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두 달짼데 헤어지고 2~3주 사이에 최대한 주변을 정리했음

그 사람을 떠올릴 만한 것들이나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 안 좋은 습관들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갔어

안 하던 운동도 하면서 몸 건강부터 챙기고,

평생 해본 적 없는 것들 "안 해본 것 해보기 버킷리스트 챌린지" 하는 중임

당근으로 동네 모임도 들어가보고ㅋㅋ

파워 내향인인 내가 모임 들어간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

모임 나가면 모든 게 처음이다보니 도파민 뿜뿜하는 데 도움되더라

사람들 상대하면서 기 빨리는 건 힘들긴 하지만..

좋은 사람도 몇 분 계셔서 나름 재미도 있음

회사 일도 열심히 하고, 가족들하고도 연락 더 자주 하고 있음

조만간 운동 모임도 가보려구

우울함이나 슬픔은 거의 사라진 것 같아

이렇게 건강한 방식으로 이겨내는 나 자신이 기특하기도 하고

최근 2개월을 돌아보니까 뿌듯하더라

그래도 문득문득 전남친이 떠오르긴 함

보고싶고 그립고.. 하지만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는 없긴 해

그리운 마음만으로는 재회할 수 없다는 것도 앎

오늘 문득 내가 그 사람을 왜 좋아했었지? 생각해봤는데

그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눈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었어

좋아하는 자동차를 볼 때라던가,

흥미진진한 영화를 볼 때, 나랑 보드게임할 때

고기 먹을 때ㅋㅋ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눈을 빛내는 그 모습이

순수한 아이같아보여서 사랑하게 되었던 것 같아

나도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 했던 것 같고

그런 나의 순수한 애정을 다른 사람을 보면서 다시 또 느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 이제 30대 중반인데 꽤나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앞으로는 조금씩 혼자인 삶에 익숙해져보려고..

그리고 순수하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사람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조금 더 천천히 꺼져갔으면 하는 바람이야

천천히 계절이 바뀌듯이 느끼지도 못 할 만큼 아주 천천히 사라져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