이 자석에만 감겨서 쇼트되어 있을 때만 (iv)로 회로 전류를 구할 수 있음. 극단적 예로 코일이 열려 있으면 (저항이 무한대인 부하) 전류는 0임.

1
27 일 전
@구굴

아님. https://youtu.be/Uocc81qn9M0?si=PY1D5DyEFEEky85j

0
27 일 전
@LustyMoon

자기장에의한 유도전류는 자기장에의해 일어나서 끊겨도 됨

0
27 일 전
@LustyMoon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끊겨있는 코일에 전류가 흐를 수 없는데 저 영상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저 채널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올릴 곳도 아닌데 말이다.

 

스위치가 눌려서든 자기장 변화에 의해서든 전기장이 생기면 전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건 맞다. 회로 끝이 끊겨있든 아니든 일단은 흐르는 게 맞다. 하지만 전류가 코일의 끝에 다다르면 갈 곳이 없어지니 순식간에 전선 끝에 전하가 축적되고, 그로 인해서 유도된 전기장을 상쇄하는 전기장이 도선 내에 생성되고 전류는 곧 멈춘다. 전류가 흐르는 건 나노초 수준의 일시적 현상이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고려하는 정상상태에서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게 맞다.

0
26 일 전
@구굴

어.. 실제로 쉽게 우리는 볼수있습니다. https://youtu.be/J9b0J29OzAU?si=Oa2oCS6IhDoVcroB

이 간단한 실험이 보여주듯 실제 관측가능한 수준의 일을 보여주기도하조.. 사실 무선충전도 같은이야기니까요.

 

0
26 일 전
@LustyMoon

물론 말씀하신대로 실제 전자의 재배치는 순식간에 끝날꺼고 평행상태에 돌입하겠지만요.. 다만 제가말하고싶었던건 저기서말한 전류가 자석의 움직임에의한거라면 미약하긴해도 이동하는순간에 국소적으로 연속적인 재배치가 일어나고, 이는 이론적으로는 계산가능할거란거죠.

0
26 일 전
@LustyMoon

저 동영상은 내가 위에서 설명한 끊긴 회로에 일시적으로 흐르는 전류로 인한 현상이 아니다. 코일 자체는 끊겨있는데 전류가 흐르는 부분은 전지랑 코일 일부분으로 닫혀있는 회로다.

 

고등학교 수준에서 그런 걸 물어보는 게 아니라고 해놨는데 왜 또 같은 소리냐.

0
26 일 전
@구굴

뭐 고등학교수준이 아닌거같긴한데 위의 영상에나온거 테이프로 감아도 같은현상이일어나요. 물론 실제로 구할려면 맥스웰방정식을 풀어야될태니 말하신대로 고등학교문제라면 잘못된거같긴하내요..

0
26 일 전
@LustyMoon

또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말하는 것 같은데 영상이나 한 번 갖고 와서 봅시다.

 

그리고 그런 transient를 고려하지 않은 전기회로 수준의 분석은 고등학교 수준에서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0
26 일 전
@구굴

맞내요 이건 제가 잘못안거같아요. 전자석이 연속적으로 밀리는거내요.. 전자기장으로인해 닫힌도선에 전류가 발생해도 장에의해 전부 재배열되는순간 바로 극성을뛰게되니까 상쇄되겠내요.. 제가생각한건 코일로 비접촉상태로 가열을 일으키니까 이거랑 같다고생각했는데

0
26 일 전
@LustyMoon

실제론 표면상에서 와전류가 개별로생기는거군요.. 작은 서킷마냥..

0
26 일 전
@LustyMoon

아니구나 ac로 전극을 바꾸니까 hz만큼 이동시키는거내요.. 그럼 이거도 결국 전자흐름아닌가요? 결국 저항발열인데

0
26 일 전
@LustyMoon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저 건전지 영상 이야기하는 거야? AC는 뭔 소리야?

0
26 일 전
@구굴

음 저거 튜브는 제가틀린거같아요. 전자기석이 생기고 여기끌리는거같은데 애초에 제가 저거찾아봤던이유가 코일로 금속가열할때 이게 비도채금속도 가능하단말이에요? 이때 코일안에 가열대상을 놔두면 코일이 교류전력으로 작동하면 안에둔게 가열되는데 이 설명을 전하가 이동하며 생기는 발열이라고 설명을 들었거든요.

