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GPT랑 같이 쓰는 웹소설<<백기를 든 기사>>-1

3d5c2929-614a-4923-b5a7-51f528f76fef.webp

《백기를 든 기사》

제1화 - 백기의 기사


“백작 각하, 이건 군법 위반입니다!”

“이 자가 기사라뇨. 말도 안 됩니다!”

비난이 가득한 병사들의 목소리가 전쟁터 한복판을 뒤덮었다. 피투성이가 된 천막 안, 의자에 앉은 중년의 남자가 피로한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손을 들어 사람들을 제지했다. 그가 바로 델로스 백작, 레오델 폰 델로스.

그 앞엔 우스꽝스럽게 무릎을 꿇은 한 병사가 있었다. 갑옷은 제멋대로 걸쳐져 있고, 검은 닳아 빠진 상태였으며, 그는 무릎을 꿇고 있는 와중에도 긴장된 듯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네 이름이… 뭐라 했지?”

“라이넬… 라이넬 마르, 라고 합니다. 그냥 마르라고 불러주십시오, 각하.”

“네가 나를 구한 병사인가?”

“…그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하필 그 타이밍에 거기 있었을 뿐입니다.”

주위에서 숨죽인 소리가 들렸다. 전장의 참호가 무너질 때 백작이 매몰될 뻔했던 순간, 한 병사가 미친 듯이 돌진해 백작을 밀쳐냈고, 대신 어깨에 창이 꽂힌 채 실신했다. 바로 그 병사였다. 아무리 용감한 행동이었어도 그는 정식 훈련도 받지 않은 하급 보급병이었다.

레오델 백작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같은 자는 검도 못 쓰겠지. 병법도 모를 테고, 말도 제대로 못 탈 것이다.”

“…사실 말 타는 건 조금 배웠습니다. 나귀지만.”

천막 안에 고요가 찾아왔다. 레오델이 이내 웃었다.

“그래도 네겐 무엇보다 귀한 게 있군.”

“…네?”

“지켜야 할 사람을 위해 몸을 던질 줄 아는 마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릎을 꿇은 병사 앞에 다가갔다.

“자네를 기사로 임명하겠다.”

“…!”

“엉터리 기사라고 놀릴 자들도 있겠지. 하지만 이 백작은 자네 같은 바보가 더 필요하다.”

그렇게 ‘엉터리 기사’가 델로스 백작가에 탄생했다.


“그러니까! 가르치지 말라니까요. 그건 틀린 검술이에요!”

“틀렸다고? 그건 네가 틀린 걸 아직 모르는 거지. 나는 실전에서 수십 번 이 자세로 살아남았거든!”

“그건 상대가 일부러 봐준 거예요!”

목초지 한켠에서 훈련을 마친 라일이 엉터리 기사, 마르에게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라일은 흙 묻은 나무검을 들고, 마르의 어정쩡한 자세를 따라하다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

“내 검술은 너 같은 귀한 재능에겐 안 맞는 건가…”

“검술이 아니라 반쯤 도박이에요. 저건 전술이 아니라 운이에요, 기사님.”

“그래도 나, 지금껏 안 죽었잖아?”

“제가 지켜줘서 그렇죠!”

“어이구, 이제는 날 보호하는 기사냐?”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진심이었다.


델로스 백작가는 아름다웠다.
평야를 넘어 이어지는 포도밭, 은은한 향이 감도는 와인 창고, 그리고 마을 중앙에 우뚝 솟은 흰색 탑. 백작의 부인은 광장에서 아이들에게 자수 놓인 옷을 나누어주었고, 그 곁에서 백작은 직접 아이들을 들어 안으며 웃었다.

“너희는 델로스의 미래란다.”

그 말에 아이들은 한껏 어깨를 펴고, 부모들은 고개를 숙였다.
델로스는 ‘힘’보다 ‘마음’으로 다스려지는 땅이었다.

그러나 그 따뜻한 풍경 너머, 검은 말에 탄 사내가 조용히 속삭였다.

“곧 사라질 미래로군.”

그는 왕실의 인장 위에 손가락을 문지르며, 타지 귀족 사절단과 시선을 주고받았다.

0개의 댓글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937 [유머] 불면증환자도 잠 솔솔오는 곳 10 칸도 18 1 일 전
12936 [유머] 친구가 이런식으로 과자를 사온다면? 23 나빔 6 1 일 전
12935 [기묘한 이야기] 폭싹 속았수다 "광례" 프리퀄 써봄.(5~6장) 1 히든마든 0 1 일 전
12934 [기타 지식] AI가 생성하는 매끄럽고 불쾌한 이미지와 애로스의 종말 13 숨겨진오징어 7 1 일 전
12933 [유머] 5월 한달 간 지하철 냉난방 민원 수 ㄷㄷ 7 glglroro 3 1 일 전
12932 [역사] [몽골훈장] 할힌골 전투 30주년 기념훈장 4 웨일스맨 7 2 일 전
12931 [호러 괴담] 유명 DJ의 정체는 살인마?…그를 잡은 건 ‘유전자 족보’ 2 그그그그 4 2 일 전
12930 [유머] 출근하기도 전에 해고당했다 11 칸도 2 2 일 전
12929 [기타 지식] 1900년대, 인구 최대 도시들 7 oxox 14 3 일 전
12928 [유머] 사람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화법.jpg 29 칸도 3 3 일 전
12927 [유머] 나는 형제&자매가 있는 게 좋다 vs 외동이 좋다 19 cldhkdhk 4 4 일 전
12926 [호러 괴담] 주머니 속 '명함' 하나로 억울한 23년 감옥살이… 8 그그그그 14 4 일 전
12925 [기타 지식] byd가 망한다는 개드립글들은 과연 사실일까? 55 etf 38 4 일 전
12924 [과학] 전세계의 안락사를 막은 화학자 14 oxox 3 4 일 전
12923 [과학]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11 nesy 4 4 일 전
12922 [기타 지식] 한국에만 있는 용어. 캥거루족 13 dagdha 7 5 일 전
12921 [유머] 아이언맨 키보드 정체 1 oxox 19 5 일 전
12920 [기묘한 이야기] 샤먼 / 呪術師 / Shaman 이 되는법? 14 번째깨달음 4 5 일 전
12919 [유머] 강동원 사진으로 태교했다는 이은형❤️강재준 부부의 아들 외모 23 cldhkdhk 25 6 일 전
12918 [역사] 롯데의 마지막 우승단장. 송정규 5 dagdha 4 6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