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서 니가 누구야?-
진현기는 굳이 마저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걸음으로 학교에 향했다.
그의 흑역사 중 하나가 장대한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저번 생에서는 최지욱에게 입학 첫 수업부터 맞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맨 처음에 진현기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그를 보고 성이 최 씨니까 요즘 유행하는
최고영웅 라이거 애니메이션에 비유하며 띄워줬는 데 지욱이에게는 별로 좋지 않지 않았나보다.
진현기는 처음 입학 후 첫 수업에서 담임 선생님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지능적인 최지욱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이 녀석의 대단한 점은 항상 담임 선생님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을 때에는 현기를 지속적으로 패다가 선생님의 시선이 그 쪽을 비추고 있을 때에는
귀신같이 회피해서 현기만 나쁜 놈으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항상 현기 혼자 질질 짜는 모습만 연출되었으며 담임 선생님도 항상 현기를 채근했으며 최지욱 그 놈은 항상 바른 아이의 이미지만 고수했었다.
그리고 현기가 인생을 회귀한 건 맞지만 현기는 그저 그 때도 좆밥이고 지금도 좆밥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첫 날부터 얻어터지고 집 안에서 파란 이불을 껴앉고 혼자 흐느끼다 잠들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분명 신나게 얻어터졌는 데도 불구하고 파란 이불을 껴앉고 자고 나서는 그 모든 흉터, 예를 들어 맞은 멍이라던지 그 이상을 포함한 찰과상들이
너무나도 쉽게 다음 날 나았던 것이었다. 거기다 현기의 방은 항상 청결함과 더불어 항상 정리정돈된 일관된 형태를 유지했다.
그의 엄마도 신기해보였을 지 모르겠다.
"현기야. 너 요즘 왜 이렇게 바뀌는 거야. 엄마가 벌써부터 감동하게시리 그래."
현기의 밥상은 엄마의 사랑 때문일지? 모르지만 계란후라이는 항상 들어갔고 늘 영양이 가득한 밥상으로 차려지곤 했다.
왜 여기서 아빠의 등장은 없을까? 현기는 자신의 아빠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면 스스로 고개를 젓고는 했다. 단지 그 것만으로만 단순히 추정이
가능할 뿐이었다.
밥은 잘 먹고 등교했지만 여전히 지욱이의 폭행은 계속되었다.
현기는 혼자 집에서 울다가 어디선가 "저 새끼. 여전히 저러고 있네."라는 말을 듣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아무데서도 들리는 데가 없는 데 자신의 침대 쪽에서 목소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구 손으로 파헤쳤지만 문득 그 때 머리 주변을 울린다.
"나 여기있다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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