0
26 일 전
@LustyMoon

쭉정리하다보니 정리되는데 실제로 연결되있지않더라도 전류 즉 전하르름은 발생되는게 맞는거같아요. 직류기준으론 위에말하신대로 순식간에 정지상태로 멈춰버리지만 코일을 교류로두면 매번 재정렬되면서 충분한 일을 하게되는거같내요..

0
26 일 전
@LustyMoon

혼자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뭔가를 알고 싶어하는 것 같기는 한데 교양 과학 비디오나 혼자서 상상하지 말고 제대로 된 경로로 배우길 바란다.

0
27 일 전

ㅋㅋ물리 헛배웠네

5
27 일 전

혹시 문제 원문 링크 아시는분

0
27 일 전
0
26 일 전

말장난 문제에 왜이렇게 진지함? 문제부터가 잘못된거임

0
26 일 전
@신우치

말장난문제가 아니라 교과서가 씹창났음ㅋㅋ

상대성이론파트보면 헛웃음나옴

0
26 일 전

어 뭐야 맞네 자기장세기를 물어본게 아니였네 ㅋㅋㅋ

 

0
26 일 전

정답은 “출제자가 원하는 만큼” 감는다

이것만한게없었음

0
25 일 전

식 (ii)부터는 간단한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코일의 감은 횟수에 비례해서 코일의 총 저항이 늘어난다고만 하면 된다. 기전력과 코일의 저항이 모두 감은 횟수에 정비례하므로 기전력/내부저항으로 계산되는 최대 전류에 변화가 없다는 같은 결론을 고등학교 수준 전기회로 지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1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927 [기타 지식]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을 했다면 9 oxox 3 7 시간 전
12926 [기묘한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 "광례" 프리퀄 써봄.(3~4장) 4 히든마든 1 15 시간 전
12925 [기타 지식] (에덴워크) 한국과의 작별.ngm 김팽달 3 1 일 전
12924 [호러 괴담] 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경찰은 무고한 남성을 체포하는데... 2 그그그그 0 1 일 전
12923 [기타 지식] 하멜표류기 이후 네덜란드와 조선의 교역은 왜 실패했는가 4 oxox 5 1 일 전
12922 [기타 지식] 민주주의의 몰락. <역사의 미래> 3 닉네임변경41 1 1 일 전
12921 [기타 지식] (에덴워크) 집으로의 긴 걸음.ngm 김팽달 0 1 일 전
12920 [기타 지식] ⚽) 요즘 이적시장의 트렌드와 국내 선수들의 어려움 1 한우타다끼 4 1 일 전
12919 [기타 지식] (에덴워크) 개구리의 침묵.ngm 김팽달 0 1 일 전
12918 [기타 지식] (에덴워크) 셀로판 오아시스.ngm 김팽달 0 1 일 전
12917 [역사]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한 조작 논란 17 oxox 11 2 일 전
12916 [기타 지식] 난학 - 에도 시대 서양에 대한 일본의 연구 oxox 7 2 일 전
12915 [유머] 2분만에 사라진 행복 1 칸도 3 2 일 전
12914 [기타 지식] (에덴워크) 진흙의 무덤.ngm 1 김팽달 0 2 일 전
12913 [과학] 바다에 살지만 바닷물을 마시지 못하는 바다뱀 2 dagdha 0 2 일 전
12912 [기타 지식] (에덴워크) 학자의 길.ngm 1 김팽달 0 2 일 전
12911 [기타 지식] (에덴워크) 노텔모텔.ngm 김팽달 0 2 일 전
12910 [기타 지식] (에덴워크) 서울 전시회.ngm 김팽달 0 2 일 전
12909 [유머] 입덧 심한 아내를 위해 아침만 세 번 차려주는 남편(feat. 엔조이 커플) 6 cldhkdhk 4 3 일 전
12908 [기타 지식] (에덴워크) 첫번째 측정석.ngm 2 김팽달 0 3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